AI 시대의 도래, 챗GPT
AI 시대의 도래, 챗GPT
  • 신은정
  • 승인 2023.03.29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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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언제나 위협적이며 즐거운 일이다. 질문 한 마디만 던져도 몰랐던 사실을 유창하게 설명해 주는 똑똑한 친구, 챗GPT의 등장으로 세상이 뜨겁다.


챗GPTChat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가 핫하다. 오픈 AI사의 챗 GPT는 눈 깜짝할 새에 코딩을 하고 수학 문제를 풀어내며 인간의 영역이라 믿었던 창작까지 넘본다. 뉴스에서는 온통 챗GPT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관련 책들이 무서운 속도로 출판되고 있다. 기업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이는 도구를 누구보다 빠르고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필자는 마치 스마트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가장 혁신적이고 최신의 기술이었던 스마트폰. 사용법을 습득하고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 활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지금까지의 상황도 매우 닮았다.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 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웹 페이지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언어모델이며, 기존의 챗봇에서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 질문에 5초 만에 답을 내놓고, 문맥을 파악하며 앞선 대화를 기억하는 모습이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다. 몇 년 전 논란과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던 한국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이루다와 달리, 차별이나 혐오 같은 위험한 대화에는 답하지 않는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기술임에는 분명하다. 미국 하원 의원 제이크 오친클로스Jake Auchincloss와 이스라엘 대통령이 챗GPT를 사용해 연설문을 작성한 후 우리나라 지자체에서도 챗GPT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연설문은 물론 논문까지 손쉽게 작성할 정도다. 기업들은 챗GPT를 활용한 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보완하는 데에도 사용하고 있다.




뛰어난 능력으로 생산의 영역까지 뻗은 챗GPT는 표절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SF 단편을 온라인으로 접수해 발간하는 온라인 출판 사이트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서는 챗GPT를 사용해 만든 창작물이 너무 많아 접수를 중단했다. 학생들은 챗 GPT로 과제를 작성해, 일부 학교에서는 챗GPT 사용 금지령을 내걸기도 했다. 챗GPT는 창작의 주체이기보다는 텍스트 생산 도구다.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은 인간의 배움이나 창작의 아름다움을 위협한다.

활용도가 높은 챗GPT는 우리를 추앙하게 만들지만, 유감스럽게도 항상 정확한 정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챗GPT는 인터넷에 퍼져있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가 아닌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들려 주기도 하며, 온라인상에 화제가 됐던 ‘세종대왕 맥북프로 던짐 사건’처럼 아예 없는 사실을 진짜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챗GPT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학습했기에 과거의 정보에 기반해 대답한다. 따라서 새로운 정보에 대한 한계가 있다. 뒤이어 나온 오픈AI의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내놓은 챗봇 Bing AI는 정보를 가져온 링크를 하단에 표시해 주기 때문에 2차 검증이 쉽고, 실시간 웹 검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최근 정보에 대한 보다 정확한 답변이 나온다. 하지만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아무 블로그에서나 부정확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어 또 한 번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선되는 속도 또한 빠르다. 챗GPT는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출시 4개월 만인 2023년 3월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버전 GPT-4를 선보였다. 기존 챗GPT의 버전이었던 GPT-3.5와 비교하면 미국 모의 변호사시험과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높은 성적으로 통과할 정도로 전문성과 정확도가 높아졌으며, 질문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고, 약간의 유머감각도 더해졌다. 가까운 미래에는 단점을 찾을 수 없는 챗봇이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유용한 기술임에는 분명하지만, 챗GPT나 Bing AI 같은 인공 지능 챗봇은 도구로서 사용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오픈AI가 GTP-4를 공개하며 ‘인간 수준의 능력’에 가깝다고 설명한 말이 반증하는 셈이다. 검증과 공감, 이해 등과 같이 아직까지는 인간에게만 주어진 영역이 있다. 챗GPT 이전에도 인터넷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가짜 뉴스, 가짜 정보에 대한 인간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하게 작용했듯,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언제나 많이 아는 것보다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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