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식재료 이야기11] 핼러윈에 늙은 호박을 조각하는 이유
[제철 식재료 이야기11] 핼러윈에 늙은 호박을 조각하는 이유
  • 박신영 기자 | 사진출처 Unsplash
  • 승인 2020.10.3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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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오 랜턴에 대한 모든 것

핼러윈 시즌이 시작되면 호박으로 만든 조명(=잭 오 랜턴)이 미국 전역을 밝힌다. 괴상하거나 웃긴 모습의 호박을 든 아이가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trick or treat”라며 인사를 건넨다.

사진출처 Drew Hays

이런 관습은 아일랜드 신화 중 하나인 ‘Stingy jack’에서 유래했다. 어느 날 잭은 악마에게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다. ‘Stingy(인색한)’이란 별명 그대로 쩨쩨한 잭은 악마 스스로 동전으로 변해 술값을 대신하라고 설득한다. 악마는 잭의 말을 듣고 동전으로 변하지만 잭은 동전을 은십자가 옆 주머니에 넣어둔다. 그러나 은십자가 때문에 악마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잭은 “1년 동안 악마는 나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며, 내가 죽는다면 악마가 나의 영혼을 앗아가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며 악마를 풀어줬다. 그러나 악마는 잭이 죽자마자 그의 영혼을 취하고 복수한다. 악마는 잭 영혼에게 불타는 석탄만을 쥐여준 채 어두운 밤 속으로 그를 내몰았다. 지금도 잭 유령은 석탄을 조각난 순무에 넣고 밤마다 지구 전역을 배회하고 있다.

사진출처 Javier Molina

아일랜드인은 방황하는 잭 유령을 쫓기 위해 창문과 문 근처에 자신들만의 잭 오 랜턴을 놓아뒀는데 이 전통이 이민자들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번졌다. 이민자들은 미국 전역에서 재배될 뿐만 아니라 조각하기에도 편한 늙은 호박을 이용해 잭 오 랜턴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Jill Wellington

사람들은 핼러윈 데이에 악마, 마녀, 짓궂은 유령들이 인간 세계로 올라와 해를 끼친다고 믿었다. 당연히 잭 유령도 어둠을 타고 인간과 더욱 가까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악령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코스튬하고 잭 오 랜턴을 들고 다니며 악령을 내쫓았다. 핼러윈 시즌이 끝나더라도 개성만점 잭 오 랜턴을 만드는 대회와 전시회 오픈 등 미국인의 호박 사랑은 계속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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