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을 기르는 아웃도어학과로 오세요”
“인성을 기르는 아웃도어학과로 오세요”
  • 임효진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06.18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민욱 아웃도어에듀케이션 전문가

지난 달 신촌에 한 대학교가 문을 열었다. 친숙한 듯 생소한 이름의 신촌대학교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에 도전장을 내민 대학이냐고? 신촌대는 문턱없는 학문공동체다. 쉽게 이야기하면 필요한 교육을 하고, 누구나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학교다. 창업에 대해 쉽게 알려주는 그까짓 창업학과, 연애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연애학과 그 밖에 똘아이드라마학과, 가라오케 현대사학과 등 이름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학과가 많다. 이 재기발랄한 학과들 사이에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아웃도어에듀케이션 전문가인 김민욱 강사가 이끌고 있는 아웃도어학과다.

“제안을 받아서 시작했어요. 배우고 싶은 걸 배우자는 신촌대학교의 생각이 좋았어요. 우리는 대학교를 가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학교에서 정해놓은 수업을 들어야 하잖아요. 피동적이죠. 하지만 신촌대학교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어요. 능동적이고 참여도 많고 자유롭습니다.”

김민욱 강사는 한국체대를 나와 해병대 수색대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낙하산과 잠수와 같은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제대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2년간 머물면서 모험 여행을 즐겼고, 캐나다에서 산악스키를 접한 후 대한산악연맹 산악스키 기술위원으로도 활동했었다. 현재는 모험 여행사 팀맥스 어드벤처를 꾸려가며, 신촌대학교 아웃도어학과 강사와 국제학교에서 아웃도어 교육을 맡고 있다.

“한국에는 산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소개가 안됐어요. 아웃도어라고 하면 경쟁이나 정복을 떠올리기도 하죠.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아웃도어 기술보다는 활동을 통해 내면을 가꾸는 데 집중해요. 아웃도어학과에서도 기술보다는 교육에 집중하죠.”

▲ ⓒ김민욱
아웃도어 활동으로 인성을 기른다는 개념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하지만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이미 50년 넘게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검증받은 교육 방법이다. 미국항공우주국 나사에서도 우주비행을 하기 전에 아웃도어 교육을 받는다. 사막 횡단을 하며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

“교육의 목적은 행복하기 위한 거잖아요. 아웃도어 교육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 자연 환경에서 자신과 남을 보호하고, 판단력을 기르기 위한 거예요. 락클라이밍을 하면서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것, 꼭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것, 실패라는 건 하나의 과정이라는 걸 배워가는 거예요. 자기연민이라고 하죠. 자신을 이해하고 실패에 대한 관용을 배운다고나 할까요?”

아웃도어학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직원부터 아웃도어 활동이나 모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대학생, 아웃도어 경험이 많은 중수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장기적으로 프리랜서 레저 스포츠 여행 가이드와 아웃도어 교육 강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웃도어 교육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줘요. 물론 안정적인 길보다 모험을 선택했을 때 더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웃도어 교육을 받으면 상황이 악화됐을 때 뚫고 나갈 힘을 기를 수 있어요. 가만히 앉아있으면 주변 상황을 스스로 바꿀 수 없어요. 능동적인 자세를 가졌을 때 위험한 상황에서도 헤쳐 나갈 힘을 가질 수 있어요.”

기운차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김민욱 강사. 긍정적인 마음으로 척박한 아웃도어 교육이 국내에 뿌리를 내려 숲이 되도록 만들어 갈 생각이다. “국제학교 뿐만 아니라 국공립학교에서도 아웃도어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또 아웃도어를 즐기는 국내 많은 전문가들이 교육에도 참가해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인생을 바라보는 깊은 시각을 전달하면 좋겠습니다.” 신촌대학교 아웃도어학과 강의는 서대문구 창천어린이공원 앞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