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찾기 노하우
별자리 찾기 노하우
  • 글 사진 김호섭 별과꿈 별관측소 소장
  • 승인 2015.03.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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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STAR | 별자리를 익히는 훈련이 필요

월간 아웃도어의 애독자라고 밝힌 초등학생 둘을 둔 아빠가 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독자는 연재되는 글을 읽은 후 아이들과 함께 나름 주변에 광해가 적은 곳에 가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아봤다고 한다. 하지만 카시오페이아 자리 한 개만 찾았을 뿐, 다른 별자리는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쉽게 별자리를 찾는 비결을 물었다.

▲ M101 : 큰곰자리에 있는 가장 유명한 나선은하이다. 공들여 찍은 오랜 노출의 사진으로만 이런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김일순

별자리 이야기를 연재한 지도 벌써 15개월이 지난 이즈음, 독자 여러분에게 기본적인 질문을 드려본다.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은 어떤 별들일까? 여러분이 달이 없는 맑은 날 야외로 나가 밤하늘에서 여러분만의 별자리를 그려보면 몇 개 정도의 별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별 관측소에서 손님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별자리에 대한 사전 강의를 생략하고 직접 관측을 진행하면서 마음대로 별자리를 상상하며 그려보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3개 이상의 별자리를 그려내는 분이 없었다. 이후로도 몇 번 더 해보았는데 마찬가지였다.

필자의 눈으로 찾아본 별자리는 대략 14개 정도 되었다. 손님들에게 임의로 그린 별자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별 지시기를 가지고 직접 그려보라 했다. 그랬더니 마차부자리에 있는 카펠라라는 별과 황소자리 영역에 포함된 1등성인 알데바란, 좀생이별 성단을 잇고,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까지 도달하는 거대한 별자리를 만들었다. 밝은 1, 2등성만을 연결하여 별자리를 만들다 보니 3개의 별자리만 만들어졌던 거다.

목동자리를 통해 별자리 찾기 연습
결과적으로 알게 된 사실은 일반인에게 ‘별자리’라고 하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큼 실제 밤하늘에서 직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옆에서 전문가가 친절하게 별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별을 별 지시기로 하나씩 찍어주면서 설명해주면 쉽게 이해가 가지만, 전문가 없이 찾아보면 뜻대로 잘 그려지지 않는다. 별자리를 기억하고 직접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유명한 별자리를 찾아보는 약간의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한 별자리를 예로 들어 이야기해 보자.

▲ 목동자리 : 중요한 별에 표시된 숫자는 각 별들의 밝기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김호섭

봄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목동자리(Bootes, 부츠가 아니고 보오테스라고 발음한다). 사진2에 목동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별의 등급을 표기하였다. 목동자리에서 가장 밝은 아크투르스는 -0.07등급의 1등성으로 한반도 하늘에서 시리우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이다. 아크투르스보다 밝은 카노푸스(노인성)라는 별도 있기는 한데 고도가 매우 낮아서 최남단 등지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관측지역이 제한적이어서 예외로 본다. 아크투르스는 1등성이 몇 개 없는 봄철 하늘을 빛내는 대표적인 별이다. 그러나 아크투르스와 함께 목동자리를 구성하는 주변의 다른 별들은 다소 어두운 편이다.

다시 사진2를 보자. 별의 밝기를 숫자로 표기하고 있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더 밝다는 걸 뜻한다. 아크투르스와 함께 앞서 얘기한 두 개의 별은 마이너스 값을 가지는 별이다. 그리고 2등급의 별까지는 비교적 잘 보인다. 그러나 3등급으로 어두워지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별의 밝기는 등급이 하나 내려갈 때마다 2.5배씩 어두워진다. 그래서 1등급별보다 6등급별은 약 100배 어둡다. 사진에서 보는 3등급별이 4개 정도 있는데 이 별들은 자세히 봐야 보인다.

달이 없는 맑은 봄날 밤에 목동자리를 찾고 싶다면 우선 가장 밝은 아크투르스를 먼저 찾자. 아크투르스는 3월 기준으로 밤 9시 정도면 지평선 위로 떠오른다. 밝은 별이므로 동쪽을 바라보고 직독의 방법으로 찾아도 되는데 찾은 별이 아크투르스 임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북두칠성을 먼저 찾아보자.

북두칠성을 찾았으면 국자 손잡이 쪽 끝별 두 개를 원호 그리듯 길게 연장해본다. 밝은 별과 만날 것이다. 그 별이 아크투르스다. 아크투르스를 찾았으면 좌측으로 길게 뻗어 나간 오각형의 모양을 찾아본다. 5개의 별 중에서 한 개를 제외한 4개의 별이 3등급의 별이기 때문에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찬찬히 살펴보고 오각형을 모두 찾았다면 나름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 M51 : 북두칠성의 국자 손잡이 끝별 근방에 있는 은하로 부자(父子)은하 라고도 한다. 매우 긴 노출을 통해 빛의 정보를 담으면 (A)와 같은 멋진 사진이 만들어지지만,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B)처럼 밋밋하고 빛나지 않는 먼지덩어리처럼 보인다. 별쟁이들은 이정도만 보여도 감동한다. ⓒ신범영

별자리는 밝은 별+어두운 별의 조합

모두 찾았다면 직접 찾은 별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별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별들이 아크투르스를 제외하고는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많은 별자리의 별이 모두 밝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1등성이 하나만 포함되어 있어도 그 별자리는 중요하게 취급받는다. 별자리 수보다 1등성의 숫자가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자리를 다루고 있는 서적에 표시된 대로 별자리를 찾다보면 시력 탓을 하게 되거나 서적 탓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생각만큼 별자리 별이 잘 보이지 않기에 약간의 훈련과 학습이 필요하다.

별자리를 쉽고 확실하게 익히기 위한 왕도는 있다. 이미 별을 본지 좀 되는 별쟁이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친절한 별자리 설명을 듣고 직접 별자리를 그려본 다음 몇 번 더 내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하자. 그렇게 해서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의 밝기에 대한 감을 잡게 되면 그때부터는 다른 별자리를 찾는 게 훨씬 쉬워진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별이 잘 보인다는 겨울이 추위 때문에 망설였다면 봄까지 볼 수 있는 겨울철 별자리와 목동자리나 사자자리 같은 봄철의 별자리를 찾아서 야외로 떠나보자. 아웃도어 관련 업체의 홍보문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별쟁이로서 매우 공감이 가는 구절이 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겨우 별 다섯 개의 호텔에서 묵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저렴하고도 수많은 별이 쏟아지는 백만성급 캠핑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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