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토크 | 호상사 김인호 대표
브랜드 토크 | 호상사 김인호 대표
  • 임효진 기자|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4.07.18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웃도어 시장 개척에 전설이 된 남자

호상사는 1978년 창립해 올해로 36년째를 맞은 오래된 등산용품 수입업체다. 현재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가 30여개로 그 이름만으로 전설이 된 브랜드가 여럿이다. 최근 가장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MSR텐트와 버너뿐만 아니라 잠발란 등산화, 파이브텐 암벽화, 콜맨, 빅토리녹스, 날진 등 이름만 들어도 아웃도어 인의 눈을 반짝이게 하는 기능성 제품을 전개하고 있다.


36년 동안 유수의 제품을 수입하며 회사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일까. 지난 달 개장한 용산 아이파크몰 시에라 아웃도어 매장에서 김인호 대표를 만났다.

“제가 직접 사서 써보고 좋으면 전개합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 가보면 등산화가 굉장히 많습니다. 직접 써봐야지 권할 수 있죠.” 그렇다고 그가 전개한 모든 제품이 국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니다. “당연히 제 기준에서는 훌륭하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사랑받지 못했던 제품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NO’라고 반응하면 바로 접습니다.” 시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며 트렌드를 이끌었던 점이 오늘날의 호상사를 있게 한 비결은 아닐까.

▲ 첨스는 아기자기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김인호 대표는 고등학교 때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사촌형의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사촌형이 그 당시 고등학교 산악부였어요. 저는 그때 초등학생 쯤 됐을 거고요. 처음에는 산에 가는 형을 보면서 ‘왜 날도 더운데 산에 가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사촌 형 집에서 산에 가서 찍은 사진도 보고 장비도 보면서 문득 나도 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어릴 때 산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거의 평생을 아웃도어를 즐기면서 산 그는 국내 아웃도어 역사의 산증인이다.

여전히 매주 아웃도어를 즐기고 있는 김인호 대표는 “인수봉과 성인봉에 자주 갑니다. 릿지 등반과 야영도 하고요. 힘든 구간은 안갑니다. 쉬운 곳만 가지요.”라며 장쾌하게 웃었다.

호상사가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만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상사에서 운영하는 ‘서울등산학교’는 2006년 개교해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서울등산학교는 국내 등반 인구는 증가하는데 체계적으로 실전 등반을 가르칠 양질의 교육기관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요리로 예를 들어볼까요?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고 그냥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면 맛도 더 좋아지고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어요. 매뉴얼이 생기게 되죠. 등산도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체계를 갖고 배우다 보면 등산이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 가볍고 견고한 디자인으로 백패킹 족에게 사랑받는 MSR텐트.

서울등산학교의 수업은 안전한 등반에 관한 이론과 실전 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정규반에서 시작해 암벽반과 거벽반, 빙벽반까지 단계별로 나뉜다. 지금까지 거쳐 간 인원만 해도 약 800여명에 달한다. 서울등산학교에는 이제 막 등산을 시작한 사람도 호기심을 갖고 문을 두드리지만 상당수는 산에 자주 다녔던 산악인이 찾는다. “등산학교는 야외에서 진행하지만 시간과 장소에 속박돼 진행하다보니 처음에 들어오기를 망설이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졸업생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매우 좋았다는 반응입니다.”

김 대표는 등산학교는 졸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한다. “운전으로 치면 이제 운전면허를 막 딴 상태입니다. 운전면허를 땄다고 운전을 잘하는 것이 아니듯 등산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익숙해질 때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등산학교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보수 교육을 진행한다. 운전면허만 따놓고 운전을 안 하면 ‘장롱면허’가 되듯이 등산도 마찬가지라는 것.

MSR텐트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매출 300억원을 바라보는 호상사. 올 가을부터는 아웃도어 브랜드 ‘첨스(CHUMS)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실생활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모두에서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자랑하는 첨스 제품은 화려한 컬러링과 캐쥬얼한 디자인으로 20대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김 대표는 첨스가 고기능성만을 강조하는 국내 오래된 아웃된 아웃도어 브랜드에 실증을 느낀 젊은 아웃도어 마니아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