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열두 달 야영 일기> 개정판 펴낸 김선미
피플 | <열두 달 야영 일기> 개정판 펴낸 김선미
  • 글 채동우 기자
  • 승인 2014.01.15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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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갔던 길 돌아볼래요”

가족 캠핑이 대세긴 대세다. ‘아빠 어디가’의 열풍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더 후끈 달아오르는 기세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비싼 장비 짊어지고 떠나는데 막상 가족과 함께 떠난 캠핑은 묘하게 허전하다. TV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속은 걸까.

두 딸과 함께한 캠핑일기를 담은 <바람과 별의 집>을 펴냈던 김선미 작가가 개정판 <열두 달 야영 일기>를 출간했다. 2008년에 나왔던 책이니 5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5년 전 같이 캠핑을 갔던 분이 있어요. 그분이 연락이 와서는 책을 다시 읽어보니 당시에는 못 느꼈던 감정을 느끼셨대요.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보니 안 보이던 부분이 보였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시절을 지나고 다시 돌아보니 제 눈에도 안 보이던 게 보였어요. 그 일을 계기로 개정판이 나오게 됐네요.”

그는 요즘 집을 만드는 구성원인 가족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김 작가는 “가족도 생명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성장하기 마련”이라며 “구성원들의 관계도 함께 자라야 하는데 야영은 짧은 시간 동안 서로의 관계를 더 치밀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왕이면 아이들이 어릴 때 함께 캠핑을 떠나는 게 좋다”며 “아이들이 다 자라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망설이지 말고 떠나자”고 조언했다. 처음 책을 출간할 당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이들이 대학을 입학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됐다. 예전처럼 한 달에 한 번씩 가족 야영을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둘째가 고등학교 졸업을 하면 그 때 그 길을 같이 여행하기로 약속을 했단다.

그가 책속에 담은 가족 야영 이야기를 읽어보면 결국 우리는 TV에 속은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야영을, 여행을,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문제였을 뿐이다.

“흔히들 가장 먼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이르는 길이라고들 해요. 그런데 전 요즘 가장 먼 길은 부모가 자식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요. 여행과 야영은 그 길을 이어주고 짧게 만들어주는 다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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