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옆 박물관 | 영집 궁시박물관 & 박석캠핑장
캠핑장 옆 박물관 | 영집 궁시박물관 & 박석캠핑장
  • 글 김재형 기자 | 사진 박병섭 프리랜서
  • 승인 2013.12.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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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재현되는 중세시대의 전투는 항상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된다. 돌격해오는 적군을 향해 잠깐 화살 비가 내리고 나면, 곧이어 진영을 갖춘 보병들이 칼과 창을 휘두르며 전투의 꽃이라 불리는 백병전이 시작된다. 스펙터클한 연출과 생생한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아비규환의 전투를 체험하고 나면 진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 영집 궁시박물관에서는 전시관 관람뿐만 아니라 활쏘기 등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총이 등장하기 전까지 사상자의 대부분은 활을 비롯한 투척무기에 의해 나왔다. 그러므로 단순 피해와 전쟁터에서의 위력만 놓고 본다면 ‘전투의 꽃’이라는 영예는 칼과 창이 난무하는 보병들의 백병전이 아니라 화살을 날리는 궁수에게 돌아가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 박물관을 찾은 단체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활의 역사와 명칭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특히나 산지가 험하고 산성을 통한 수비 전술이 발달한 우리 국토에서 활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핵심무기였다. 무를 천시하고 문을 숭상한 조선에서도 활쏘기만큼은 선비가 갖춰야 할 교양의 하나로 간주했을 정도로 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유산 중 하나다.

활과 화살을 만날 수 있는 곳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은 양궁 최강국으로 군림하면서 ‘활의 민족’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나 잠깐 반짝일 뿐이고 전통 활은 고유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희귀한 존재가 돼버린 지 오래다.

▲ 물소 뿔을 소재로 한 흑각궁은 우리나라에서 재료를 구할 수 없어 조선시대에도 가격이 비쌌지만,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이런 현실에서도 4대째 가업을 이어받으며 옛 방식 그대로 화살을 만들며 끈질기게 전통의 명맥을 잇는 곳이 있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2001년 설립한 영집 궁시박물관은 잊혀가는 전통 활의 보존과 활쏘기 문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최초의 활과 화살 전문박물관이다.

▲ 소리가 나는 화살 효시를 비롯해, 사냥용으로 쓰는 동시, 불화살 등.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한 화살을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한 관람 포인트다.

헤이리와 영어마을이 인접해 있는 파주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이 편리해 평일에도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궁시박물관에는 우리나라의 활과 화살, 쇠뇌, 신기전과 동?서양의 활들을 만나볼 수 있다. 35평 규모의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물소 뿔을 이용해 제작한 우리나라의 전통무기 각궁이 눈에 띈다. 각궁은 우리나라의 여러 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물소 뿔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참나무, 소 힘줄, 실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제작한 합성궁이기 때문에 탄력이 큰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위력이 뛰어난 만큼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덥고 습한 날씨에는 탄력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강근숙 해설사는 “조선 시대 각궁은 당시에도 황소 한 마리 값이었고 화살 한 발이 논 한 평 정도에 해당할 정도로 값이 비쌌다”고 설명했다.

▲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활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활, 영국의 롱보우와 아메리카 인디언의 활도 전시돼 있다.

궁시박물관에서 각궁과 함께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조선의 비밀무기로는 편전이 있다. 편전은 일반 화살 길이의 절반 정도밖에 하지 않는 특수한 화살로 ‘통아’라는 보조기구에 넣어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화살보다 사거리가 길고 비행속도 역시 현대 양궁보다 빠를 정도로, 당시로써는 최첨단 기술이 들어갔던지라 비법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에서는 함부로 사용을 금하였을 정도의 조선의 중요한 전략무기였다.

▲ 전시관에는 각종 활과 화살과 함께 쇠뇌나 신기전 등의 무기들이 전시돼 있다.

활쏘기 체험과 전통 활 제작 프로그램
전시된 전통 활과 화살을 보는 것만으로 관람을 마친다면 궁시박물관을 절반만 알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물관 야외부지에 마련된 300여 평 규모의 간이 활터에서는 해설사의 시범과 지도를 통해 경기 북부지역에서 전승되는 죽궁(대나무로 만든 활)을 직접 쏘아보면서 전통 활쏘기에 필요한 각종 자세와 기법을 배울 수가 있다.

▲ 유세현 전수조교의 편전과 궐장노 사격시범.

▲ 예로부터 왕만 쏠 수 있었다는 곰 표적판.

▲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이 신기전 발사 원리를 체험해보고 있다.

궁시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전통 활과 화살 만들기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예약을 통해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직접 죽궁을 제작하고 가져갈 수 있어서 우리 전통문화 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추억을 남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간이 활터에서는 활쏘기 체험과 전통 활쏘기에 필요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영집 궁시박물관

전화 : 031-944-6800
운영시간 : 10:00 ~ 18:00(하절기 4~9월) / 10:00 ~ 17:00(동절기 10~3월)
이용 요금 : 성인 3천원, 청소년 2천500원.
휴무 :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 : www.arrow.or.kr


박석캠핑장

본래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게 유실수 분양을 하는 체험 농원으로 운영되던 곳이라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캠핑장이다. 약 30동 사이트 규모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과 물놀이장이 있고, 각종 농작물 수확과 재배 등 기존 농원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1가족 1사이트가 원칙이고, 최대 2사이트까지만 인터넷을 통한 예약이 가능하다.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편이라 사전 인지 없이 찾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방문객은 허용되지 않고, 각종 모임이나 동성끼리의 예약도 금하고 있다. 시끌벅적한 캠핑문화에 지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한적하게 캠핑을 즐기려는 가족이나 커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캠핑장이다. 철저하게 관리하고 운영하는 곳이라 캠퍼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 이미 입소문이 나서 주말에는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캠퍼들이 찾는다.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낙하리 252
문의 : 010-6384-2762
이용 요금 : 2만5천원~3만5천원(전화예약 불가)
홈페이지 : cafe.naver.com/baksuk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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