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빛 제주바다…순수했던 여섯살 그때로 돌아가고파
청소가 얼추 끝나고 석이, 똥글이형과 같이 협재방파제에서 다이빙과 수영을 하면서 한여름의 피서를 즐겼다. 멀리 갈 거 있나? 바로 앞이 천연수영장 아닌가. 다른 몇몇 사람들은 스노클과 구명조끼를 하고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었다. 둘러보면 여기저기가 다 놀이터다. 일 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한 수영이라 그런지 몇 번 헤엄치고 났더니 숨이 차다.
그렇게 좋았을까. 안경 벗는 것도 잊고 물로 뛰어들었다. 안경 생각은 물에 들어가고 나서야 했다. 아차!하고 안경 생각이 떠오른 순간, 이미 내 안경은 넘실거리는 파도에 사라져 저 바닷속 모래에 가라앉은 뒤다. 하지만 놀이는 계속 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가 제일 큰 ‘다라이’(대야)를 챙겨 해변으로 향했다. 서른이 넘은 남자들이 대야를 들고 가는 모습이 재미있는지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까지 웃으신다. 바다로 들어간 ‘서른이 넘은 네 남자’는 금세 냇가에서 뛰어노는 대여섯 살 꼬마가 되었다. 넘실거리며 밀려오는 파도와 에메랄드 같은 물빛, 그리고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비양도를 보며 우리는 어떤 고급 요트도 부럽지 않을 낭만을 만끽했다.
주변에서 놀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부럽다는 눈빛 혹은 신기하다는 시선. 우리는 잠시 동안 그 바다의 스타였다. 대야에 올라타 얕은 바다지만 다이빙도 하면서 짧은 시간 아무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즐겁게 놀았다. 제주 바다에서 처음 타본 대야! 잊지 못할 이번 여름의 추억이다. 바다에서 그렇게 놀면서도 어릴 적 춘천에서 동네 형 누나들과 냇가에서 물놀이하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가끔은 그 시절 그 아이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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