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우선아
 2012-03-14 16:47:41  |   조회: 10397
첨부파일 : -
<말에 관한 동시 모음> 강수성의 ´나무는 말을 삼간다´ 외
+ 나무는 말을 삼간다
나무는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을 삼가는 것이다.
할 말 있으면 새를 불러
가지 끝에 앉힌다.
새가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이웃 나무의 어깨 위로
옮겨 앉힌다.
동네가 시끄러우면
건너편 산으로
휘잉 새를 날려보내기도 한다.
(강수성·아동문학가, 1940-)
+ 맛있는 말
바닷마을 아주머니
텔레비전에 나오네
가마솥
뚜껑 열고
펄펄 끓는 숭어국
한 국자 떠 주며
잡사 봐!
잡사 봐!
후후
불어 주며
잡사 봐!
잡사 봐!
그 참
맛있는 말
침이
꿀떡 넘어가네!
(유희윤·아동문학가)
+ 가장 듣기 좋은 말
어머니가 하는 말 가운데
가장 듣기 좋은 말.
하루 몇 번씩 들어도
듣고 또 들어도
가장 듣기 좋은 말.
˝인교야,
밥 무로 온나.˝
날마다 먹는 밥인데
질리지도 않고.
(서정홍·아동문학가, 1958-)
+ 말을 저축하는 은행
말을 저축하세요
우리 은행에
한 마디 한 마디
저축한 말들
우리 은행에
차곡차곡 이자가 쌓입니다.
꼭 필요할 때 찾아서
가장 알맞은
지혜의 말로 빛나게 쓰고
나머지 말들은 그대로 두세요.
우리 은행에
말을 저축하세요
생각이 깊은
우리 은행의 이자는
듬뿍 넘치는 지혜입니다.
(정갑숙·아동문학가, 1963-)
+ 꼬리뼈가 하는 말
계단에서 넘어져
꼬리뼈에 금이 갔다.
걸을 때도
앉을 때도
웃을 때도 찌르르쿡쿡쿡
꼬리는 없지만
몸 속에 작은 뼈로 남아
잘 걸을 수 있게
잘 앉을 수 있게
잘 웃을 수 있게
도왔다는 걸
아프면서 알았다.
찌르르쿡쿡쿡
꼬리뼈의 말
들을 수 있게 됐다.
(정진아·아동문학가, 1965-)
+ 무렵
아버지는 무렵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무렵이라는 말을 할 때
아버지의 두 눈은 꿈꾸는 듯하다.
감꽃이 필 무렵
보리가 익을 무렵
네 엄마를 처음 만날 무렵
그 뿐 아니다
네가 말을 할 무렵
네가 학교에 갈 무렵
아버지의 무렵이란 말 속에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묻어 있다.
나도 유치원 무렵의 친구들이 생각난다
나에게도 아버지처럼
무렵이란 말 속에는 그리움이 배어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무렵이란 말을 떠올리면
그리운 사람이 어느새 내게 와 있다.
(하청호·아동문학가)
+ 좋은 말
말은 씨앗이지요
민들레 홀씨 마냥
마음밭에 떨어지면
싹이 나고 꽃이 피는,
좋은 말은 향기와
좋은 열매를 맺어
기분이 좋아지게 하고
그늘이 사라지게 하지요
(차영섭·시인)
+ 참새네 말 참새네 글
참새네는 말이란 게
´짹 짹´뿐이야.
참새네 글자는
´짹´ 한 자뿐일 거야.
참새네 아기는
말 배우기 쉽겠다.
´짹´소리만 할 줄 알면 되겠다.
사투리도 하나 없고
참 쉽겠다.
참새네 학교는
글 배우기 쉽겠다.
국어책도 ˝짹짹짹......˝
산수책도 ˝짹짹짹......˝
참 재미나겠다.
(신현득·아동문학가, 1933-)
+ 말이 다르니까
병아리 말, 뾰약뾰약
비둘기 말, 그그그그
참새 말, 찌액찌액
꿩 말, 끄웡끄웡
말이 다르니
모양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네.
수돗물 말 쓰아아쓰아아
도랑물 말 도로돌도로돌
강물의 말 처처철 처처철
바다의 말 촤아악촤아악
말이 다르니
소리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네.
충청도말, 하지라유
전라도 말, 했뿌러
경상도 말, 하랑게
제주도 말, 했수까
말이 다르니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네.
(김자연·아동문학가, 1960-)
+ 귀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 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 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 내면서 산다.
(정현정·아동문학가, 1959-)
+ 무서운 말
게임 아바타 빌려주고
떡볶이 얻어먹으며
˝야,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쉽게 말했는데
아빠 어릴 적 이야기 들으면
콜라와 주스 얻은 대신
구수한 숭늉 잃고
컴퓨터 게임 얻은 대신
골목길 친구들 웃음소리 잃고
편리한 자동차 얻은 대신
푸른 하늘과 맑은 바람 잃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

무서운
말이다.
(박선미·아동문학가)
+ 눈으로 듣는 말과 소리로 보는 춤
꽃나무들이 말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저 고운 몸짓으로 손짓으로 눈짓으로 하는
아름다운 말 좀 들어보세요.
나무들의 아름다운 말이 들리시나요?
소리의 요정들이 아름다운 춤을 추지 못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숨어있던 고 작은 바이올린 속에서 나와 추는
저 아름다운 춤 좀 구경하세요.
소리로 추는 아름다운 춤이 보이시나요?
(이화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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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황실의 혈통을 잇는데 집착해서도 아냐. 그들이 원하는 것은."그들이 원하는 게 뭔데요? 적어도 리츠라면, 내 사정을 알고 있을 터, 그런데 그런 그조차, 이런 터무니없는 일에 찬성했나요? 아직은 정신적으로, 남자와 결혼하는데 저항감을 가진 나에게? 셀이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원망스런 말을 꺼내려 한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먼저 나온다. "네가 결혼하고 아기를 가지게 되면, 검이 널 죽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야."그 말이,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그 말의 뜻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어째서 내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 검이 나를 죽이지 않는다는 것인가. 나는 그저 그녀의 눈동자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에 비친 내 눈이, 당황한 듯 흔들리고 있었다. "그건 말이야....."셀이 달갑지 않는 얼굴로 말한다. "아기를 가진 여자를 죽인다는 건, 두 사람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야.""두..... 사람?"말의 뜻은 안다. 그러나 그 깊은 의미는 내게 와닿지 않는다. 의미를 설명하는 셀의말투가,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 하다. 아주 먼 곳에서. "자신과 계약한 자를 시험해서,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자는 검에 의해 목숨을 빼앗기지. 그것은 과거에 이 검이 최초의 인간주인을 가졌을 때부터 존중한 규칙이야. 누구도 예외가 없었어. 설령 그게 여자라고 해도."여자라는 말이 내게 전보다 무겁게 다가왔다. 그것은 나를 의미하므로. "설령 그게 다섯 살짜리 소녀였다고 해도."그것의 의미를 안다. 내가 아무리 어릴 때 자신의 목숨을 건지기 위해 계약을 했다고 해도, 원칙은 원칙이라는 것이겠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계약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검이 부여하는 모든 시련을 물리치는 것뿐이었어. 누구도 예외가 없고, 누구도 그 시험에서 살아남지 못했어. 신하들도 네가 라 브레이커와 계약을 했다는 걸 알고, 그 점을 걱정했지. 이대로라면 넌 분명히 죽어버릴 거라고.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어."그럼 죽게 놔두면 될 게 아닌가요? 그런데 왜..... 솔직히 찾으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황제의 핏줄을 가진 사람을 찾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데 어째서? 셀이 그 다음 말을 꺼낸다. "수많은 기사들은, 네가 죽어버리는 것을 바라지 않았어. 만약 네가 죽어버리면, 그다음 계승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미 한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고. 그런 중에 한 가지 방법이 생각난거야."방법?"계약을 한 당사자을 검이 죽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계약도 하지 않은 아기를 죽이는 것은 살인이라는 것이지."그러니까.... 그 말뜻은.... 내 얼굴이 점점 빨갛게 변해간다. 의미를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마 생각할 수가 없다. 입 밖에 꺼낼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나를대신해서, 셀이 그 말을 꺼낸다. 내 앞에. "그 말은 즉, 네가 임신하고 있는 동안은, 검이 널 죽일 수 없다는 거지. 네가 아기를 가진 동안은. 그리고 네가 그 아기를 낳고, 몸이 다시 회복되는 동안에는."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는 내게,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풀어나갔다. 듣고 싶지 않는 진실을. "그리고, 네가 아기를 여럿 낳고 그들을 기르느라 바쁘게 되면, 자연스레 검의 시험을 치를 기회는 사라져버리게 되는 거지. 아기들을 돌보느라 바쁜 여자가, 자기를 갈고 닦을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니?"".......""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면, 어느덧 너는 장성한 아이들을 가지게 되고, 그러면 계약을 취소할 사유가 생기지. 아무래도 검으로서는, 아기들을 키우느라 지친 사람에게장래를 걸기 보다는, 젊은 사람들에게 미래를 맡기는 것이 나을 테니까."".........!""그러면 네 목숨은 충분히 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신하들 모두가.""....."그 말의 의미가, 내게 충분히 전달되었다. 하긴, 그 말도 맞기는 하다. 내가 아기를가진다면, 그 뱃속의 아기는 엄연히 계약자가 아니다. 계약한 자. 그러니까 내가 검의 시험에 실패했다고 해도, 나를 죽이면 그 시점에서 검은 '무고한 자를 죽이는' 죄를 범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검은 이미 그런 죄를 범하지 않았나? 나의 어머니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하나는 나이고, 또 하나는 라 브레이커가 아닌가. 물론 내 책임이 더 크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검의 책임은 하나도 없었던가? 과연 하나도 없었던가? 셀을 쳐다본다. 그 점을 묻기 위해.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 사실에 대해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간결하게."그 순간, 네 어머니를 죽인 것은, 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변명할 수 있어. 그 검은. 그러나, 아직 아무 힘도 없는 네 아기를 죽이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유아살인일 뿐이야. 정당 방위도 무엇도 아니야. 그래서 그 검은 널 죽일 수 없는 거야. 네가 아기를 가진 경우에는.""하지만, 인간은 모두 다 고귀한 생명을 가지지 않았나요?"내 어머니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고, 내 아기의 생명은 소중한가요? 내가 다시금 반박하려고 하지만, 이미 셀의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 검은 자신의 주인을 보호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생각만 할 뿐이야. 그렇게 장구한 세월을 살았던 검에게는, 인간의 판단 기준이 먹히지 않아. 오직 자신만의 기준이 있을 뿐."자신만의 기준?"그래. 그 검의 판단 기준은 지금보다 훨씬 먼 옛날, 인간이 이 별에 존재하지 않았을 무렵에 세워진 거야. 우리가 뭐라고 왈가왈부할 게 못 된다고."지금보다 훨씬 먼 옛날? 인간이 이 별에 존재하지 않았을 무렵? "그게 무슨 말이에요? 셀."사람이 이 별에 있지 않았을 때라면, 전설로만 전해지는 그 시대가 아닌가. 아득한 과거에, 이상한 모양의 배를 타고 우주를 날아다녔다는, 그 무렵을 말하는 건가? 셀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다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서서히. "인간의 과거에 대한 전설은, 너 역시 알고 있겠지? 밀크."고개를 끄덕인다. 오시언에 사는 여러 종족들에게 전해지는 전설은 많지만, 그 모두가 말하는 진실은 하나였다. 인간은 하늘에서 살다가 신의 노여움을 사서, 이 별로 떨어져 버렸다는 것. 수많은 종족들이 외치는 신화는 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은 그것 하나였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쥬린 제국의 과거에 전해진 전설이었다. 나는 그 말을 읊기 시작했다."과거 인간은, 하늘에 사는 빛의 종족이었다. 그러나 여신의 노여움을 사서 하늘에서 떨어지고, 여신은 우리 모두에게 구원의 길을 주기 위해 신검, 라 브레이커를 내려주셨다. 그 검을 계승한 황제 중에서 언젠가는, 검의 진정한 주인이 될 자가 나오리라. 그리고 그는 우리 모두를 하늘로 불러올릴 것이다. 우리가 떨어졌던 그 하늘로."검의 주인이 되고 나서야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글귀였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스승님에게 들어온 글귀. 하지만 그때 나는 눈치챌 수도 있었다. 유로 제국에선 신의'성별'이 달랐으니까. 신을 여성형으로 부르는 것은, 엘프들을 제외하고는 오직 쥬린제국의 사람들 뿐이기 때문에. 내 둔한 머리를 한 대 치고 싶었지만, 그것을 이제와서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때 그런 말들을 무심코 넘겨버린걸 탓해봐야, 이제와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셀이 말을 받는다."쥬린 제국의 사람들은 그 검의 주인이 언젠가는 전설을 이루어주기를 바랬어. 하지만 아무도 그 전설을 이룬 자는 없고, 사람들은 결국 포기 상태에 이르렀지. 그런 상황에서 네가 나타난 거야. 검의 주인으로서.""아."

2012-03-14 16: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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