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의 냉기는 나에게 맡겨요!
바닥의 냉기는 나에게 맡겨요!
  • 글·김성중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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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아웃도어 장비 완전 정복 2탄 ⑧ 매트리스

텐트와 침낭, 그리고 매트리스는 안락한 잠자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장비다. 특히 매트리스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를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야영할 때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알면 알수록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매트리스,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알아보자.


1990년대 산에 다닐 때 한 선배에게 군용매트리스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당시의 매트리스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습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내구성도 약해 잘 찢어졌으며, 오래되면 딱딱해져서 가루처럼 부스러지기도 했다. 매트리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단열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매트리스에 일대 혁명이 찾아오게 된다.

일대 혁명을 가져온 ‘빨래판 매트리스’
우리나라에서 일명 ‘빨래판 매트리스’, ‘골판 매트리스’로 불린 발포 매트리스는 1990년대 초반부터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대부분의 야영객들이 발포 매트리스를 사용할 정도로 그 기능성이나 효율성이 매우 뛰어나다.

‘빨래판 매트리스’의 시초는 미국의 케스케이드 디자인사(社)가 전개하는 <써모레스트(Therm-A-Rest)>의 ‘리지레스트(Ridge Rest)’다. 이 매트리스는 폴리에틸렌 소재를 가공하여 골 구조 형태로 만든 것으로 올록볼록한 모양이 마치 바위 능선처럼 생겼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 구조는 바닥과 매트리스 사이의 차가운 공기는 막아주고, 침낭과 매트리스 사이의 따뜻한 공기는 머물게 하는 공기층을 형성하여 냉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여 아웃도어에서 뛰어난 기능성을 발휘한다.

발포 매트리스가 나온 그 무렵에 에어 매트리스도 등장했다. 에어 매트리스는 발포 매트리스보다 냉기 차단력과 안락함이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능성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무게도 많이 나가며, 구멍이 나면 쉽게 수리를 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보통 에어 매트리스의 경우 발포 매트리스보다 3~5배 정도 무거운 편이며, 가격도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도 있다.

에어 매트리스가 발포 매트리스보다 무거운 이유는 매트리스의 스펀지가 지닌 구조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스펀지는 대부분 폴리에틸렌을 소재로 사용한다. 이를 매트리스 용도로 쓰기 위해 소재에 공기를 주입시키고 탄성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약품을 처리한 것이 발포 스펀지다.

발포 스펀지는 열린 구조(Open Cell)와 닫힌 구조(Close Cell)로 나뉘는데, 열린 구조는 물과 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고 닫힌 구조는 물과 공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발포 매트리스에는 닫힌 구조가, 에어 매트리스에는 열린 구조가 사용된다.

에어 매트리스는 물과 공기를 흡수하는 성질의 열린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포 스펀지를 우레탄으로 코팅한 소재로 감싼다. 발포 스펀지를 보호하기 위한 겉감이 그만큼 많이 들어간다. 이러한 이유로 가격이 훨씬 비싸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질기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여 점차 가벼운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오토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에어 매트리스의 활용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휴대성을 강화한 접이식 매트리스도 있어
휴대하기 편리하고 바위에 긁히거나 약간 찢어져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발포 매트리스는 트레킹이나 전문 등반을 할 때 사용하기 좋으며, 에어 매트리스는 피크닉이나 오토캠핑용으로 사용하면 적합하다. 최근에는 <마운틴하드웨어>의 ‘백 컨트리’처럼 내부에는 에어 매트리스 충전재를 넣고 표면은 발포 매트리스 재질을 채택한 혼합형 매트리스도 출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매트리스 길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써모레스트>의 ‘지(Z)레스트’가 시초이며, <에코로바> <몽벨> <블랙야크> <밀레> 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접이식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접이식 매트리스는 보통 길이가 180cm 정도의 매트리스를 30~40cm까지 줄일 수 있어 당일 산행이나 피크닉을 할 때 방석으로 쓸 수도 있으며, 2~4단으로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해 휴대하기 편리하다.

또 <매드락>의 ‘매드패드’처럼 매트리스끼리 서로 연결해 2인 이상이 쓸 수 있도록 만든 제품도 나오고 있으며, 통기성과 항균작용이 뛰어난 식물성 원사로 만든 <프라나>의 ‘테라쥬트’처럼 요가나 피트니스를 할 때 쓸 수 있도록 제작한 매트리스도 나오고 있다.

매트리스는 잠을 잘 때 효과적으로 냉기를 차단하는 역할이 가장 크다. 하지만 짐을 정리할 때는 받침대 역할을, 밥을 할 때나 먹을 때는 바람막이용이나 식탁용으로도 쓸 수 있다. 요즘에는 베개나 쿠션으로 제작된 매트리스도 큰 인기다. 알면 알수록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매트리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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