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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한지가 숨을 쉬어요!”
“엄마~, 한지가 숨을 쉬어요!”
  • 글·김경선 기자ㅣ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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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PARK TRAVEL 03 한지공예 체험

▲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멋이 느껴지는 닥인형. 색색의 한지만으로도 인물의 표정과 의상까지 만들 수 있다.

1시간이면 간단한 공예품 뚝딱…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적합

모처럼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의 여유로움도 좋고 봄 냄새 가득한 풍광도 좋다. 그런데 가족이 함께 즐길 거리가 없다. 함께 온 여행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제각기 시간을 보내기에 바빴다면, 경주에서만큼은 전통문화를 함께 배우며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협조·소망갤러리 054-748-6866 www.hanjikimchi.com


봄이면 보문단지에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떨어지는 꽃비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호수와 그 주위를 감싼 버드나무는 행복한 여행을 위한 촉매제처럼 감상을 자극한다. 아닌 게 아니라 보문단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경주 시내나 남산처럼 문화유적지가 많지 않아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보문단지에는 없는 것이 없다. 호텔부터 노래방까지, 자고 먹고 놀 것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경주에서 만큼은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색다른 체험을 즐겨보는 것을 어떨까? 천연염색이나 다도예절 등 다양한 체험거리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은은하고 소담스러운 멋이 일품인 한지공예 체험도 인기다. 보문호 동쪽 호텔 단지에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러리들이 몰려있다. 수수하면서도 고상한 품격이 느껴지는 한지공예, 지금부터 그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 한지공예체험을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아이들. 제각각 원하는 모양의 무늬를 넣어 만든 연필꽂이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다.

1000년 이상 보관 가능한 한지의 우수성
토요일 아침부터 갤러리 안은 수십 명의 어린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색색의 한지를 자르고 붙이는 아이들의 얼굴에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소망갤러리의 주체험 프로그램은 한지공예다. 닥나무를 원료로 만든 한지는 서양 종이에 비해 수명이 길고 흡수성과 통기성이 뛰어나 과학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선생님! 한지는 언제 처음 만들어졌어요?”

“한지는 중국 후한시대에 채윤이 처음 만들었어요.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372년 고구려시대 소수림왕 때로 추정되죠.”

호기심 어린 학생들의 질문에 소망갤러리의 오봉숙 원장이 대답했다. 한지공예는 1500년 이상 한민족의 소박한 정서를 대변하며 귀족과 서민의 생활에 파고들었다. 특별한 재주나 기구가 없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었던 한지공예품은 가벼울뿐더러 깨지지도 않아 생필품으로 많이 애용됐기 때문이다.

“여러분, 불과 40~50년 전만해도 재래시장에서 한지공예품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한지공예의 맥이 끊어지고 있어요. 여러분이 한지에 대해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우수성을 알려야 해요.”

▲ ‘어떤 모양을 만들어 볼까?’ 진지한 표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

한지공예의 기본은 질 좋은 한지를 만드는 것이다. 오봉숙 원장이 종이 만드는 시범을 먼저 선보였다.

▲ 백피를 풀어놓은 지통에 틀을 넣었다 빼면 한지가 만들어진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들어요. 닥나무를 쪄내 껍질을 벗겨내고 겉껍질을 제거해 백피(白皮)만 남깁니다. 이 백피를 바싹 말린 후에 잿물과 함께 넣고 푹 삶아요. 삶은 백피를 닥돌 위에 올려놓고 2시간 정도 흠씬 두들겨 패면 백피가 풀어져요. 거기에 닥나무 풀뿌리로 만든 닥풀즙과 물을 넣어 섞으면 종이 만들 준비가 완료됩니다.”

미리 백피를 닥풀즙에 풀어 놓은 오봉숙 원장은 지통에 대나무 살로 만든 한지틀을 넣고 10초가량 열심히 흔들었다. 이때 틀 위에 백피가 평평하게 올라붙는데,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으면서 균일한 두께로 백피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백피가 평평하게 올라붙은 한지틀을 물에서 꺼내 진공 흡착기로 물을 빨아들이거나 자연건조 시키면 비로소 한지가 완성된다.

원장의 시범에 아이들도 한지 만들기에 도전한다.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아이들도 곧잘 한지 한 장을 만들어낸다. 체험자들이 A4 사이즈의 한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다. 백피의 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멋스러운 한지의 매력에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우와~, 여기다 편지 쓰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 “이 색이 더 예쁠까?” 한지공예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색깔부터 문양까지 모든 선택은 스스로에게 달렸다.

1시간이면 나만의 문양 넣은 작품이 뚝딱
한지를 만들어봤다면 이번에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볼 시간이다. 필통이나 접시, 액자 등을 만드는 체험부터 탁본이나 닥인형을 만드는 체험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가장 손쉬우면서도 실용적인 연필꽂이 만들기에 도전했다. 미리 재단된 종이 위에 색색의 한지를 붙이고 꽃이나 나비 등 자신이 원하는 무늬를 한지로 떼어 붙이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작품이 탄생한다.

한지공예의 가장 큰 장점은 만들기가 쉽다는 점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손재주가 없어도 간단한 공예품을 만드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한쪽에서 단체로 체험학습을 나온 아이들이 작품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만들기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진지함이 가득하다. 작품도 제각각이다. 취향에 따라 색깔도 무늬도 각양각색. 하지만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자신의 손으로 만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고풍스러움과 소박한 아름다움이 조화된 한지공예는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처음에는 컵받침, 액자, 필통 등 간단한 소품으로 시작하지만 몇 개월의 수련과정 후에는 장롱 같은 가구까지도 직접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건조되기 직전의 한지. 지통에 색을 풀면 색깔 입은 한지가 만들어진다.

“우리의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한지처럼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멋이야 말로 진짜 한국적인 것인데 말이에요.”

현대인들은 한국적인 것을 잊고 지낸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느긋한 여유는 사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여유가 절실하다.

‘빨리 빨리’라고? 아니다. 원래 우리의 문화는 느긋하고 여유롭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도 느긋한 여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올 봄 경주를 찾았다면 아이들 손을 잡고 우리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 자연스러운 색감이 아름다운 한지공예품들.

소망갤러리 한지체험장

경주 보문단지 코모도 조선호텔 인근에 위치한 소망갤러리는 한지공예를 비롯해 천연염색, 김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족 단위나 개인, 단체 등의 체험이 가능하며 50인 이상은 최소 이틀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한지공예는 필통, 접시부터 입체 탁본, 부채 만들기, 닥인형 만들기 등 다양하다.

한지공예 체험 가격은 접시, 연필꽂이, 손거울 꾸미기 6000원, 액자 8000원, 초콜렛 상자 1만원, 경대 1만5000원, 항아리 2만원이다.

등공예 체험 가격 호박등 1만5000원, 한지등 1만5000원, 아크릴등 2만5000원, 사각등 2만5000원. 입체탁본 체험 가격 6000~8000원. 천연염색 체험 가격 수건 3500원, 티셔츠 1만원, 실크인쇄문양 1만5000원. 소망갤러리 054-748-6866 www.somanghan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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