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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정열의 도시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정열의 도시
  • 글 사진·김진아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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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대륙, 남미를 가다 ④ 칠레 산티아고

▲ 해질녘의 아르마스 광장.

산티아고 도시 탐험과 콘차이또로 와이너리 방문

글 사진·김진아 여행가 sogreen78@hotmail.com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유서 깊은 역사 유물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최고의 관광지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는 풍성한 볼거리와 먹음직스러운 음식으로 눈과 입이 즐거워진다. 열정과 생동감으로 가득한 남미의 도시 산티아고. 이곳에서 칠레인의 삶과 문화에 빠져본다.

▲ 산티아고에는 중세 유럽풍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산티아고는 칠레 인구의 1/3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교통의 요충지이자 나라 경제의 중심지다. 칠레를 여행한다면 이 대도시를 놓쳐서는 안 될 일. 한 나라의 수도답게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쉽다. 항공기는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장거리 버스를 통해서도 산티아고 향하는 길은 항상 열려있다.

지리적으로 칠레의 중앙부에 위치한 산티아고는 고층 빌딩과 국립박물관, 시립극장, 대통령 관저 등이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산티아고 시가지의 경관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도시 북쪽의 산크리스토발(San Cristobal) 언덕은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산티아고 구시가지의 중심지이자 메트로와 연결된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도 명소다. 분수와 잘 꾸며진 화단, 근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그 주위로 노천카페가 늘어서 있어 잠시 쉬어가며 광장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광장 주변에는 시청사, 국립역사박물관, 산티아고박물관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도 모여 있다.

칠레의 아이콘, 산크리스토발 성모 마리아

▲ 산크리스토발 언덕에 자리 잡은 성모 마리아상.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산티아고가 제격이다. 특히, 칠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부터 회화 작품과 조각 등을 전시하는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박물관의 도시’라는 명성에 맞게 산티아고는 다양한 박물관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도시 자체도 박물관이다. 유서 깊은 건축물들은 중세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중후한 멋을 자아낸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산티아고 관광의 핵심인 산크리스토발 언덕이 있다. 광장에서 언덕까지 가는 길에는 잡다한 물건과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이 있어 쉬엄쉬엄 구경하며 걸어도 좋을 것이다. 도보로 30분쯤 이동하면 언덕에 도착한다. 정상까지는 소형 열차를 타야하는데 열차 이름은 푸니쿨라(Funicluar), 산티아고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이다. 이 소형 열차 안에서 결혼을 약속하는 연인들이 많다고 하니 산크리스토발 언덕이 칠레인들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장소인지 알 수 있다.

산크리스토발 언덕에는 대형 성모 마리아상이 있다. 이 성모 마리아상에 ‘칠레를 지켜주소서’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니 산크리스토발이 국민들에게 특별한 언덕으로 여겨질 만도 하다. 꼭대기에는 아담한 성당이 그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내려앉은 도시의 전경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산크리스토발 언덕에서 내려오니 어둠이 깔린 도시는 길게 늘어선 노점상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남미에서만 자란다는 붉은 열매 칼라파떼(Calafate)로 만든 잼을 곁들여 칠레산 와인을 한 잔하고 나니 현지인이 된 듯 칠레의 분위기에 어느새 동화되고 있었다.

▲ 산크리스토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산티아고 시내 전경.

다음날 아침, 유적지와 박물관 대신 현지인의 생활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장으로 향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활성화된 시장은 중앙시장(Central Market)과 벼룩시장(Flea Market)이다. 중앙시장은 아르마스 광장 북쪽에 있는데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과일과 해산물로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중앙시장은 오후 4시 이후가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산티아고의 벼룩시장은 아르마스 광장에서 메트로로 네 정거장 떨어진 시내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저렴한 중국산 전자제품이 대부분이고 모조 전자제품과 불법 소프트웨어도 많다. 간혹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된 소형 전자제품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꼼꼼한 여행자라면 들러 볼만도 하다.

▲ 콘차이또로 와이너리의 포도밭. 1978년산 포도나무가 빼곡하다.

칠레산 와인의 70% 만드는 콘차이또로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는 지역별로 기후 차이도 극명하다. 사람이 살수 없을 정도의 건조한 사막이 자리 잡은 북부 지방에서 일 년 내내 얼음으로 뒤덮인 남부 지방까지 기후도 천차만별이다. 산티아고는 지형적으로 칠레의 중앙부에 자리 잡아 지중해성 기후를 띠고 있어 1년에 300일은 맑고 따뜻한 날씨를 유지한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고 강수량이 적은 고온의 지중해성 기후는 당도가 높은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덕분에 칠레의 포도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포도주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세계 9위의 와인 생산국으로 전 세계 85개국에 수출하는 와인 강국답게 칠레 곳곳에는 와인을 직접 생산하고 저장하는 와이너리가 많다. 칠레의 와인은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반경 450km 내에서 대부분 생산되는데, 선호하는 와인에 따라 지역을 선택해 와이너리를 찾아가는 여행자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칠레 최대의 와인 회사인 콘차이또로사(Concha y Toro)의 와이너리 관광이 인기다.

콘차이또로는 칠레 일대에 걸쳐 70헥타르에 이르는 방대한 포도밭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칠레 전체 와인 물량의 70%를 생산하고 있으며 뉴욕 증시에 상장됐을 만큼 규모가 큰 와인 회사이다. 가장 유명한 제품으로는 돈멜초(Don Melchor), 알마비바(Almaviva), 카실레로델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 등이 있다.

▲ 와인 창고에 저장되어 있는 오크통.

1978년산 나무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빈티지
콘차이또로사의 와이너리는 칠레 곳곳에 퍼져있다. 그중에서도 콘차이또로의 본사가 있는 산티아고 외곽의 와이너리를 찾았다. 워낙 유명한 와이너리라 방문 하루 전 예약은 필수다.

와이너리 관광은 포도의 종류, 제조지, 제조과정, 보관 방법 등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으로 시작한다. 간단한 설명이 끝나면 포도밭을 둘러본 후 간단하게 와인 시음을 하는데, 가이드는 초보자가 와인을 즐기는 방법, 좋은 와인을 고르는 방법, 와인을 분류하는 기준 등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한다.

첫 번째 시음회를 마치면 와인이 숙성되는 지하 저장고로 향한다. 수백 개의 오크통이 쌓여있는 저장고는 포도주와 나무통에서 나오는 오묘한 향기로 가득했다. ‘와인은 오크통의 원산지와 보관 기간,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뒤따랐다. ‘와인은 과학’이라는 말이 헛말은 아닌가 보다.

▲ 와이너리 방문자들에게 와인을 따라주는 가이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칠레와 이웃나라인 아르헨티나도 와인 생산이 활발하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년에 한번 대규모의 와인축제(Fiesta Macional de la Vendimia)가 열리며 와인 엑스포(Expo Vinos)도 개최한다. 이 기간에는 아르헨티나 특유의 와인 축제와 거리 행렬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도시 전체를 메우는 이색 풍경이 연출된다. 아르헨티나에도 와이너리 관광이 있으니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와인을 비교 체험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 그리고 수도 산티아고. 이곳에서 풍부한 해산물 요리도 맛보고 따사로운 햇살에 취해 고즈넉한 거리를 거닐다보면 남미의 여유로움은 내 것이 된다. 거기다 고온의 태양을 받은 달콤한 와인까지.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산티아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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