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사랑하던 소녀는 자연을 보듬을 줄 아는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더 나아가 다음 세대와 미래에게 이토록 아름답고 따뜻한 자연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친환경 아웃도어 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오언주 작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친환경 아웃도어 크리에이터 오언주입니다. 등산, 백패킹, 서핑 등 자연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다 보니 ‘이 멋진 자연을 더 오래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 생각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상 속에서 다짐을 실천하며 ‘친환경 메신저’로 자연스럽게 성장했습니다. 이 가치를 제 인스타그램(@ongmuseum)과 유튜브(@outdoorlover)에서 팔로워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과정은 아주 자연스러웠어요. 어린시절 북한산 근처에 살아서 부모님과 함께 자주 산에 올랐습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친구들과 용돈을 모아 북한산에 등산을 갔던 기억도, 도토리묵을 사 먹었던 추억도 생생해요. 그때부터 자연과 일상이 늘 가까웠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트레킹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남편을 만나고 나서부터 남미의 파타고니아, 유럽의 투르드몽블랑, 스웨덴의 쿵스레덴 등 전 세계의 멋진 트레일을 함께 즐겼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걷다 보니, 이 소중한 경험과 자연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투르드몽블랑 9일 동안 다녀오는 법〉, 〈초보자도 가기 좋은 한국 등산 BEST10〉과 같은 콘텐츠를 발행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자연을 통해 쉽게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에요. 많은 분들이 아웃도어 활동을 ‘등산 장비를 다 갖추고 산 정상에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시지만, 문밖으로 한 발만 나서면 아웃도어가 시작된다고 봐요. 훨씬 더 간단하고 범위가 넓죠. 집 주변의 작은 공원이나 뒷산,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숲길도 모두 포함돼요. 제가 처음 〈초보자도 가기 좋은 등산 코스〉를 소개했을 때, 북한산의 가장 쉬운 코스를 알려드렸던 게 기억나요. 그 코스를 다녀오신 분들이 “북한산이 너무 높아 보여 두려웠는데,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셔서 몸과 마음이 다 치유된 것 같아요”라든지, “처음 산에 가봤는데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같은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해요. 많은 분들이 자연을 통해 행복해지는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이 직업의 큰 기쁨이에요.
두 번째는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연 속에서 활동하면서 환경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2022년에 스웨덴 왕의 길을 걸을 때는 트레일을 따라 흐르는 물을 필터 없이 바로 마실 수 있었는데, 1년 뒤에 가신 분께서 기후 변화로 2023년에는 꼭 필터를 사용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단 1년 만에 자연이 이렇게 변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로서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갈 수 있는 부분이 좋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통해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아웃도어 크리에이터로서 정말 큰 보람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함께 아웃도어를 즐기는 콘텐츠가 늘고 있어요. 혼자일 때와 가족이 함께할 때, 어떻게 다른가요.
가족과 함께 아웃도어를 즐길 때와 혼자일 때의 차이점은 상당히 커요. 혼자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는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 어요. 자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되죠. 고요한 산속에서 혼자 걸으며 느끼는 평온함, 또는 백패킹을 하며 내 속도에 맞춰 하루를 보내는 자유로움이 참 매력적이에요. 이때는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반면, 가족과 함께 아웃도어를 즐길 때는 자연이 우리 가족만의 추억 저장소가 돼요. 아기가 태어난 지 52일째 되는 날부터 유모차에 태워 등산을 시작했어요. 이제 7개월이 되었고, 그동안 20번 넘게 산을 올랐습니다. 자연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함께 경험하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특별해요. 내가 사랑하는 자연 속에 우리 가족만의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이 큰 행복입니다. 다만, 힘든 점이 있다면 아기와 함께 하다 보니 짐이 정말 많아졌어요. 보온병, 분유, 기저귀, 손수건 등 아기 용품들로 가방이 꽉 차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게 됐어요. 오히려 이런 변화가 우리가 지향하는 삶과 맞닿아 있어서 만족스러워요(웃음).
3년 전 북하이커로서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나요. 친환경 아웃도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친환경 아웃도어는 사실 북하이킹을 시작하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제 생활에 스며들었어요. 처음 만난 분들과 함께 산행을 간 적이 있는데, 그분들이 맨손으로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제 눈엔 보이지 않던 쓰레기들이 그날 이후 정말 많 이 보이기 시작했고요. 내가 버린 것도 아닌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고, 저도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찝찝하기도 하고, ‘내가 이런다고 뭐가 바뀔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몇 번 하다 보니 이젠 플로깅이 완전히 제 생활의 일 부가 되었어요. 최근 홍콩으로 아웃도어 여행을 떠났을 때도 한국어로 쓰인 쓰레기를 발견했는데, 그때도 일행과 함께 쓰레기를 모두 주워서 한국으로 가지고 왔어요. 이런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자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고, 이제는 아웃도어 활동과 환경 보호가 제 삶에서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 같아요.
친환경 아웃도어 활동을 하게 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그저 아웃도어를 즐길 때는 자연을 배경으로 ‘나’의 활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등산을 하거나 서핑을 하면서 그 순간의 즐거움에 집중하고, 자연을 단순히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생각할 때가 있었어요. 물론 그 자체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지만, 자연과의 더 깊은 연결은 놓치고 ‘나’에게만 집중하게 돼요. 반면 친환경 아웃도어를 즐길 때는 자연 속에서 얻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고 유지하려는 의식적인 행동이 더해져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 용품을 사용하거나, ‘Leave No Trace’ 원칙을 지키면서 활동하는 등, 자연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포함되죠. 그러면서 그저 자연을 즐기는 행위를 넘어 자연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과 더 깊은 교감이 생겨요.
친환경 아웃도어를 하려면 조금의 수고가 필요해요. 다회용기에 간식을 준비해 가지고 다니며, 생분해 되는 쓰레기봉투를 챙기고, 최대한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수고들이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실천하는 이유는, 우리 미래는 이런 작은 의식적인 노력들이 모여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힘든 산행 후 집에 돌아와 다회용기와 텀블러를 닦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하지만, 이 30초 덕분에 플라스틱을 안 쓸 수 있어요. 제가 등산하면서 등산로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온 덕분에 누군가 혹여나 등산로에 쓰레기를 버리려다가도 길이 깨끗해서 도저히 버리지 못할 수도 있죠. 이런 자그마한 변화를 일으킨다면 저의 수고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믿습 니다.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인 기부 하이킹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2022년 4월 5일 자연감사통장을 개설하고 기부 하이킹을 시작했어요. 문득 자연에서 얻는 게 참 많은데, 내가 자연에 돌려주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떻게 하면 자연에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산에 오른 고도에 10을 곱해 기부금을 마련하는 기부 하이킹을 떠올리게 됐어요. 그리고 이 기부금을 나무를 심는 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혼자 시작했지만, 이 활동을 긍정적으로 봐주신 팔로워 분들이 함께하기 시작하면서 작년에만 64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었어요. 팔로워 50여 명과 함께 약 200번의 등산을 하며 모은 기부금이었어요. 혼자였다면 1그루의 나무도 심기 어려웠겠지만, 여럿이 함께 하니 64그루라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죠. 이 활동이 점점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친환경 아웃도어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핑을 할 때 있었던 일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어요. 서핑을 하려면 팔로 물을 저으며 패들링을 해야 하잖아요. 어느 날 서핑을 즐기고 있는데 팔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자세히 보니까 쓰레기였어요. 제가 자주 가는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 해변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자리한 서핑 스폿이자 마치 하와이에 온 것처럼 깨끗한 바다로 유명한데, 그렇게 맑은 물에 쓰레기가 떠다니는 걸 보니 정말 슬펐어요. 그날 이후로, 서핑을 할 때 바다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그냥 두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쓰레기를 발견하면 주워서 서핑 복 안에 넣어 가져오는 게 저만의 습관이 되었죠.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자연을 지키는 나만의 방법을 실천하게 된 계기였어요. 이제는 저에게 하나의 작은 의식처럼 자리 잡았답니다.
아웃도어인들에게 친환경 아웃도어를 추천한다면.
친환경 아웃도어는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쌓여가는 과정이에요. 내가 자연을 보호하려는 작은 행동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그들도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게 되죠. 그렇게 하나둘씩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 보호에 동참하게 되면, 그 영향력은 훨씬 커지게 됩니다. 또한, 친환경 아웃도어를 실천하면서 우리는 자연뿐만 아니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생각하게 돼요. 환경 보호가 자연스레 우리의 일상이 되면, 그 변화는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도 따뜻한 선물처럼 전해지죠.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걸어가는 길이 정말 따뜻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계획 중인 아웃도어 활동이 있나요.
아기들과 함께 엄마들이 등산하는 프로그램인 ‘베이비하이킹클럽’을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산속 문화센터’라고 불러요. 자연을 더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어렸을 때부터 자연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더 크게 키워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기들이 엄마들과 함께 산을 오르며 자연을 체험하고 느낀다면 자연스레 친환경 아가 등산러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라면서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우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