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THE WINTER WOND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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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아라 | 아웃도어DB
  • 승인 2023.0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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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설국 여행지 6

혹한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온 세상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국으로의 여행. 겨울 낭만이 물씬한 국내 겨울 여행지를 꼽았다.

ⓒ한국관광공사

ⓒ김혜연


제주 한라산
JEJU

한라산만큼 ‘설국’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겨울 여행지가 또 있을까.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버킷리스트로 꼽는 겨울의 한라산은 영화 〈겨울 왕국〉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솜뭉치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360여 개 오름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운해, 트리 장식처럼 매달린 상고대까지. 흑백 필터라도 씌운 듯 온통 무채색뿐인데도 다른 계절보다 더 다채롭다. 그중에서도 1100고지는 겨울 한라산의 묘미로 꼽힌다. 1100도로의 가장 높은 곳인 해발 1100m 지점을 일컫는데, 제주도에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역이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해 이곳에 서면 한라산의 황홀한 설경이 한눈에 담긴다. 오르는 내내 도로 양옆에는 나뭇잎 대신 눈송이가 만발한 나무가 줄지어 서있어 겨울 왕국을 향해 달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겨울 산행인 만큼 따뜻한 옷차림과 모자, 장갑, 버프, 아이젠 등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산15-1


ⓒ한국관광공사

동해 논골담길
DONGHAE

동해 묵호항 옆 비탈진 언덕 위에는 색색의 낮은 지붕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있다. 1941년 개항해 성업을 이뤘던 묵호항의 역사가 머무는 곳이다. 당시 집과 집 사이에 난 작은 흙길이 바닷물 때문에 늘 질펀해서 논골이라 불리게 됐다. 마을 꼭대기에 생선을 말리는 덕장이 있어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장화를 신고 흙길을 오르 내렸다. 담장에 유독 장화 그림이 많은 이유다.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한적해진 마을이 다시 붐비기 시작한 건 동해문화원이 주관한 논골담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부터다. 지역 어르신과 예술가가 참여해 마을의 기나긴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 것. 아기자기한 옛집들은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으로 변신했고, 묵호항과 지역 주민들의 시간은 담장에 그림으로 새겨졌다. 논골담길은 4개 골목으로 이뤄져 있는데 어느 길로 오르든 끝자락엔 언제나 묵호 등대가 있다. 해발고도 67m에 위치해 이곳에 서면 논골담길은 물론, 동해와 백두대간의 두타산, 청옥산, 동해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겨울이면 오손도손 모인 지붕위에 새하얗고 포근한 이불이 덮인 풍경을 볼 수 있다. 황홀하고 거대한 자연의 것과는 또다른 매력의 따뜻한 설경이다.
강원 동해시 논골1길 2


평창 대관령 하늘목장
PYEONGCHANG

국내 겨울 여행지를 꼽으라면 대관령 목장을 빼놓을 수 없다. 삼양목장부터 양떼목장 등 여러 목장이 평화로운 대관령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도 제일의 설경을 꼽자면 대관령 하늘목장이다. 해발 1000m에 자리한 여의도 4배 크기의 너른 대지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릉이 온통 새하얗게 변해 황홀한 설경을 선사한다. 하늘목장은 원래 40년간 야생 목장으로 운영해오다 2014년 처음 관광객에게 문을 열었다. 테마공원처럼 잘 꾸며진 관광형 목장과 달리 자연순응형 생태 목장으로 운영해 자연 그대로의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나무 데크나 울타리 등 인공적인 시설을 최소화해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방대한 눈밭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겨울에 하늘목장을 방문했다면 하늘마루전망대는 필수 코스다. 발아래 펼쳐진 겨울 왕국을 마음껏 누릴 수 있고 유려하게 펼쳐진 선자령의 눈부신 능선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트랙터마차를 운행하고 있어 걷다가 힘들면 언제든 탈 수 있고, 마음에 드는 풍경이 등장하면 언제든 내릴 수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꽃밭양지길 458-23

ⓒ한국관광공사


보성 다원
BOSEONG

보성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차茶를 재배하는 곳이다.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지역이라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습기를 보충해주며, 연평균 기온이 따뜻한 편이라 차가 잘 자라기 때문이다. 1939년부터 보성읍에서 회천면에 걸쳐 차나무 재배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에는 이 일대에 무려 600ha의 차밭이 펼쳐졌다. 활성산 일대를 지나다 보면 산자락에 펼쳐진 차밭을 발견할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푸른 이랑이 물결치며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해 보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힌다. 반면, 겨울에 보성다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않다. 한겨울에 무슨 차밭인가 싶겠지만 막상 너른 차밭위에 내려앉은 눈꽃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쏟아진다. 산자락을 휘감아치는 새하얀 물결이 마치 천국의 바다같다. 해질녘에 찾아가면 더욱 황홀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유연하게 연결된 능선을 따라 붉은 노을이 점점 번져오면서 새하얗던 차밭은 따뜻한 주홍빛으로 물든다. 차밭 사이를 거닐면 자연의 품에 안긴듯한 포근한 풍경을, 보성차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인 다향각에 오르면 화려하게 물결치는 차밭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 763-43


ⓒ한국관광공사


정선 만항재
JEONGSEON

천상의 화원이라 불릴 만큼 각양각색의 야생화가 넘실대는 만항재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자연 명소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300여 종의 야생화가 피고 지며 무릉도원을 이루고, 겨울에는 고도가 높은 만큼 겨우내 환상적인 설국이 펼쳐진다. 정선군 고한읍,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혈동이 만나는 해발 1340m 지점에 자리해 주변 자연 경관이 한눈에 담기는데, 정상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정상까지 포장 도로가 이어져 있어 차 문을 열면 바로 눈부신 설경을 만날 수 있는 것.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산책에 나서면 새하얀 눈꽃이 만발한 낙엽송이 빽빽하게 이어져 여행객을 겨울 왕국으로 이끈다. 주변에는 고산준령의 우람한 능선이 포근한 이불이 되어 너울너울 날린다.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까지 눈꽃 산행에도 도전해 보자. 함백산 정상은 해발 1573m나 되지만 만항재 고도와 단 243m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단, 만항재 정상 부근은 지그재그가 심한 코스라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운전을 피하는 편이 좋다.
강원 영월군 상동읍 함백산로 426

ⓒ한국관광공사


전주 한옥마을
JEONJU

광활한 대자연의 설경도 아름답지만 오손도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한 마을의 소박한 겨울 풍경도 매력적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 여행지로 꼽히는 전주한옥마을 역시 함박눈이 내리면 따뜻한 계절과 또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차를 타고 전주에 닿으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주역 또한 한옥으로 지어졌다. 한옥의 고장답게 마을로 향하는 길부터 고풍스러움과 예스러움이 넘친다. 역에서 풍남동으로 향하는 길은 여느 도시처럼 현대식 건물과 도로가 늘어서 있지만 높은 건물이나 화려한 조명이 없어 평화로운 분위기다. 전주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저항하고자 일본인 거주 지역 반대편에 형성된 한옥촌이다. 그리 넓지 않은 마을이지만 한옥이 촘촘하게 모여있어 예로부터 이어져 온 정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주변에는 한옥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목대가 있는데, 여기서 내려다보는 한옥 마을의 설경이 일품이다. 높낮이가 비슷비슷한 지붕이 하나도 빠짐없이 하얀모자를 쓰고 오밀조밀 모여있어 추운 날씨에도 여전히 따스하고 정겹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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