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떠난 자리
여름이 떠난 자리
  • 고아라 | 사진제공 공주시(gongju.go.kr)
  • 승인 2022.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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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산

매년 찾아오는 가을이건만 선선한 바람과 고즈넉한 분위기는 매번 묘한 설렘을 가져다준다. 이 계절이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공주의 산들을 소개한다.

ⓒ공주시


ⓒ공주시

연미산
이름처럼 산의 꼬리가 제비꼬리를 꼭 닮았다. 공주 시가지 서쪽에 위치한 연미산은 높이가 192m 밖에 되지 않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공주시 시가지 전경과 금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오를 수 있으며 나무가 울창해 힐링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쌍신들과 치마산, 금강 건너 곰나루까지 한눈에 담기며 등산길 중간 중간에도 전망대가 있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시가지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연미산의 가장 큰 매력은 등산로 주변에 자리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이다. 2006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행사가 열렸던 곳으로 당시 선보였던 작품들이 숲속 곳곳에 설치돼 있어 보물찾기 하듯 관람을 즐길 수 있다. 등산과 전시 관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공주 시민들에게는 훌륭한 휴식처로, 관광객들에게는 공주를 대표하는 여행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


ⓒ공주시

태화산
태화산은 공주시 사곡면과 신풍면, 유구읍에 걸쳐 있는 높이 416m의 산이다. 천년고찰인 마곡사를 품은 산으로 유명하지만 마곡사를 방문할 계획이 없더라도 한 번쯤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등산로가 완만하고 전 구간에 적송림이 우거져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산행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고즈넉한 마곡사의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에 창건됐으며 대웅보전, 대광보전, 영산전, 오층 석탑, 범종, 청동향로 등 수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태화산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마곡사의 해탈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 대원암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 정상에 오르면 근처의 칠갑산과 무성산을 가깝게 마주할 수 있으며, 저 멀리 계룡산 국립공원과 공주 시내가 펼쳐진다.
공주시 사곡면 생골길 32-87



ⓒ공주시

계룡산
우리나라 대표 명산이자 영산으로 꼽히는 계룡산. 900m에 달하는 높이와 험난한 산세로 유명하지만 화강암의 차별침식이 만든 자연 성릉이 수려해 등산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계룡’이라는 이름은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 자연 관찰로를 따라 산을 오를 수 있는데 다양한 야생화는 물론, 계룡 8경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계룡산을 찾아갈 땐 차는 두고 가는 편이 좋다. 공주 내 아담하고 푸근한 여느 산들과 달리, 계룡산은 돌산인데다 경사가 가팔라 목적지에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계룡산 등산이 시작되는 동학사 입구 길은 편안한 숲길로 이뤄져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이나 데이트를 위해 찾은 커플이 간단한 산책을 즐기곤 한다. 계룡산에도 유명한 사찰이 있는데, 신라 성덕왕 23년에 지어졌다고 알려진 동학사다. 조선 세조 3년부터 단종, 안평대군, 사육신 등의 제사를 지낸 곳이다. 계룡산에는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지만 대부분 돌계단과 바위로 이뤄져 있어 초보자나 노약자에겐 쉽지 않은 코스들이다. 그럼에도 동학사와 가을의 정취를 두루 누리고 싶다면 동학사에서 남매탑과 삼불봉고개를 지나 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로 이어지는 코스를 추천한다. 편도 약 5km로 쉼 없이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금잔디고개부터는 줄곧 내리막이라 등산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공주시 반포면 동학사1로 327-6



ⓒ공주시

청벽산
금강과 맞닿아 있는 사면이 병풍처럼 큰 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청벽’ 또는 ‘창벽’이라 이름 붙은 산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이 절벽은 폭 100m, 높이 25m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지질 구조선을 따라 유로가 변경된 금강의 침식으로 형성됐다. 청벽산 절벽의 수려한 모습은 조선 시대에도 유명했다. 조선의 문장가인 서거정이 그의 시에서 중국에는 적벽이 있다면 조선에는 창벽이 있다고 극찬한 것. 산의 높이는 277m로 높진 않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낙조와 야경이 아름다워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해 질 무렵 청벽산 정상에 서면 굽이치는 금강과 그 뒤로 펼쳐지는 붉은 낙조, 화려한 빛을 뿜는 청벽대교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강 건너에는 장군산과 무학봉이, 남쪽에는 계룡산의 능선이 펼쳐져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공주시 반포면 마암리 산4-4


ⓒ공주시

월성산
높이는 314m의 월성산은 ‘봉우재’라는 이름도 함께 갖고 있다. 월성산을 검색하면 추천 검색어 상단에 ‘봉수대’가 뜰 만큼 봉수대로 유명한 곳이다. 월성산의 봉수대는 조선시대에 축조됐으며 당시 서울과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수단이었다. 전라도에서 올라오는 봉화를 처음 받아 정안면 고등산 봉수대로 연결하는 역할로, 삼남지방에서 서울과 통신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봉수대는 가로 33m, 세로 13m로 긴 타원형이며 둘레는 80m에 이른다. 2002년 유엔이 정한 ‘세계 산의 해’를 기념해 도시 숲으로 조성한 이후 공산성과 함께 공주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서북쪽 산기슭에는 백제시대 절터인 공주 수원사지水源寺址가 있고, 동쪽과 남쪽에는 여러 고분군이 분포해 있다. 2003년에는 독특한 형태로 주목받은 백제토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월성산은 두리봉, 주미산과 함께 공주시를 둘러싸고 있어 공주시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으로도 유명하다.
공주시 신기동길 149-21


ⓒ공주시

주미산
공주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가 381m이다. 국내 일부 산들은 풍수지리학적인 관점에서 형태나 형세에 따라 이름 지어졌 는데, 주미산도 그중 하나다. 공주의 지형이 배를 닮았으며 주미산은 그 배의 꼬리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월성산과 함께 공주시를 둘러싸고 있어 공주시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등산을 하다 보면 역사적인 장소와 유물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동학농민운동의 격전지였던 우금치가 있으며 산 중턱에는 충남기념물 제38호인 공주 주미사지가 자리하고 있다. 공주 주미사지는 작은 분지 일대의 절터로 서혈사지, 남혈사지와 같은 석굴사원의 자리라 추측되며 출토유물로 보아 삼국시대 백제의 사찰터로 추정되고 있다. 주미산은 공주 캠핑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산중턱에 캠핑장이 마련돼 있는데, 주변이 온통 숲이라 자연의 품속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주시 금학동 산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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