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호텔, 울릉크루즈
떠다니는 호텔, 울릉크루즈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2.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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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울릉도는 날씨가 허락해야 갈 수 있다던 이야기도 옛말이 되었다. 궂은 날이면 주민과 관광객의 발을 묶어놓던 애석한 파도를 이겨낸 울릉크루즈가 등장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울릉도의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복지는 안정적인 해상 교통이다. 한반도와 울릉도를 오가려면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일반 여객선은 조금만 기상이 좋지 않아도 운항이 어려워 결항이 잦은 편. 특히 여름이나 겨울이면 휴가철임에도 불구, 울릉도 여행은 더욱 힘들어진다. ‘신비의 섬’이라는 울릉도의 별칭은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광객이야 불편한 여행으로 그치겠지만 주민들의 사정은 다르다. 물자를 들여오거나 큰 병원을 찾아야 하는 등 불가피하게 육지로 나가야 할 때도 꼼짝없이 고립되고 마는 것이다. 한겨울에는 유독 적설량이 많아 미리 육지로 나가 한 계절을 보내고 돌아오기도 한다.


울릉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 최근 개운하게 해결됐다.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항구가 준공되면서 울릉크루즈가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2만 톤급 정기 대형 여객선 <뉴시다오펄 호>를 운항하기 시작한 것. 수시로 끊겼던 교통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었으며 겨울철 울릉도 관광도 편리해졌다. 뉴시다오펄 호는 원래 군산과 중국을 오가던 여객선으로 1200명의 승객과 화물 218TEU(1TEU = 20피트 컨 테이너 하나)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여객선이다. 시속 37km로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긴 운항이지만 대형 여객선인 만큼 울릉도 여행의 첫 번째 걱정거리였던 뱃멀미도 거의 없다. 2021년 9월 첫 취항 이후 울릉도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다. 2021년 10월의 울릉도 관광객은 4만9209명으로 2012년 5만3967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으며, 11월 관광객은 2020년 같은 달보다 175% 증가했다. 여행이 가장 어려웠던 12월 관광객은 2020년 같은 달보다 330%나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증가율이다.


크루즈 여행에서는 반나절을 배에 머물러야 하는 만큼 편안함도 중요하다. 뉴시다오펄 호에 들어서는 순간 널찍한 로비와 다양한 편의 시설에 호텔을 방문한 듯한 착각이 든다. 시스템도 호텔과 비슷하다. 미리 받아둔 티켓을 프런트에 내면 배정받은 객실 키를 받을 수 있다. 객실은 2인실부터 10인실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으며 스위트룸도 마련돼 있다. 요금은 6만6500원부터 객실타입에 따라 조금씩 올라가며 울릉도민은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객실 내부는 푹신한 침대와 냉장고, 협탁, 수납공간 등 비즈니스호텔처럼 깔끔하고 간결하게 구성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각 객실마다 마련돼 있어 편리하다.


편의시설도 꼼꼼하게 갖췄다.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넓은 식당, 간식거리와 편의 용품을 판매하는 편의점 등 꼭 필요한 시설부터 바다가 내다보이는 라운지 카페, 베이커리, 노래방, 안마실, 펫 존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오랜 시간 머물러도 불편함이 없다. 식당 안쪽에는 공연장이 마련돼 있는데, 저녁이면 가수가 신나는 공연을 펼쳐 심심함을 달래준다. 뉴시다오펄 호의 하이라이트는 선상에서 맞는 일출이다. 해가 뜰 무렵이 되면 하늘과 망망대해가 붉게 타오르기 시작해 장관을 이룬다. 이른 시간부터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니 명당을 차지하고 싶다면 서두르는 편이 좋다.

울릉도 여행은 이동시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여정 또한 여행의 일부가 된다. 완벽한 여행을 꿈꾼다면 크루즈를 이용해 사계절 내내 안전하고 편안한 여정을 완성해 보자.

문의
ulcruise.co.kr
1533-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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