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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품으로
울릉도의 품으로
  • 신은정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2.07.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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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전 석포 길

그 옛날 울릉도 주민들이 삶을 지고 오르던 내수전 석포 길. 이제는 트레킹 명소가 되어 울릉도의 자연을 품은 길로 사랑받고 있다.

내수전 석포 길은 울릉도 역사의 증거다. 도로가 나기 전 북면 천부리 주민들이 울릉읍 도동리로 넘어올 때 다니던 길로, 관광객을 위해 새로 만든 길이 아니라 과거부터 울릉도 주민들이 삶에 함께하던 길을 재정비한 곳이다. 울릉도 주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생태길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내수전 옛길이라고도 부른다.

내수전 석포 길은 내수전전망대의 초입에서 석포마을까지 이어진다. 작은 계곡과 우거진 나무들이 원시림과도 같은 분위기를 풍겨 지루할 틈이 없다. 울릉도의 식생을 마주하며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와 벤치에서 먼 곳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위험한 구간은 데크로 다듬어져 있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길도 좁지 않고 혼자 걷기에는 비교적 폭이 여유로운 편이라 산악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도 좋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바다가 엿보이고, 전망대에서는 죽도와 관음도까지 감상할 수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원시림 같은 흙길을 밟으며 자연 풍경을 여유롭게 누리기로 했다.

내수전 석포 길을 걸으려면 내수전일출전망대 입구를 찾아야 한다. 내수전전망대는 우리나라에서 독도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일출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른 시간에 일출과 어화를 보러 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조명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낮밤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놓치고 갈 수는 없는 법. 입구에서부터 오르막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꼭대기에 있는 내수전전망대에 도착한다. 트레킹에 나서기 전 전망대에 올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울릉도의 동쪽 바다를 눈에 담아본다. 충분히 경치를 누린 후, 전망대에 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트레킹에 나선다. 내수전 석포 길의 입구에는 울릉숲길을 그려둔 종합안내판이 보인다.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숲길로 들어선다.

발이 닿는 길을 제외하고는 식물이 빼곡하게 이곳을 채우고 있다. 희귀식물이 많은 울릉도의 식생을 감상하기에 제격. 길옆으로 눈개승마와 일색고사리, 공작고사리, 고비 등의 양치식물이 겨울이면 울릉도를 채우는 눈처럼 소복이 덮여있다. 기상이변으로 육지에서는 사라지고 울릉도에만 남은 너도밤나무도 모습을 드러낸다. 너도밤나무의 이름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울릉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할 때, 산신령이 밤나무 100그루를 심으라고 했으나 99그루밖에 심지 못했다. 그때 옆에 있던 너도밤나무가 산신령에게 ‘나도 밤나무요’라고 말하자 산신령이 ‘너도밤나무가 맞느냐’라고 물었다. 그 이후로 너도밤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는 설화. 때문인지 태하령에 밤나무는 사라졌지만, 너도밤나무가 숲을 이루고 살고 있다.

목이 타기 시작할 때쯤,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를 만났다. 전망대에 오르자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 사이로 죽도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죽도는 와달리 해변에서 2km 떨어진 해중에 위치한 섬으로 산세가 가파른 울릉도와는 달리 평탄한 편이다. 하천도 없고 식수도 없어서 빗물을 받아 사용한다고 한다. 개척 당시 대나무가 온 섬에 꽉 차 있어서 대나무가 많은 섬이란 뜻으로 대섬, 즉 죽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데크에서 내려와 길을 건너며 죽도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다. 희미하게 닿는 죽도를 뒤로 한 채 가벼운 트레킹을 마치고 길을 다시 되돌아온다.


험난한 지형에 길을 뚫기가 어려워 울릉도 일주도로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개통되었던 내수전~석포 구간. 길이 없던 그 시절에 북면 주민들이 삶을 지고 올랐던 이 길. 도로가 생기자 이 길의 쓸모는 바뀌었지만, 울릉도는 그 기억을 품고 새로운 이들을 초대한다.


가볍게 걷기 좋은 울릉도 트레킹 코스
울릉도에는 내수전 석포 길 외에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행남 해안길
SPOT 행남등대, 촛대바위
소요시간 1시간 30분
울릉도 동쪽 해안을 따라 조성된 행남 해안길은 도동항에서 저동항 촛대바위에 이르는 구간이다. 입도항인 도동항에서 출발하는 길이라 접근성이 좋으며, 울릉도 바다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해안길로 관광객이 늘 붐비는 곳이다.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 해안길 중 하나로 선정됐다.

대풍감 코스
SPOT 태하등대, 황토굴
소요시간 30분
울릉도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가지고 있다는 대풍감 근방을 거니는 코스. 황토굴에서 시작해 대풍감 정상에 있는 태하등대까지 걸을 수 있다. 울릉도 트레킹 코스 중에서는 난이도가 가장 낮은 길로 남녀노소 걷기 좋다. 투명한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함께 있어 산과 바다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대풍감 정상에서는 북면의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양-옥천길
SPOT 남양마을, 통구미마을, 신리마을
소요시간 2시간 30분
남양마을과 통구미마을을 잇는 통구미터널이 개통되기 이전까지 울릉도 순환도로로 사용된 길이다. 대부분 시멘트 길로 되어 있어서 흙길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길이다. 울릉도의 남쪽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

함께 하면 좋은 아이템
<그레고리> 스타우트 35 백팩
데일리하이킹, 가벼운 트레킹에 함께하기 좋은 백팩. 경량 프레임은 힙 벨트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하중을 보다 편하게 분배해 짐이 무거워도 한 곳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는다. 마찰이 자주 발생하는 제품 하단부는 마모를 예방하는 이중 레이어로 마감해 트레킹 중 어디에 내려두어도 걱정이 덜하다. 2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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