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부름 따라 고창 자연 여행
계절의 부름 따라 고창 자연 여행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2.05.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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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자연 명소

아늑한 햇살 아래, 청보리밭엔 싱그러운 초록빛 망울이 터져 오르고 샛노랗게 익은 유채꽃은 봄바람에 몸을 맡긴 채 너울거린다.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5월의 고창을 만났다.

보리나라 학원농장
고창이 청보리밭 명소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학원농장의 공이 크다. 무려 15만 평에 달하는 넓은 들녘을 보리만으로 일군, 보기 드문 대농원이기 때문이다. 봄이 완연한 4~5월이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농장이 온통 청보리로 물결치는데, 마치 초록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아늑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약간의 경사가 있어 입구에서 바라 보면 마치 청보리밭이 하늘에 닿아있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시즌에는 청보리밭을 더욱 다채롭게 누릴 수 있는 ‘청보리밭 축제’도 개최된다. 보리밭 사잇길 걷기, 보리피리 만들어 불기, 포토존에서 사진 찍기, 농산물 전시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다. 보리가 자라지 않는 8~10월 사이에는 하얀색 물결이 일렁이는 메밀밭이 펼쳐져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라북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4

맹종죽림
전북 고창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고창읍성에는 신비로운 자연 명소가 숨어 있다. 대나무를 감싸 안 듯 빙빙 둘러싼 소나무가 있는 맹종죽림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 성곽이 시작되는 지점이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출발해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도착 지점에 다다를 때 즈음 대나무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야가 탁 트인 성곽 위를 걷다 사방을 차단하듯 하늘 높이 솟은 대나무숲으로 들어서니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바깥소리마저 새어 들어오지 못하는 빽빽한 대나무숲의 품은 신비로운 기분과 함께 묘한 안정감을 준다. 홀린 듯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가면 맹종죽림의 마스코트인 ‘대나무를 감싸 안은 소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나무숲은 햇빛이 잘 들지 않고 대나무 뿌리의 번식력이 강해 다른 식물이 성장하기 어려운데, 잔가지를 모두 버리고 대나무에 의지해 하늘 높이 자란 소나무가 기특해 보이기까지 한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125-9

동호해수욕장
1967년 개장한 해수욕장으로 전북에서 변산해수욕장 다음으로 꼽히는 여름 피서지다. 약 4km의 넓고 고운 백사장과 얕은 수심을 갖추고 있어 여름철이면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로 북적인다. 백사장 뒤편으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천연 그늘과 시원한 바람을 제공해 더위를 피해 쉬어가기도 좋다. 이 숲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가 아름다워 해넘이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소나무 숲 위 언덕에는 이 마을의 유일한 해신당이 있는데, 해마다 어민들이 풍어를 기원하며 제사를 올린다. 동호해수욕장의 해수는 염도가 높은 편이라 피부병 및 신경통 환자들이 모래찜을 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해수욕장 앞, 칠산바다는 어종이 풍부해 낚시꾼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전북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

ⓒ한국관광공사

동림저수지
고창에서 가장 큰 습지인 동림저수지는 대규모 인공 호수이지만 호소 습지(물이 가두어져 만들어진 습지)와 하도 습지(강이나 하천 물길에 생성된 습지)가 함께 조성돼 독특한 습지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겨울이면 철새가 무리를 지어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을 수놓는 장관이 펼쳐져 사진작가들의 촬영 명소로 꼽힌다. 멸종 위기 동물인 수달이 발견될 만큼 때 묻지 않은 청정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생태문화 탐방로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운곡람사르습지와 함께 야생동식물 보호구역 및 유네스코 고창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 꼽힌다. 저수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감상 스폿이 여럿 있지만 저수지 둑이 있는 북쪽 끝, 동림 마을로 진입하는 곳이 가장 유명하다.
전북 고창군 성내면 신성리

병바위
고창읍에서 주진천을 따라 선운산도립공원을 향해 달리다 보면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바위산과 바위산에서 떨어져 나온 듯 덩그러니 놓인 바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홀로 선운산을 향해 서 있는 이 바위가 병바위이고, 그 주변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바위가 소반바위와 전좌바위다. 병바위라는 이름은 소반바위에 신선이 앉아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 상을 발로 찼는데, 술병이 거꾸로 떨어져 바닥에 꽂혔다는 전설에서 따왔다. 병바위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주변 바위와 달리 구멍이 숭숭 나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무려 1억 5천만 년 전부터 화산활동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생긴 구멍이다. 덕분에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 명소와 국가산림문화자산이 됐으며, 비교적 최근인 2021년 12월 6일 국가명승으로 지정됐다. 전좌바위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중턱에 새집처럼 자리한 두암초당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선운산 생태숲
고창의 대표적인 여행 명소인 선운산 일대에 조성된 숲. 선운산에 자생하는 고유 수종 보호와 생태계 보존 및 자연적 천이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환경 교육장이다. 총 면적이 53만m²에 달하는 부지에 생태숲 복원 지구, 학습 지구, 연못 지구 등이 구성돼 있다. 생태숲 복원 지구에는 너른 느티나무 휴게소와 자생 수목 군락지, 소나무 군락지, 서어나무 군락지, 동백나무 군락지 등이 있어 자연의 품 안에서 여유롭게 쉬어가기 좋다. 학습지구는 건생초지원, 팔도숲, 야외 스탠드 등 생태 교육장 시설을 꼼꼼하게 갖추고 있다. 선운산 생태숲의 꽃인 연못 지구는 습생초지원, 복분자 비교원, 생태 연못 및 습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생태 연못 및 습지에는 연못 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다양한 어류를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중간중간에 먹이가 마련돼 있어 먹이주기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394-28

ⓒ고창군

방장산
고창 제일의 영봉으로 무등산, 지리산과 함께 호남 지역의 삼신산으로 추앙받는 곳이다. 전북 고창과 정읍, 전남 장성 등 세 행정구역에 걸쳐있어 세 도시는 물론, 부안 부근의 변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산 자체의 고도는 734m로 그다지 높진 않지만 봉우리가 많고 경사가 심해 등산 전에 단단히 채비해야 한다. 방장산은 세 개의 계곡이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서쪽 기슭의 용추폭포가 흐르는 용추골이 제일이다. 깊은 수심과 가파른 협곡 덕분에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정상에 오른 후 내리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창 고개에 이르는데, 북쪽이 용추폭포로 향하는 길이고 남쪽이 장성군으로 향하는 길이다. 방문산과 능선이 연결돼 있어 여유가 된다면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방장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에 고창고개에서 왼쪽으로 돌아 편백나무 숲을 지나면 효율적으로 두 산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석정리

ⓒ고창군


구시포해수욕장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뒤로 해가 넘어가는 일몰 풍경이 장관인 곳. 인근에 자리한 동호해수욕장과 함께 낮에는 피서지로, 해질 무렵엔 저녁노을로 유명하다. 바다 한가운데 까막 섬이라 불리는 섬 하나가 덩그러니 떠 있는데, 그 뒤로 떨어지는 붉은 해가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동호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넓고 고운 모래사장, 빽빽한 송림, 완만한 경사도를 갖춘 최적의 피서지기도 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백사장 남쪽, 정유재란 때 주민들과 비둘기 떼가 피신했다고 전해지는 천연동굴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는 것. 해수욕장 옆 방파제는 농어를 비롯해 돔, 망둥어, 은빛 갈치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의 핫플레이스로 사랑받고 있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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