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보물을 찾아 구석구석 삼척 여행
숨겨진 보물을 찾아 구석구석 삼척 여행
  • 고아라 | 정영찬
  • 승인 2022.04.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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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의 흥미로운 이야기들

하늘 아래 태백, 그 아래 넓은 바다가 있는 삼척. 슬쩍 봐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도시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흥미로운 풍경이 가득하다.

벽 너머엔 나릿골 감성마을
삼척항이 호황기이던 때 어부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나릿골이라는 예쁜 이름은 정라항영진안과 벽 너머 사이에 있는 골짜기에 나루가 있어 붙여졌다. 해안도로 옆, 언덕 위를 수놓듯 아담한 집들이 색색의 얼굴을 빼꼼 내밀고 옹기종기 모여 있어 아기자기한 풍경이다. 이곳의 집들은 대부분 본채와 마당, 골목의 구분이 없는 독특한 형태라 더욱 매력적이다. 또한 슬레이트 지붕, 시멘트 블록 담, 좁은 골목, 텃밭 등 1960~1970년대의 전형적인 어촌 산동네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해안도로 개설과 쏠비치 개장으로 삼척 관광객이 꾸준히 늘었으나 과거 삼척을 대표하는 항구였던 정라항은 도로와 환경 상태 모두 과거에 머물러 찾는 이가 드문 곳이었다. 삼척시는 나릿골에 스며 있는 삼척 어촌의 생활상과 정취를 관광 자원으로 삼아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가옥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진입로를 개선했으며 마을의 운치를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감상길을 조성한 것.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포토존도 설치했다. 이후 어촌 산골 마을의 삶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옛 가옥을 개조한 음식점, 전시관 등이 계속 생겨나면서 풍성한 관광 마을로 거듭났다.
강원 삼척시 나리골길36

ⓒ한국관광공사

신흥사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범일국사가 창건한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동해시 관내인 지흥동에 지흥사池興寺라는 절을 짓고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이후 여러 차례 중건·중수를 거쳐 조선 후기에 현 위치로 이전했다. 신흥사를 찾아가면 입구로 들어가기 전부터 감탄사가 연신 터진다. 너른 연꽃밭이 절을 감싸 안듯 펼쳐지기 때문이다. 한참을 머무르다 겨우 발길을 돌려 안으로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밭에 크고 작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신흥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 삼성각, 심검당, 설선당, 학소루, 일주문, 요사채 등이다. 그 사이에는 부도군과비, 삼존불상, 정화 등의 유물이 보존돼 있다. 이중 설선당과 심검당은 문화재자료 제108호로 지정된 보물이다. 대웅전 내부에는 6점의 정화가 있는데 건륭년간(1736-1795년)에 그린 것 5점, 철종 12년(1861)의 작품 1점이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양리길 220

죽서루
절벽 위에 우뚝 서 있어 근엄한 자태를 뽐내는 누정. 건물보다 높은 나무들이 주변을 둘러 싸고 있어 신비로운 모습이다. 낭떠러지 아래로는 맑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 운치를 더한다.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건물이며 유일하게 해안이 아닌 내륙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은 정면 7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지어졌으며 겹처마에 팔장지붕을 이고 있는 형태다. 1층에는 길이가 제각가인 17개의 기둥이 있는데, 반은 잘 다듬은 주춧돌 위에, 나머지 반은 자연석 위에 세워 독특하다. 기둥 사이에 벽이나 문이 없어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한다. 창건자와 창건 연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1266년(원종 7) 이승휴가 서루西樓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동안거사집』의 기록을 근거로 그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건축 양식에서 벗어나 천진하고 자연스럽게 지어진 건물로 사랑받고 있다. 1963년 보물 제213호로 지정됐으며, 누각 전면에 걸려 있는 ‘죽서루竹西樓’와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는 1711년(숙종 37) 삼척부사 이성조李聖肇의 글씨다.
강원 삼척시 죽서루길 37

ⓒ한국관광공사

강원종합박물관
동서양의 고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멋스러운 외관이 눈길을 끄는 곳. 2004년에 개관한 박물관으로 연면적 1만 2,321㎡, 대지면적 2만 5,266㎡의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 각국 유물 약 2만 점을 소장, 전시하고 있어 삼척 여행 필수 코스로 꼽힌다.
박물관 내에는 자연사 전시실, 도자기 전시실, 금속공예 전시실, 장서관, 세계종교 민속목공예전시실, 야외 석공예 전시장, 석동, 공룡 영상관, 실내 동굴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테마별로 유물이 알차게 전시돼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1층 자연사 전시실에는 국내 첫 울리 매머드 화석과 상아, 식물화석, 시조새, 바다나리, 대형 나무화석 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강원도의 크고 화려한 동굴을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만날 수 있다. 강원종합박물관 전시실 실내외에 석회동굴과 종유석, 석순, 석주, 유석, 석화 등을 전시한 것. 쾌적한 환경 속에서 동굴의 신비로움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강원남부로 3016

ⓒ한국관광공사

삼척세계동굴 엑스포타운
2002년에 열렸던 삼척세계동굴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어진 전시관. 동굴탐험관 동굴신비관 등 볼거리와 체험 시설로 이뤄져 있어 흥미롭다. 먼저 동물신비관은 흘러내리는 듯한 종유석을 형상화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내부는 동굴의 생성과정과 역사에 대해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마치 실제 동굴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 했으며 영화 속 동굴, 동굴의 미래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지루할 틈이 없다. 미개방 보호 동굴인 관음굴을 둘러볼 수 있는 아이맥스 영화와 동굴 가상 체험 코스가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동굴탐험관의 외관은 태양열 집광판으로 덮여 있는데 마치 박쥐가 날개를 펼친듯한 형상이다. 이곳에서는 세계의 7가지 동굴을 그대로 재현해 세계 유명 동굴들을 한 번에 탐사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삼척문화예술회관, 야외 공연장, 삼척 시립박물관, 삼척시 청소년수련관, 가람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다.
강원 삼척시 성남동 168-3

도경리역
1939년 신축해 2008년까지 무려 70년 동안 삼척 주민들의 발이 되어 주던 역이다. 지금은 모든 여객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폐역이지만 현존하는 영동선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서 그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등록 문화재 제298호로 지정됐다. 건물을 비롯해 내부시설을 그대로 보존하고 관리해 근대 산업과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삼척 여행자들에게는 아기자기한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도경리역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전형적인 작은 목조 건물로 주 지붕 역시 일본식 기와 형태다. 철로변 쪽 구성도 흥미롭다. 주 지붕에 직교형 박공지붕이 겹치고 그 아래 역무실이 자리한다. 좌측으로는 캐노피가 역사 건물의 몸통을 넘어 길게 설치돼 있는데, 다른 간이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역이 마을 안에 자리해 언뜻 보면 민가 중 하나로 보이기도 한다.
강원 삼척시 도경북길 126

ⓒ한국관광공사

공양왕릉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고개를 넘으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 옆에는 낮은 야산에 봉긋한 무덤 몇 개가 눈에 띈다. 삼척의 대표적인 역사 명소, 공양왕릉이다. 1995년 9월 18일 강원도 기념물 제71호로 지정된 이곳은 모두 4기의 무덤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앞에 있는 것이 공양왕의 무덤이다. 공양왕은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면서 폐위된 왕으로, 삼척으로 간 뒤 이성계가 보낸 자객에게 교살당했다. 공양왕릉을 찾아가는 길에는 화려한 표지판이나 장식이 없지만 능 자체는 일반적인 무덤보다 월등한 크기를 자랑한다. 능의 지름만 13m이며, 능 앞에는 길이 107m, 너비 62m의 상석이 세워져 있다.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에도 공양왕릉이 있는데 어느 곳에 공양왕이 묻힌 지는 확실치 않다. 공양왕이 삼척에서 죽어 묻혔다가 태종 때 고양으로 이전하고 봉분을 그대로 남겨두었다는 추측과, 공양왕을 죽인 관리들이 목을 잘라 상부에 보낸 뒤 고양에 묻고 몸은 삼척에 남겨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178

맹방 벚꽃길
맹방 해수욕장 근처, 삼척 시내에서 울진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를 지나다 보면 연분홍빛 터널이 차들을 맞이하는 구간을 만날 수 있다. 7번 국도 도로변을 따라 벚나무가 늘어서 해마다 4월이면 환상적인 벚꽃 터널을 만드는 것. 황홀한 벚꽃의 향연은 삼척시 남쪽의 한치재를 넘어 근덕면으로 들어선 후, 맹방해수욕장 입구를 지나 교가리 삼척전자공업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약 4km 구간 동안 계속된다. 이곳의 벚꽃은 4월 중순에 만개하지만 바닷가와 인접해있어 그 시기에 찾아오는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가면 금세 지고 만다. 찰나 같은 아름다운 순간을 붙들기 위해 여행자들이 4월 10~20일 사이에 바짝 몰려온다. 그 옆으로는 샛노란 유채밭이 멋진 조화를 이루어 함께 구경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였으나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잠시 밭을 엎어 두었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한재밑)~교가리(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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