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이야기를 찾아, 삼척 자연 여행
신비로운 이야기를 찾아, 삼척 자연 여행
  • 고아라 | 정영찬
  • 승인 2022.03.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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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황홀한 자태의 기암괴석과 거대한 석회암으로 뒤덮인 동굴, 봄 하늘과 닮은 싱그러운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해변까지, 삼척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무건리 이끼폭포
첩첩산중 육백산의 능선을 따라 두리봉과 삿갓봉 사이를 가로지르는 3단 폭포다. 석회암 암벽 위를 짙은 초록색 이끼가 뒤덮어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 대한민국 3대 이끼폭포로 꼽힌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호랑이가 자주 출몰할 정도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숲속에 숨어 있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비경이 세상에 드러나자 단숨에 삼척 대표 여행 명소로 등극했다. 특히 여름이면 마치 초록색 융단을 덮은 듯이 부드러운 이끼가 바위 위를 수놓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더불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덕에 에어컨이 따로 필요 없다. 폭포 아래에는 세찬 물줄기에 의해 형성된 폭호(폭포 아래 파인 웅덩이)가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끼폭포에는 땡비알굴, 무건굴, 큰개울굴, 용소굴 등 다양한 석회동굴이 모여 있지만 자연 보호를 위해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다.
강원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산 86-1

ⓒ한국관광공사

환선굴
삼척 대이리는 거대한 석회동굴 지대로 환선굴과 더불어 대금굴, 관음굴, 양터목세굴, 덕밭세굴, 제암풍혈, 큰재세굴 등 크고 작은 7개의 동굴이 모여 있다. 그중 환선굴은 총 길이가 6.2km에 달하며 화려하고 다양한 석회를 볼 수 있어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됐다. 환선굴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한 여인이 촛대바위 근처에서 자주 목욕을 즐겼는데, 사람들이 몰려오자 여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바위가 굴러 내려왔으며 물은 모두 말라버렸다는 이야기다.
환선굴은 해발 500m 지점에 자리해 주차장에서부터 40여 분을 등산해야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출발지에서는 막막한 기분이 들지만 덕항산, 촛대봉, 지극산 등 수려한 자연 경관이 펼쳐져 감상하다 보면 금세 입구에 닿는다. 높이 10m, 폭 14m의 거대한 동굴 입구로 들어서면 기괴한 듯 아름다운 장면이 끊임없이 펼쳐져 발걸음을 재촉한다. 종유석군과 2차 생성물들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으며 중앙광장에 닿으면 마리아상, 종유폭포, 만리장성 등 다양한 볼거리도 발견할 수 있다.
강원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

초곡 촛대바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고향으로 알려진 초곡 마을은 작은 어촌 마을이지만 볼거리가 다양해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황영조의 웅장한 동상이 세워진 기념공원을 지나 아담하고 아늑한 포구를 거쳐 해안길로 향하면 거대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해안절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삼척 해양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궁촌 해변과 어촌 체험 마을로 알려진 장호항 사이에 자리한 촛대바위다. 훌륭한 비경을 자랑하지만 군사 지역이기 때문에 한동안 장호항에서 배를 타고 멀리서 감상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19년 해안 절벽을 따라 데크를 설치하면서부터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이중 촛대바위는 가늘고 길게 솟아오른 신비한 형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해의 추암 촛대바위와 닮은 모습이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추암 촛대 바위와 달리 베일에 싸여있던 탓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4

덕봉산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에 자리한 아담한 산이다. 지금이야 덕산 해변과 육로로 연결되어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그전에는 바다 위에 떠 있어 섬 형태를 한 독특한 산이었다. 과거 <해동여지도>와 <대동여지도>에도 섬으로 묘사돼 있으며 '덕산'이라 적혀있다. 다리를 통해 육로와 연결한 것이 아닌, 육지로부터 돌출 성장하여 가까운 섬에 연결된 사주인 ‘육계사주’다. 산 모양이 물더덩(물독의 방언)을 닮아 ‘더멍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해발고도가 54m밖에 되지 않고 사방이 바다다 보니 전망이 좋아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다. 삼척의 자연 명소 대부분이 그러하듯 덕봉산에도 재밌는 설화가 있다. 옛날 강원도 양양으로부터 삼형제산이 떠내려 왔다가 하나는 덕봉산, 둘째는 원덕읍 해망산, 막내가 울진비래봉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

ⓒ한국관광공사

대금굴
크고 작은 굴이 모여 있는 대이리 동굴 지대는 원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에 불과했다. 환선굴 일부가 관광지로 개방되면서 주변 동굴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중 대금굴은 7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6년 개방된 동굴이다. 주변 여러 개의 동굴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어 ‘동굴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한다. 높은 인기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 현장에서 바로 입장할 수 없고, 삼척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자연 보호를 위해 하루 18회, 1회당 40명 이내로 입장할 수 있다. 관람하기까지의 과정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수억 년의 세월이 빚어온 신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어 인기는 여전하다.
대금굴의 하이라이트는 높이 8m에 이르는 폭포다. 동굴 내부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웅장한 폭포에 자연스레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폭포가 만들어낸 깊은 호수와 계곡, 주변을 둘러싼 황금빛 종유석과 석순은 현실감이 없는 신비로운 풍경을 이룬다.
강원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

ⓒ한국관광공사

삼척 장미공원
2014년 개장한 장미 테마 공원. 오십천 일대에 8만5천㎡ 규모로 조성됐으며 총 218종 13만 그루, 1천만 송이의 장미가 공원을 빼곡하게 수놓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량을 가진 공원으로 서울대공원의 장미 2만 3천 그루보다 6배 많으며 해외 장미 정원 중 가장 규모가 큰 독일 장거 하우젠 유로파 장미 정원보다는 약 3배 많다. 낮에 방문하면 따사로운 햇볕 아래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듯 끝없이 펼쳐진 장미가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며, 밤에는 색색의 조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원 곳곳에는 장미꽃 군락 사이로 산책로와 포토존을 비롯한 장미터널, 바닥분수 등이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이외에도 잔디광장, 맨발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자전거도로 등 각종 휴양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벼운 데이트 코스나 가족 나들이로도 제격이다.
장미꽃이 만발하는 매년 5월부터 6월까지는 장미축제도 열린다. 축제 기간에 방문하면 라이팅 쇼와 더불어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강원 삼척시 정상동 232

맹방해수욕장
넓고 긴 백사장과 저 멀리까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바닷물로 유명한 삼척의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800m이며 수심은 1m~1.5m로 얕아 여름 피서지로 인기가 많다. 인근 초당 동굴에서 흘러나온 마읍천의 맑은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담수욕도 즐길 수 있다. 백사장 뒤편에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해변을 감싸 안듯 자리해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다만 송림보호구역이라 야영은 금지돼 있으니 꼭 기억해두자. 해안생태탐방로가 있는 덕봉산과 은어 민물낚시 명소로 유명한 마읍천, 수려한 자연 경관을 품은 죽서루 등 삼척의 명소들이 모여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최근에는 K-POP 스타이자 인기 아이돌 그룹 ‘BTS’의 앨범 재킷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음나무
아담하고 한적한 궁촌리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나무다. 음나무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해 있으며 예로부터 마귀를 쫓는 구마용으로 마을에서 보호했다. 옛날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 나무로 노리개를 만들어 어린아이에게 채워 줬는데, 이것을 ‘음’이라고 하여 ‘음나무’라 불리게 됐다. 궁촌리의 음나무는 언뜻 보기에 평범한 나무처럼 보이지만 무려 1천여 년의 세월을 품은 보호수다. 높이 20m, 둘레 5.2m로 2.8m부터 두 갈래로 갈라진 형태가 특징. 궁촌리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 주변에 돌담을 쌓아 보호하고 있으며 금줄로 둘러싸 부정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오랜 세월 조상들로부터 관심과 보살핌 속에 자라왔기에 민속적 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음나무로서 천연기념물 제363호로 지정됐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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