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잎 향이 밀려오는 담양 자연 명소
댓잎 향이 밀려오는 담양 자연 명소
  • 고아라 | 정영찬
  • 승인 2022.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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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림자가 드리우는 호수와 감동적인 경치를 품은 정자, 빼곡한 나무에 둘러싸인 제방까지. 담양의 자연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 모든 그림 안에는 봄바람에 묻혀 댓잎 향기가 밀려온다. 과연 대나무의 도시, 담양이다.

드라마 단골 촬영지
대나무골 테마공원

담양에는 죽녹원 외에도 빽빽한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담양호를 중심으로 펼쳐진 대나무골 테마공원은 청정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인기다. 추월산과 고지산 골짜기, 부채처럼 펼쳐진 분지에 자리한 이곳은 약 30년간 기른 대나무가 주변을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어 자연의 품에 안긴 듯 아늑함마저 느껴진다. 봄이면 텃새들이 찾아와 알을 품는 서식지이기도 하다. 댓잎 향이 은은하게 맴도는 대밭 사잇길과 울창한 소나무가 감싸 안는 소나무 숲길이 잘 가꿔져 있어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 특히 대숲에는 야생 죽로차 나무가 있어 차도 맛볼 수 있다. 아름다운 경치 덕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잔디 운동장, 배구장, 족구장, 탁구장을 비롯해 숙소, 강당, 취사장, 샤워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머물다 가기도 좋다. 처음 방문하는 명소이지만 어딘가 익숙하다면 TV 탓일 확률이 크다. 각종 CF는 물론 KBS 드라마 <전설의 고향>, 영화 <흑수선>, <청풍명월>, MBC 드라마 <다모>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버내동길 148

ⓒ한국관광공사

낭만이 흐르는 산책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1970년대 가로수 조성 사업 당시 담양에 작은 묘목을 심었던 것이 10m를 훌쩍 넘기면서 전국 최고의 가로수길이 됐다. 지금이야 관광지가 되어 차량을 통제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국도였다. 차들은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이 길에서만큼은 속도를 늦췄다. 메타세쿼이아가 초록빛 동굴을 만들어 황홀경을 선사하니 여유를 부려도 뭐라 하는 이가 없던 것이다. 지난 2000년 메타세쿼이아 길을 뚫고 고속도로가 건설될 계획이 세워지며 위기에 처했으나 마을 사람들의 강한 반발로 노선이 비켜 갔다. 덕분에 메타세쿼이아 길은 지금까지 마을의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바로 옆에 고속도로도 생겼으니 학동리 앞 1.5km 구간은 아예 차량 통행을 금지했고 대신 나무 벤치와 오두막을 두어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봄에는 푸릇한 새싹, 여름에는 찬란한 녹색 잎, 가을에는 붉은빛 단풍, 겨울에는 가지 위로 소복이 쌓인 눈까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 1년 내내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명소다.
메타세쿼이아 길의 아름다운 풍경이 입소문을 타면서 영화와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과 각종 CF 등의 촬영지였으며, 특히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는 주인공 김상경이 택시를 타고 사방이 초록빛으로 가득한 이 길을 한가로이 달리며 더욱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633

ⓒ담양문화관광


호수가 품은 자연 쉼터
추월산

해발 731m의 추월산은 담양호를 사이에 두고 추월산을 바라보면 마치 물 위에 부처님이 옆으로 누워있는 듯한 형상이라 하여 ‘와불산’이라고도 불린다. 추월산은 전라남도 5대 명산 중 하나로 각종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예로부터 명산이라 불렸다. 빽빽한 수림과 기암괴석, 깎아지른 석벽으로 이뤄져 있어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덕분이기도 하다. 영산강의 원천지로 샘이 많으며 용연 제1, 2폭포를 품고 있다. 산 하부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노송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관광객들에게 쉼터가 되어준다. 하지만 역시 산의 진가는 정상에 올라야 발견할 수 있다. 발아래로 담양호와 그 주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 정상에서 약 65m 아래 지점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부인 이 씨가 순절했다고 전해지는 보리암이 자리하고 있다.
전북 순창군 북흥면 대방리

달도 쉬었다가는
호수 담양호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한 덕분에 오해하기 쉽지만 1976년에 완공된 거대한 인공 호수다. 제방 높이 46m, 길이 316m 저수량 6670만 톤에 달한다. 담양의 추월산과 용추봉을 거쳐 흘려보낸 물이 이곳에 정착하며 형성됐다. 넓고 잔잔한 호수 자체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호수를 둘러싸듯 추월산과 금 성산성, 가마골 등이 자리해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다. 물이 맑아 빙어, 메기, 가물치, 잉어, 향어 등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 낚시꾼들에게 도 인기가 많다. 특히 빙어는 전국의 어느 빙어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빼어난 맛을 자랑한다. 한겨울 눈 덮인 담양호에 얼음구멍을 파고 낚시를 하는데, 바로 건져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바삭바삭하게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만큼 주변으로 관광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캠핑장도 자리해 있다. 담양호 관광단지에는 산허리를 뚫은 터널을 통과하는 산간 호반 도로가 있는데, 담양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원래 모터보트와 수상 방갈로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지만 최근 상수원보호지구로 지정되면서 폐쇄됐다.
전남 담양군 용면 월계리

맑은 계곡이 흐르는 숲
가마골 생태공원

담양 가장 북쪽에 자리한 공원으로 읍내에서 20km 떨어져 있지만 국도로 이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가마골’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가마골에서 왼편으로 난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용추사에 다다를 때 즈음 가마터 하나가 나타나는데, 조선시대 용추사 전용 기와가마로 추정하고 있다. 가마골 생태공원이 유명 관광지로 거듭난 데에는 출렁다리의 역할이 크다. 영산강의 발원지인 용소와 산 사이에 걸친 다리인데 높이가 30m, 길이가 70m에 달한다. 출렁다리에 서면 산의 능선과 시원한 폭포수를 발아래 두고 감상할 수 있어 인증샷 명소로 꼽힌다. 가마골 생태공원의 등산로는 총 3개로 나눠진다. 1코스는 용소에서 시원정을 지나 신선봉, 용추사, 폭포를 거치는 2시간 코스, 2코스는 용소에서 시원정을 지나 출렁다리와 사령관계곡을 만난 후 다시 용소로 돌아오는 2시간 코스, 3코스는 계곡 물놀이장에서 신선대, 치재산, 정광사, 임도를 거쳐 신선봉에 이르는 2시간 코스다. 가마골 생태공원 관리사무소에서 10분 정도 올라 용연교를 건너면 1, 2코스의 시작점이자 커다란 물줄기를 뿜어내는 용소를 만날 수 있다.
전남 담양군 용면 용소길 261

수백 년을 품은 숲길
관방제림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의 독특한 이름은 ‘관官에서 조성한 숲’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1648년 조선 인조 때 성이성 부사가 수해 방지를 목적으로 영산강 일대에 제방을 쌓았고, 1854년 철종 5년에 황종림 부사가 이곳에 숲을 조성하며 완성됐다. 원래 담양읍 동정마을에서부터 담양읍 천변리 우시장까지 700여 그루의 나무로 이어져 있었으나 지금은 객사리의 공설 운동장까지만 숲이 온전하게 남아있다. 커다란 나무는 300~400년 전 성이성 부사가, 작은 나무는 황종림 부사가 심은 것이다. 나무는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등 종류가 다양한데, 느티나무와 비슷한 푸조 나무가 가장 많다. 여름에는 수해와 뜨거운 햇빛을, 겨울에는 찬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계절마다 수려한 풍 경까지 선사하니 주민들은 물론, 여행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관방제림이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한 향교교를 건너면 대나무가 울창한 죽녹원이 있고, 관방제림이 끝나는 지점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연결돼 한 번에 둘러보기 좋다.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7길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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