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시간, 전주 자연 여행
치유의 시간, 전주 자연 여행
  • 고아라
  • 승인 2022.02.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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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관광

버려진 하천에서 전주의 명물로
전주천
전라북도 전주시의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길이가 30km에 달한다. 만경강의 제1지류지만 1998년 전만 해도 콘크리트 제방과 주차장, 각종 생활하수, 폐수 등에 의해 몸살을 앓고 있는 4~5급수의 하천이었다. 수질오염이 심각해 생물은 거의 살 수 없을 정도였다. 전주시는 녹색환경도시 조성을 위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에 걸쳐 생태계 복원 사업을 전개했는데, 그 결과 1급수로 거듭났다. 주변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자연관찰시 설 등을 조성해 시민들과 맑고 아름다운 하천의 모습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쉬리, 갈겨니, 돌고기, 버들치, 붕어 등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의 보금자리가 됐다. 감동적이기까지 한 전주천의 변신은 한·중·일 79개 팀이 참여한 ‘강의 날’ 대회에서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복원시킨 모델로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전주 여행자들은 근처에 자리한 전주시 공용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전주천 자전거 투어를 즐긴다. 전주천의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 삼아 페달을 밟다 보면 전주천이 만경강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는 합수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옥들, 삼천 습지, 전주 치명자산 성지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한국관광공사


전북을 살찌우는 젖줄
만경강

완주에서 시작해 전주, 익산, 김제, 군산까지 장장 81.75km를 흘러 서해에 이르는 강이다. 전주 근교의 고산천과 소양천, 전주천, 삼천 등은 전부 만경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전주천은 만경강을 낳았고 만경강은 호남평야를 낳았다’는 말대로 전북을 풍요롭게 살찌우는 젖줄인 셈이다. 만경강의 발원지는 2001년까지 이름 없는 골짜기에 불과했지만 전북산사랑회 회원들이 만경강 유역 산줄기와 발원지를 찾아 ‘밤샘’이라 이름을 붙였다. 밤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밤티마을’에서 따온 이름이다. 만경강은 전북 북부 평야지대를 가로지르는 만큼 예로부터 중요한 역할을 도맡았다. 과거 견훤 왕이 백제 부흥을 꿈꾸며 해양교류의 통로로 이용했고, 여느 큰 강이 그렇듯 일대는 부흥지여서 상류부터 하류까지 산성과 사찰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 유적이 남아있다. 그중 전주에서 경상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화암사는 백제 목조 건축양식의 특성을 반영한 하앙(下仰) 지붕구조를 갖고 있는 유일한 조선시대 건축물로 유명하다. 수려한 자연경관 역시 만경강이 품은 재능 중 하나다. 겨울철이면 철새가 찾아와 강 유역을 물들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강원 평창군 진부면 진고개로 231

ⓒ전주문화관광

순교자들의 숨결이 깃든
승암산

전북 기념물인 천주교 순교자 묘가 자리해 ‘치명자산’이라고도 불린다. 치명자는 순교자의 옛말이다. 순조 원년(1801) 천주교 탄압 때 호남의 천주교 사도인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그의 아내, 장남 유중철(요한),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차남 유문철(요한), 제수 이육희, 조카 유주성(마태오) 등 7명이 순교했다. 처형 당시 교우들이 유항검의 고향인 제남리에 임시로 묻어두었다가, 1914년 전동성당 보두네 신부와 신자들이 이곳으로 옮겨 모셨다. 승암산에는 또 다른 명소가 숨어있다. 전북 유형문화재 제15호에 지정된 한벽당이 바로 그것. 승암산 기슭인 발머리의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인데, 아래로 계곡물이 부딪쳐 흰 옥처럼 부서지며 장관을 이룬다. 이름하여 ‘벽 옥한류’로 전주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산11

ⓒ한국관광공사

전주 시민들의 힐링 공간
덕진공원

덕진호 일대에 자리한 시민공원. 전주 시내 중심에 위치해 전주 시민들에겐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추억의 장소로 꼽힌다. 동쪽에 건지산, 서쪽에 가련산을 두고 있어 철마다 다른 매력으로 시민들은 물론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봄에는 수양버들과 벚꽃나무가 늘어서고, 5월이면 창포와 연꽃이 덕진연못의 수면을 가득 메운다. 특히 연꽃으로 뒤덮인 풍경은 전주 여행 버킷리스트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과거 철교였던 곳을 돌다리로 개조한 연화교를 건너면 연꽃밭 한가운데를 지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호반을 가로지르는 현수교의 모습도 놓치기 아쉬운 덕진공원의 명물이다. 공원 내에는 전주 이씨의 시조인 신라 사공 이한을 모신 조경단을 비롯해 취향정, 연지문, 연화정, 창포원, 벽진폭포 등이 있으며, 신석정, 김해강, 이철균, 백양촌 등 시인의 시비가 둘러서 있어 역사와 문학의 향기가 물씬하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니만큼 전주 시민 갤러리를 비롯해 음악 분수, 테니스코트 등 각종 문화·오락시설도 갖추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

ⓒ한국관광공사

겨울밤을 따스히 물들이는 낭만로드
아중호수

만수면적 26.05ha, 총 저수량 138만 8천㎡의 큰 저수지로 원래 아중저수지라 불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농업 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서의 역할이 퇴색되면서 기능을 잃었다가, 2018년 일대를 시민들의 쾌적한 삶터로 복원해 지금의 아중호수가 됐다. 호수 주변을 둘러싸듯 수상 데크길이 막힘없이 이어져 잔잔한 호수를 감상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 원형 산책로이기 때문에 어디서 출발하든 평온한 풍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산책로 중간에는 2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수상데크 광장이 있어 종종 공연이나 축제도 구경할 수 있다. 아중호수의 매력은 해가 지면 배가 된다. 산책로를 따라 설치된 조명에 은은한 불빛이 켜져 낭만적인 호수 야경을 즐길 수 있는데, 전주 야경 명소로 손꼽힐 정도다. 잔잔한 수면 위에 비추는 달빛도 장관을 이뤄 특히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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