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정선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 고아라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1.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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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풍경

첩첩산중 속 보물 같은 자연을 품은 정선. 구름이 양 떼처럼 펼쳐진 하늘과 때묻지 않은 말간 숲, 한 폭의 수묵화를 닮은 몽환적인 풍경까지, 당신을 위로해 줄 정선의 한 장면들.

아리랑의 고장
아우라지

웅장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평지와 맑고 잔잔한 물 덕에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본래 아우라지란 ‘두 갈래 물이 한데 모여 어우러지는 나루’라는 뜻인데, 국내 수많은 아우라지 중에서도 정선의 아우라지가 대표적이다. 정선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흘러오는 구절천과 임계에서 흘러오는 골지천이 만나 생겼다. 겉에서 보기엔 물이 얕고 잔잔하지만 나룻배를 타고 가운데로 나가면 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고 깊다. 장마철, 물이 불어나면 뱃사공이 뱃삯을 받고 사람을 실어 나른다. 독특한 점은 노를 젓어 나아가는 것이 아닌 줄을 당겨 나아가는 방식이라는 것. 예부터 나룻배는 강 건너편과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었으나 정선선 철도와 42번 국도가 개설되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지금은 ‘아우라지 줄배체험’을 통해 전통 줄배를 타고 아우라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강원 정선군 여량면 여량5리

대자연의 정취를 품은
덕산기 계곡

덕산기는 총연장 12km로 ‘뼝대’라 불리는 100m 이상의 층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숨겨진 신들의 아지트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비포장 자갈길과 에메랄드빛 계곡물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오지마을’이라 불리는 덕산기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의 손 때가 거의 묻지 않은 청정마을로 ‘숲속책방’, ‘덕산터 게스트하우스’ 등 잘 알려진 명소가 숨어있다. 대자연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울창한 낙엽송 지대와 바위 너래 지대로 이뤄져 있으며 맑고 깨끗한 계곡과 뼝대가 이루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다만, 물이 불어난 날에는 자갈길이 사라져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덕산기길 110

천상의 화원
만항재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 정선군 고한읍,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혈동이 만나는 지점에 만항재라는 고개가 자리한다. 봄, 여름, 가을마다 각각 다른 야생화로 옷을 갈아입고, 겨울이면 환상적인 설국이 펼쳐져 여행자의 발길을 끄는 곳. 특히 함박눈이 내리고 나면 순백의 풍경이 감탄을 자아내 ‘천상의 화원’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무엇보다도 해발 1340m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차량으로 오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다만, 워낙 고개가 높다 보니 정상으로 갈수록 지그재그 코스가 심해져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엔 접근하지 않는 편이 낫다.

강원 영월군 상동읍 함백산로 426

억새가 만든 비단길
민둥산

우리나라 대표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산. 해발 1119m의 민둥산 정상은 ‘억새산’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혀 있다. 정상에 오르는 구간 내내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지만 정상 부근에는 나무가 거의 없는 대신 사방으로 억새 군락지가 펼쳐진 것. 마치 끝없는 수평선을 보고 있는 듯하다. 유독 짙고 긴 억새가 만든 세상은 황홀하기까지 해 등산객을 불러 모으기 충분하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산세가 가파르지 않아 오르기도 쉽다. 억새가 많은 이유는 옛날, 산나물이 많이 자라게 하기 위해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강원 정선군 남면 무릉리

이야기가 가득한 동굴
화암동굴

국내 최초 테마형 동굴로 화암리에 위치해 있다. 노다지를 캐던 금광과 석회암 동굴이 함께 있어 볼거리가 다양한 곳.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역사의 장’을 테마로 꾸며진 구간을 만날 수 있다. 실제 금을 채광하던 곳으로, 금광맥을 발견하는 과정부터 채취까지 전 과정을 사람 모형을 통해 실감 나게 재현했다. 동굴 곳곳에 실제 금광맥이 남아있어 설치된 돋보기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어지는 구간은 ‘금맥따라 365’. 상부 갱도와 하부 갱도를 연결하는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의 웅장한 내부와 천장에 핀 석화를 감상할 수 있다. 계단을 모두 지나고 나면 도깨비를 테마로 한 구간이 등장한다. 어른부터 어린아이까지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한 테마파크다. 귀여운 도깨비 인형이 알록달록한 보석을 캐고 가공하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매표소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화암동굴 입구까지 들어갈 수 있으며 동굴 내부는 총 1.8km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강원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 산248

절벽을 굽이치는 물길
동강

강원도의 동강은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골지천으로부터 시작된다. 대관령에서 흘러내려온 송천과 아우라지에서 만나 조양강을 이루고, 조양강은 다시 나전리에서 오대천과 합류한다. 이 강은 정선 시내를 휘감아 흐른 뒤, 가리왕산의 회동계곡과 만나 몸집을 부풀린다. 정선읍 가수리에 이르러서는 동남천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부터 동강이 시작된다. 동강은 약 51km를 흐르며 영월을 지나 남한강이 되는데, 그중 가수리부터 약 21km에 이르는 구간이 정선의 동강이다. 정선의 동강이 유명한 까닭은 무려 4억 5천만년 전부터 형성된 석회암층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뼝대’라 불리는 경이로운 기암절벽과 이를 굽이치는 동강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병방치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가장 유명한 ‘밤섬’ 구간을 전망할 수 있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길 225

사진출처 김혜연

자연이 주는 힐링
가리왕산

우리나라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명산으로 꼽힐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산. 해발 1561m로 단풍나무, 잣나무 등 각종 수목이 울창하고 산삼을 비롯한 약초, 산나물이 풍부하다. 일대에 산들이 밀집해 있어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겹겹이 쌓인 산들이 수묵화처럼 아련하게 펼쳐진다. 맑은 날이면 저 멀리 동해바다까지 관망할 수 있다. 여름에 유독 여행자들이 몰리는 데에는 회동계곡의 역할이 크다. 맑고 깨끗한 물과 곱게 깔린 이끼, 바위의 조화가 비경을 이루기 때문. 주변에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어 통나무집에서 숙박하거나 캠핑 사이트에서 텐트를 치고 자연의 품에서 낭만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가리왕산로 707

금강산의 장엄함을 닮은
소금강

소금강은 물길을 따라 기암절벽이 늘어선 모습이 마치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려한 풍경으로 유명한 화암팔경 중 제6경에 속한다. 소금강에는 사모 관대바위, 쪽도리바위, 신선 삼 형제가 놀았다는 삼형제바위, 항상 독수리가 날아든다는 평화바위, 두꺼비 모양의 돌두꺼비바위 등 정교하고 장엄한 바위들이 모여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소금강 길을 지나다 보면 나무 데크로 지어진 쉼터 겸 전망대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 서면 기이한 뼝대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다. 계곡물이 얕고 깨끗해 여름이면 물놀이를 즐기기도 좋다.

강원 정선군 화암면 물운리 산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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