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 레터] 벌써 가을
[에디터스 레터] 벌써 가을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1.09.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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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196호 발행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아웃도어 편집부는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출퇴근의 수고가 없다지만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에 재택근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하루 종일 집에 들어앉아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에어컨을 틀고 있자니 ‘나 혼자 에너지 낭비하고 있구나’ 죄책감이 엄습했다. 계절이란 게 참 신기하다. 입추를 기점으로 거짓말처럼 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니 어느새 가을로 입장, 드디어 책의 계절이 돌아왔다.

에디터는 도서관을 좋아한다. 대학시절에는 학교 도서관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사회에 나오니 도서관 이용이 쉽지 않았다. 한 두 권이야 구입해서 읽는다지만 한 번 불이 붙으면 하루 한 권도 너끈한 에디터의 독서 라이프에서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산다는 게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다. 마침 이사 간 지역에 구립도서관이 있었다. 신세계다. 대학 도서관 만큼은 아니라도 꽤 방대한 책들을 구비해 놓고 있으니 웬만한 책은 사지 않아도 읽을 수 있었다.

수도권에 지역구마다 도서관이 자리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에디터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특정 지역구에는 도서관이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 각 지역구에는 도서관이 필수다. 각 동마다 규모 있는 도서관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작은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 이동 도서관 등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독서 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종이책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지만 오히려 개성 넘치는 서점, 책을 읽는 공간,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책방 등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작지만 소소한 공간들은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대형 서점 보다 취향과 감성이 담긴 공간을 찾아 나선 사람들, 그리고 그에 발맞춰 새로운 독서 문화를 전하는 공간들, 책과 만난 공간이 개성과 창의성을 입고 주류에 등장했다.

에디터들은 매달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번 호에 ‘책’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전국 각지에 개성 넘치는 책공간이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졌던 ‘책의 공정’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도 됐다. 사각사각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그리워지는 가을, 여전한 코로나19로 우울해진 마음을 위로하는 책 한 권이 필요할 때다. <아웃도어> 9월호에 책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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