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휴가를 즐기는 방법
안전하게 휴가를 즐기는 방법
  • 김경선 |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 승인 2021.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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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 장마가 부쩍 길어졌다. ‘이제 한국도 아열대기후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우려될 정도다.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7월.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7월 초면 장마가 끝을 보였지만 최근 몇 년간은 7월 말까지 장마가 지속되는 기상이변이 잦아졌다. 아이들의 방학과 휴가가 맞물리는 7월은 장마 여부와 상관없이 휴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다. 어쩔 수 없이 장마 기간 중 휴가를 보내야 한다면 폭우로 인한 안전사고를 대비해야한다.

장마 기간에는 비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내릴 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기상청 예보만 믿다가 낭패 본 일이 한 두 번이 아닌 만큼 늘 폭우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아웃도어 활동 중에 만나는 비는 확실히 골칫거리다. 산에서 대책 없이 비를 만나면 금세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다. 한여름에 비 좀 맞는다고 무슨 문제냐 싶겠지만 산에서는 다르다. 비와 바람이 동반된 폭우는 체온을 순식간에 빼앗는다. 특히 젖은 옷은 마른 옷에 비해 열전도율이 240배 가량 빨라 체온손실이 더 빠르다.

산에서는 표고차 100m마다 0.4~0.7℃씩 기온이 떨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지상보다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산의 특성상 대비 없이 비를 맞는 것은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산행을 계획한다면 일기예보와 상관없이 항상 우비나 방수 기능이 있는 하드쉘 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또 가벼운 플리스 재킷을 구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졌을 때는 가벼운 플리스 재킷을 입고 방수 재킷을 덧입은 후 따뜻한 음료로 몸을 데우는 동시에 당질을 섭취해 에너지를 보충해야한다.

배낭 커버도 필수다. 따로 챙기기 귀찮다면 배낭 커버가 내장된 배낭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배낭 커버를 씌우면 배낭 속 내용물이 어느 정도 보호되지만 폭우에는 100% 방수가 힘들다. 갈아입을 여분 옷이나 젖으면 안 되는 물품은 비닐에 한 번 싸 배낭 속에 넣으면 보다 완벽하게 방수효과를 볼 수 있다. 산에서 우산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숲이 우거진 덤불을 지날 때 우산으로 인해 자유롭게 이동하기 힘들뿐더러 낙뢰가 칠 때 표적이 될 확률이 높다. 우천산행 중에는 낙뢰를 조심해야한다. 낙뢰, 즉 벼락은 번개와 다르다. 번개는 대기 중 발생하는 방전현상이며, 벼락은 공중전기의 대지방전현상이다. 쉽게 말해 번개는 땅으로 떨어지지 않지만 벼락은 지면으로 직접 떨어져 더 위험하다. 벼락 맞아 죽을 확률에 대해 농담처럼 말하곤 하지만 산에서는 다르다.

2014년 8월, 천안 광덕산 장군바위 인근에 벼락이 떨어져 등산객 4명이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07년에는 북한산 용혈봉에서 낙뢰로 인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낙뢰의 온도는 태양 표면의 5배의 해당하는 섭씨 3만도로 사람이 직접 맞았을 경우 화상과 내장 파괴 등 심각한 상해를 입게 되며 호흡 중단이나 중추신경 마비, 신장 장애, 과열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낙뢰는 높은 지역에 떨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산봉우리나 능선은 위험하다. 특히 나무가 거의 없는 능선 위에 서 있는 것은 낙뢰를 기다리는 행위다. 낙뢰는 가장 높이 솟은 지물에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큰 나무 밑으로 숨는 것도 위험하다. 바위도 금물. 낙뢰는 바위에 떨어지면 전류가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바위 표면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바위 위에 서있으면 감전되기 쉽다. 또한 절연체 비전열체를 구별하지 않고 높은 곳에 떨어지는 성질 때문에 뾰족한 등산용 스틱과 우산도 주의해야한다. 스틱은 절대 배낭에 꽂지 말고 손에 들어야 하며, 비가 온다고 우산을 쓰는 것도 피하자. 여러 명이 함께 산행할 때는 간격을 넓게 벌리고 이동해야 연이은 감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뇌성이 요란할 때만 벼락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개어 있을 때도 먼 곳에 소나기구름이 있다면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질 수 있다. 멀리서 ‘우르르 쾅쾅’ 뇌성이 들리는 순간 이미 낙뢰의 사정거리에 있다. 산행 중 낙뢰 조짐이 보이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가까운 산장으로 대피하고, 숨을 장소가 없을 때는 산중턱으로 내려가거나 산사면, 움푹 들어간 지대가 그나마 안전하다.

장마철에 가장 주의할 아웃도어 활동 중 하나가 계곡 야영이다. 무더위를 비해 골 깊은 계곡에 자리 잡은 캠퍼들의 심정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여름철에는 무척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계곡은 비가 오면 위험하다. 특히 하천이 길고 양쪽에산을 낀 골 깊은 계곡은 좁고 깊어 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계곡이 강 보다 더욱 위험한 까닭은 경사 때문이다. 불어난 물은 내리막을 따라 엄청난 속도로 흘러내려 계곡 주변을 순식간에 집어 삼킨다. 계곡에서 야영지를 선택할 때는 주변을 꼼꼼히 살펴 물이 불었을 때 최고 수위였던 흔적 보다 위쪽에 잡아야 하며, 대피로를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산사태나 낙석의 위험은 없는지 살펴본다.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물놀이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매년 여름철이면 익사 사건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익사 사고는 비단 남의 일이 아니다. 잠시 잠깐 방심하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계곡에서는 물살이 바다보다 세기 때문에 자칫 휩쓸릴 수 있는 곳은 피하고 어린아이의 경우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또한 계곡은 수온이 낮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장시간 물놀이를 피하고 틈틈이 휴식시간을 갖도록 한다.

바다도 마찬가지. 물놀이에 적당한 수온은 25~26℃로 물이 차면 물놀이를 피하거나, 오랜 시간 머물지 않도록 주의한다. 물놀이 전에는 준비운동도 필수. 바다에서는 해수욕장이 지정한 부표를 넘어가 무리하게 물놀이를 하지 않으며, 어린이의 경우 보행기처럼 다리를 끼우는 방식의 튜브는 뒤집혔을 때 스스로 빠져 나오기 어려우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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