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캠핑, 차박 열풍
K-캠핑, 차박 열풍
  • 김경선 | 아웃도어DB
  • 승인 2021.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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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A to Z 3

코로나19가 촉발한 캠핑 열기가 심상치 않다. 바이러스 사태 이전에도 주말 캠핑장 예약은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평일에도 캠핑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온 산하에 꽃이 만발하고 신록이 푸릇한 봄철에는 캠핑 욕구가 더욱 치솟는 계절이다. 텐트며 각종 캠핑 장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요즘, 텐트 없이도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차박이 인기다.

몇 해 전부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박을 즐기는 연예인들이 한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차박 열풍이 거세다. 차박, 말 그대로 자동차를 메인으로 활용하다 보니 차가 그 어떤 장비 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빠르게 증가하는 차박 수요에 맞춰 ‘차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차박은 공간 활용도가 낮은 세단 보다 SUV가 유리하며, 이는 지난해 SUV 판매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차박은 넓은 의미에서 캠핑카나 루프탑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최근 차박 트렌드는 차량 뒷좌석에서 숙박하는 게 일반적이다. 편안한 매트리스 하나만 있으면 되니 따로 텐트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오토캠핑은 텐트며 각종 가구, 식기류 등 필요한 장비가 많고, 캠핑 갈 때마다 장비를 수납하고 정리하는 게 일이지만 차박은 최소한의 장비를 차에 싣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캠핑할 수 있는 기동성이 장점이다.

차박의 인기는 검색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국민 일상생활과 관련된 SNS 게시물 약 14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차박 언급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23%나 상승했다.

차박 인기에 힘입어 관련 액세서리 판매도 급증했다. 현대차와 르노삼성, 쌍용차는 자차 전용 에어매트리스를 출시하거나 폴딩박스, 캠핑가구, 랜턴 등 관련 소품을 패키지로 판매한다. 특히 현대차는 차박 특화 사양을 개발해 4세대 투싼의 경우 차박에 최적화된 ‘폴드&다이브’ 시트를 적용하기도 했다. 또한 트렁크 용량도 기존 대비 108L 확장한 622L로 출시했다.

차박의 인기로 중고차 시장에도 SUV와 왜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차박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에 따라 시세 차이가 날 정도다.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성장하던 캠핑 수요가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한동안 차박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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