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과 겨울엔 ‘소프트룩’이 대세!”
“올 가을과 겨울엔 ‘소프트룩’이 대세!”
  • 김경선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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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2008 F/W시즌 대한민국 아웃도어 트렌드 분석

▲ ⓒ 라푸마

하반기가 되면 아웃도어 시장은 호황기로 접어든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혹한의 추위로 산행객들은 완벽한 옷차림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F/W시즌을 맞아 새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찾아왔다. <월간 아웃도어>는 2008년 F/W시즌 트렌드를 분석하고,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브랜드 8개를 선정해 올 시즌 콘셉트를 전문 디자이너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 PartⅠ」 김경선 전문 기자에게 듣는다

▲ ⓒ 도이터
어느새 2008년도 하반기에 들어섰다. 아웃도어 시장이 들썩이는 시기다. 점차 쌀쌀해지는 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트레커들의 장비 갖추기가 불붙는 시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F/W시즌을 위해 각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국 아웃도어 시장 규모 1조5000억 원. 폭발적인 수요에 발맞춰 새로운 콘셉트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이번 시즌 트렌드는 무엇일까?

최근 아웃도어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여기저기서 ‘소프트룩’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다.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아웃도어 시장에 여성 파워가 거세지면서부터다. 기능성에 치중해 디자인과 컬러를 제쳐두었던 이야기는 옛말이다. 이제 기능성은 기본, 거기에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 그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접목한 아웃도어 제품이 대세다.

‘소프트룩’의 기본은 캐주얼한 디자인이다. 몇 해 전부터 아웃도어 의류가 전형적인 디자인에서 변화를 거듭하더니 급기야 캐주얼과의 경계를 허물었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캐주얼한 디자인의 제품군을 점차 늘리고 있다. 등산에만 국한됐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 전문성이 부각된 익스트림 라인, 전천후 아웃도어 라이프를 추구하는 트래블 라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영캐주얼 라인 등 명칭만 다를 뿐 추구하는 콘셉트는 대동소이하다.

<네파>의 홍인숙 디자인 실장은 “이제 아웃도어가 더 이상 산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산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대세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각 브랜드 제품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격렬한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기능성을 갖추면서 패션성을 고려한 제품은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어 인기다.

▲ ⓒ 밀레

최대한 내추럴하게…‘자연으로 돌아간다’
아웃도어는 이제 중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40~50대가 장악하고 있었다. 현대적인 문명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은 야외생활보다 도심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변했다. 웰빙ㆍ로하스ㆍ웰니스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건강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세태가 일반화된 것이다.

최근 방영중인 KBS의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인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야외생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아웃도어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이 생겼으며, ‘아웃도어=등산’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캠핑이나 여행도 아웃도어의 범위 안에 안착했다.

브랜드들은 전천후 야외생활에 적합한 아웃도어 의류와 등산복을 차별화했다. 트래블 라인을 새롭게 재편해 편안한 느낌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소재, 디자인, 컬러에 변화를 주어 트레킹 라인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소재면에서는 오가닉 코튼이나 대나무ㆍ코코넛ㆍ콩ㆍ바나나 등 친환경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해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했으며, 컬러면에서는 원색이나 파스텔톤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컬러를 사용했다.

디자인에서도 변화가 돋보인다. 캐주얼 의류의 대명사였던 카고 팬츠를 아웃도어 제품에도 적용한 것. 주머니가 많은 카고 팬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아웃도어 활동에 편리하도록 디자인해 젊은 세대의 구미를 맞췄다. 티셔츠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집업 스타일의 기능성 티셔츠가 주류였다면 올 시즌에는 브랜드 로고를 변화시킨 다양한 프린트의 면티셔츠나 폴로셔츠 스타일의 티셔츠로 한층 다양해진 제품군을 선보였다.

▲ ⓒ 영원

트레킹은 여전히 고기능성 소재가 대세
트래블 라인이 올 시즌 볼륨을 크게 늘렸다지만 여전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주력은 트레킹이다. 국토의 70%가 산인만큼 국내 등산 인구수는 어마어마하다.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것도 등산 인구 덕분. 최근 산행을 즐기는 세대가 점차 젊어지고 있다. 과거 40~50대가 중심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30대로 연령층이 낮아졌다.

▲ ⓒ 스타런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어 스스로를 가꾸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좀 더 세련된 제품, 좀 더 기능적인 제품을 원하는 소비 세대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에도 뛰어난 세대인 만큼 최고의 제품을 찾아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이에 발맞춰 최고 제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트레킹 의류가 기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트레킹 의류는 고기능성 소재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고어텍스, 쉘러, 에슐러, 엔트란트, 써모라이트 등 최고급 소재가 주류를 이룬다.

“소비자들의 정보 습득 능력은 상상을 초월해요. 브랜드와 소재, 디자인을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게 비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프로스펙스>의 장은정 디자인 실장은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하는 원동력을 소비자들에게서 찾았다. 이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독창성은 필수인 것이다.

배낭ㆍ등산화는 하이테크 바람
F/W시즌 아웃도어 용품은 하이테크 바람이 거세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아이디어가 접목된 용품들은 기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아웃도어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기존의 신발끈 대신 보아끈을 사용해 등산화를 손쉽게 신고 벗을 수 있게 제작한 <트렉스타>의 ‘코브라’가 대표적이다.

등산화의 경우 컬러의 변화와 더불어 아웃솔, 갑피 등에서도 캐주얼라이징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죽대신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제품을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는 것이다. 무겁고 강한 느낌의 등산화보다는 나일론을 사용한 메쉬와 하이테크 소재를 사용한 등산화가 유행하고 있다.

▲ ⓒ 네파
의류나 등산화가 유행에 민감한 반면 배낭은 변화가 크게 뚜렷하지 않은 용품이다. 매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등판기술이 진화하고 있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최근 배낭도 화사한 컬러를 입고 있다. 원색의 컬러 일색이었던 배낭이 핑크ㆍ오렌지ㆍ인디언 블루 등 파스텔톤 컬러가 속속 등장하고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배낭도 이제 웰딩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 해 전 <아크테릭스>가 배낭에 웰딩 기법을 도입한 이후로 타 브랜드들도 이 공법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경량화도 최근 유행 경향이다. 초경량 의류가 유행함에 따라 배낭도 이제 가벼운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밀리터리 프린트를 배낭에 적용하거나 기하학적 프린트로 미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배낭의 변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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