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가을낚시의 꽃, 참게 낚시
강화도 가을낚시의 꽃, 참게 낚시
  • 글 사진·김성중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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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강화도 | ④ 낚시 체험

▲ 산란을 위해 민물로 올라오는 10월경에 가장 튼실한 참게를 잡을 수 있다.

바닷가 인근 수로와 저수지가 포인트…살이 꽉 찬 9월~11월 초 사이 조황 최고

아침 저녁 제법 공기가 쌀쌀하다. 예로부터 맛이 좋고 향이 독특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귀하게 대접 받아온 참게는 살과 알이 튼실하게 오른 요즘이 제철이다. 잡는 재미, 먹는 재미, 보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참게 낚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석모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싣는다.

취재협조·삼원레저 031-985-8992 www.30cm.co.kr

강화도에 사는 사람들 치고 낚싯대 하나 갖추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강화도는 사방이 바다요, 내륙에는 하천이나 수로, 저수지가 지천에 깔려 있어 사시사철 낚시꾼들로 붐빈다. 특히 식욕이 왕성해지는 가을에는 힘도 좋고 몸집도 튼실해져 잡는 재미가 두 배다.

참게 조황 좋기로 소문난 석모도

▲ 이른 새벽 참게 낚시 장비를 챙기고 석모도로 향한다. 참게는 야행성이지만 식욕이 왕성한 요즘에는 낮에도 잘 잡힌다.
강화도는 숭어, 망둥어 등 바다낚시와 함께 붕어, 잉어, 가물치, 참게 등을 잡는 민물낚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 가을철 강화도 낚시의 꽃은 참게 낚시다. 참게는 바다와 인접한 강이나 수로, 저수지 등에서 잡을 수 있는데, 바다에서 활동하다가 산란을 위해 민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보통 8월 말부터 낚시를 시작하지만, 제대로 살이 오른 녀석들은 10월에서 11월 초 사이에 가장 많이 잡힌다.

이번 참게 낚시는 김포와 강화도권 조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김포 삼원레저의 권인철 사장이 함께 했다. 권 사장은 어렸을 적부터 낚시를 시작해 경력만 벌써 40년이 넘는 낚시 고수다. 낚시가게에 들어서자 참게 낚시 장비로 가득했다. 원래 권 사장의 주특기는 가물치 낚시지만, 가물치 낚시 시즌(5월~9월)은 지났고, 요즘에는 한창 참게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 잡힌 게 억울한지 성난 참게가 게거품을 물고 있다.
“때를 잘 맞춰 오셨네요. 지금은 참게가 한창 산란기라 껍질이 탄탄해지고 살과 알이 꽉 차 있죠. 강화도는 사방이 바다라 참게 낚시 포인트가 아주 많아요. 그중에서 물 맑고 조황이 좋은 곳으로 소문난 데가 석모도에 있는 저수지입니다. 뱃삯을 주고서도 석모도로 향하는 낚시꾼이 많은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죠.”

일행이 찾아간 곳은 석모도 삼산지. 이곳 주민들은 항포지라고도 부른다. 사실 참게는 야행성이라 밤에 낚시를 해야 많이 잡힌다. 그래도 지금은 워낙 식욕이 왕성할 시기라 낮에도 채비와 미끼만 잘 챙겨 가면 제대로 손맛을 볼 수 있다.

석모도에서 참게 낚시를 할 수 있는 저수지는 삼산지를 비롯해 석모도 북쪽의 하리지, 남쪽의 어류정지와 매음지가 유명하고, 석모도 석포리선착장 주변의 공개수로와 석포수로에서도 많이 잡힌다. 매년 한 곳에서만 많이 잡히기 보다는 포인트가 자주 변경돼서 주변의 참게 낚시 전문점에 문의해보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작년에는 하리지에서 씨알이 굵은 녀석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삼산지가 조황이 가장 좋다고 귀띔한다.

▲ 강화도 참게 포인트로 유명한 석모도의 삼산지에서는 제법 큰 씨알의 참게가 잡혀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온다.

참게 낚시 미끼는 고등어가 으뜸
권인철 사장이 부지런히 낚싯대를 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설치한 낚싯대는 8개. 찌맞춤까지 30분도 채 안 걸린 것 같았다. 참게는 잡식성이라 먹이를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주로 쓰는 미끼는 고등어, 오징어, 우렁이, 갯지렁이, 떡밥, 돼지비계 등이다. 이중에 고등어와 오징어를 많이 쓰는데, 고등어는 강한 비린내로 인해 물 속에서도 냄새가 멀리 퍼져서 참게를 유인하기 좋다. 오징어는 고등어보다는 냄새가 덜 하지만 미끼를 달기 쉽고 손에 배는 비린내가 적어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탁월한 조과를 원한다면 당연히 고등어다.

고등어 미끼는 가로 세로 5~10cm 정도로 두툼하게 토막 내서 바늘에 달아야 한다. 그래야 물 속에 들어가서 기름기가 쫙 퍼져 참게를 유혹할 수 있다. 참게 낚시는 대낚시와 방법이 비슷하다. 붕어나 잉어 낚시를 할 때 쓰는 찌와 낚싯대는 같지만, 추(봉돌) 아래 낚싯줄(목줄)에 바늘을 달아서 잡는 것이 아니라 포획망을 설치해서 잡는다. 물론 참게가 바늘을 물고 올라오기도 하지만 포획망으로 잡는 방법이 조과에서 탁월하다.

▲ 참게 낚시는 6~10대 정도의 낚싯대를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었다!”

낚싯대를 편 지 20분. 드디어 입질이 왔다. 권 사장이 흥분된 목소리와 함께 힘차게 챔질을 했다. 찌의 반응이 온 낚싯대는 2.5칸(4.5m)대. 설치한 낚싯대 중 가장 긴 낚싯대에서 입질이 온 것이다.

“어, 어, 어~, 이런!”

▲ 씨알이 굵은 녀석들이 연이어 미끼를 물고 나온다. 먹이 욕심이 강해서인지 잡혀서도 미끼를 놓을 줄 모른다.
참게가 포획망에 살짝 걸쳤는지 거의 손에 잡힐 때쯤 물 속으로 톡 떨어졌다. 첫 수를 놓쳤다는 아쉬움도 잠시, 다시 1.7칸(약 3m) 낚싯대에서도 입질이 왔다. 이번에도 힘찬 챔질! 한껏 살이 오른 수컷 참게가 포획망에 제대로 걸려 나왔다. 

“나이스~! 생각보다 씨알이 굵네요. 이만한 크기면 몇 년 정도 된 참게인가요?”

“크기를 보니 3년 정도 된 참게 같군요. 하하, 씨알이 작을까 걱정했는데 첫 수를 큰 놈으로 잡았으니 조금 안심이 되네요.”

보통 1~2년 정도 된 작은 씨알의 참게는 다시 놔준다. 굳이 많이 잡아봐야 식용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과도한 포획으로 인해 참게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군이나 시에서 참게 치어 방류 사업을 대대적으로 하긴 했지만 어부와 낚시꾼들의 과도한 욕심으로 다시 씨가 마른다면 이 또한 헛된 노력이 될지도 모른다.

손맛·눈맛·입맛 동시에 만족
한 마리를 잡고 나자 20~30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걸려나왔다. 옆의 다른 낚시꾼들은 3~4시간이 지나도 1~2마리에 그쳤지만, 권 사장은 연이은 입질에 두 대의 낚싯대를 더 펴기 시작했다. 총 10개의 낚싯대를 설치한 것이다. 이쪽저쪽 찌를 보는 것도 힘들 정도지만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낚시를 하는 것을 보니 역시 권 사장의 40년 조력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닌가 보다.

우리가 4시간 동안 잡은 참게는 모두 12마리. 보통 하루 종일 낚시를 해서 30마리를 잡으면 대박이라고 하는데, 목표치보다 훨씬 많이 잡은 것이다. 살도 토실토실한 게 입에 군침이 저절로 돌게 만들었다. 어떤 녀석은 포획망에 걸린 게 억울한지 계속해서 말 그대로 게거품을 물고 있기도 했다.

우리가 오후 해질녘까지 잡은 참게는 모두 25마리. 이 정도면 참게장도 담글 수 있다고 하니 잡는 맛, 먹는 맛 모두 충족시킨 것이다. 간단한 채비로 초보자도 쉽게 낚을 수 있는 참게 낚시는 추석이 지나고 찬바람이 부는 10월이 가장 좋은 시기다. 가을철 입맛 돋우는 별미인 참게를 잡고 싶다면 가족들과 함께 서둘러 강화도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 씨알 굵은 수컷과 암컷 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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