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가치 소비'
키워드로 보는 '가치 소비'
  • 고아라 |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픽사베이
  • 승인 2021.01.29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의 뜨는 핵심 단어 모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가치 소비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뜻한다. 그렇다 보니 시대 흐름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가깝게는 개인마다 달라지기 마련.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 2021년, 오늘날의 가치 소비는 무엇일까? 관련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훨씬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ETHICAL CONSUMPTION
윤리적 소비

소비자가 윤리적인 가치판단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 한때는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을 뜻하는 ‘가성비’가 핵심 가치였다면, 최근에는 이와 함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 운동 중 하나로, 원료, 재배 방식, 생산, 유통 등 전 과정이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하에 인간,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을 배제하고 공정무역을 거친 상품을 구입하는 행위다. 가격대가 높고 과정이 복잡하더라도 소비행위에서 윤리를 실천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BUY SOCIAL
바이 소셜

사회적 경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 환경오염 감소, 지역 경제 활성화, 취약계층 일자리 증가 등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상 실천 캠페인. 가치 소비의 또 다른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이 캠페인은 2012년 영국 ‘영국 사회적기업협의회SEUK, Social Enterprise UK’에서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 구매를 적극 독려하고 사회적 경제 시장을 확대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사회적 기업의 재화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면서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려는 것. 지금은 아일랜드, 캐나다, 네덜란드, 러시아, 태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사회적기업의 날인 7월 1일부터 바이소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GREENSUMER
그린슈머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라는 뜻의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먹거리는 유기농,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은 것, 화장품과 가구는 천연재료나 재활용 소재로 만든 것,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 등을 선택해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한다. 그린슈머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기본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고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소비는 산업 전반에 친환경 바람을 일으켜 친환경 사업이 성장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그린슈머의 증가로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환경오염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그린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CAUSE MARKETING
코즈 마케팅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시키는 마케팅. 기업이 추구하는 사익과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을 동시에 얻는 것이 목표다. 최근 윤리적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의 착한 소비를 유도하고,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코즈 마케팅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상품의 윤리적인 제작 과정을 홍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가 곧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 가장 대표적인 예가 ‘탐스’다. 탐스는 ‘One For One Shoes’를 슬로건으로, 하나의 신발을 구매하면 난민 국가의 어린이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제공한다. 국내 기업 중 ‘마리몬드’도 마찬가지다. 위안부 할머니가 그린 그림을 폰 케이스, 의류, 인테리어 용품, 노트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선보이고 이를 통해 거둔 수익 중 절반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한다. 직원들이 직접 위안부 할머니를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MEANING OUT
미닝아웃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의미의 ‘커밍 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 이전에는 감추거나 드러내기 조심스러웠던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단순히 품질, 기능, 가격을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환경, 윤리, 젠더, 사회적 역할에 대해 정보를 수집한 후 신념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반면, 가치관과 신념에 반대되는 제품과 서비스는 불매하기도 한다. 이전의 불매운동이나 구매운동 등에 비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 하나가 SNS의 해시태그 기능이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We all should be feminists’와 같은 문구가 적힌 슬로건 패션 제품이나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 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매한 뒤 #페미니스트 #업사이클링 #친환경 등 의 해시태그를 덧붙여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이 미닝아웃의 대표적인 예다.

#MZ G ERNERATION
MZ 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자라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성향을 보인다. 다양한 사회구조 변화와 환경 문제에 민감하고 상품을 구매할 때에도 가격보다는 기업의 진정성, 진실성, 도덕성을 기준으로 삼는다. MZ세대가 오늘날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소비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시장 변화와 불안감을 겪으며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를 찾는 방식의 소비 현상이 나타난 것. 가치 소비야 말로 긍정적인 자아의 의미를 확인하는 방법이라 여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쉽고 빠르게 가격을 비교하고 리뷰를 검색해 구매를 결정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주도하고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한다.

#CROWD FUNDING
크라우드펀딩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결합한 용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익명의 사람들에게 투자를 받아 상품을 제작하고 제공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종류에 따라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 등 4가지 형태로 나뉜다. 후원형은 대중의 후원으로 목표 금액에 달성하면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시스템으로 주로 공연, 예술 분야에서 활용된다. 기부형은 보상 없이 순수한 기부 목적으로 지원하는 방식. 대출형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뤄지며, 소액 대출을 통해 개인 혹은 사업자가 자금을 지원받고 원금과 이자를 만기에 상환한다. 증권형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형태다. 최근에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친환경 제품 거래가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와디즈, 텀블벅, 크라우디, 해피빈 등이 있다.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소비자가 얻는 최종적인 만족을 최적화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온라인과 비대면 사업이 급증하면서 배송과 포장 등 소비자와의 마지막 접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사형수가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라고 부르는데서 유래됐다. 통신업체가 네트워크 선을 각 가정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1마일을 뜻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네트워크 선이 소비자의 집에 도착하기 1마일 전 구간이 통신 서비스의 최종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상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직전의 1마일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같은 제품이라도 ‘더 빨리’, ‘더 가까이’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거나 친환경 포장을 선택하기 때문. 배달 음식을 주문했을 때, 음식이 식지 않도록 보온팩을 넣는 경우,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함께 전달하는 경우도 라스트핏 이코노미 전략에 해당한다.

#ABISUMER
앰비슈머

양면성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말 그대로 이중잣대를 가진 소비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가치관이나 신념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후순위에 있는 것에는 최대한 돈을 아낀다. 일상 속 앰비슈머의 모습은 이렇다. 평소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지며 저가 소비를 추구하지만 특별한 날이나 수고를 덜어주는 서비스에는 기꺼이 돈을 투자하는 것. 밥값은 아끼는 반면, 디저트나 커피값에는 큰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최근 앰비슈머의 소비 형태는 개인의 기호뿐만 아니라 신념과 철학을 드러내기도 한다. 가격보다 가치관이나 도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가치 소비’를 표방하는 것이다.

#揮少價値
휘소가치

‘희소가치’에 흩어진다는 의미를 지닌 ‘휘두를 휘揮’를 결합한 신조어. 여기서 ‘휘’는 액체가 기체가 되어 날아가는 현상인 ‘휘발’에 쓰이는 글자로, 연기처럼 날아가는 찰나의 만족에 가치를 두고 소비하는 행태를 빗대어 말한다. 휘소가치는 다른 사람에게는 무의미하고 휘발적인 소비로 보일지 몰라도, 자신에게만큼은 의미와 가치있는 것에 투자하는 나름의 합리성을 갖고 있다.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는 욜로 문화가 점차 확대되면서 휘소가치에 의한 소비 역시 과감해지고 있다. 피규어를 구입하기 위해 월급의 반 이상을 쓰는 직장인,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끼니를 거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대학생, 원하는 아이돌 굿즈를 얻기 위해 거금을 투자하는 중년의 팬 등이 그 예다. 이들은 개개인의 취향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자신의 즐거움과 만족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