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처럼, 싱가포르
힙스터처럼, 싱가포르
  • 고아라 | 사진제공 싱가포르관광청
  • 승인 2021.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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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UNDECIDED

추운 겨울이면 더욱 간절해지는 것들이 있다. 루프탑 바에서의 맥주 한 잔, 야외 수영장에서 맞이하는 로맨틱한 노을, 시원한 바람과 어우러진 황홀한 스카이라인. 몸도 마음도 쌀쌀한 이 겨울,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도시 싱가포르를 소개한다.

싱가포르의 상징, 마리나 베이
싱가포르 여행은 마리나 베이에서 시작돼 마리나 베이에서 마무리된다.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건축물과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멀라이언,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라이브 카페, 놀이기구까지 강변을 따라 줄지어 있다. 그중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는 마리나 베이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다. 세 개의 기둥 위에 기다란 배가 얹어져 있는 듯한 독특한 외관과 마리나 베이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외 풀로 2011년 개장과 동시에 싱가포르의 명물이 됐다. 건축가 모셰 샤프디Moshe Safdie가 카지노 카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55층 높이의 3개 동 호텔에 2500여 개 객실, 컨벤션 센터, 극장, 쇼핑몰, 레스토랑, 카지노 등을 갖추고 있다. 57층 상층부에는 마리나 베이의 스카이라인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샌즈 스카이파크’가 있다. 1만㎡가 넘는 공간에 울창한 녹지, 조각 공원, 바, 야외 수영장 등이 자리한다. 하늘에서 헤엄치는 듯한 150m 길이의 야외 수영장은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어 이를 위해 머무는 숙박객도 많다.

이탈리아에서 피사의 사탑을 받치고 있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것처럼 싱가포르에서도 꼭 남겨야 하는 기념사진이 있다. 바로 멀라이언상이 뿜어내는 물을 받아먹는 듯한 착시 사진이다. 멀라이언 파크Merlion Park에 가면 얼굴은 사자, 몸은 물고기 형상을 한 싱가포르의 상상의 동물, 멀라이언상을 만날 수 있다. 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 플라이어 등이 어우러진 마천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포토 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마치 연꽃을 펼쳐놓은 듯 우아하고 아름다운 건축물, 아트사이언스 뮤지엄ArtScience Museum도 마리나 베이의 상징물 중 하나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술과 과학이 결합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는 곳. 박물관 내 갤러리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살바도르 달리, 반 고흐 등 세계적인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색다른 여행을 꿈꾼다면
싱가포르에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명소가 많다. 가든 도시로 알려진 싱가포르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가 대표적이다. 2012년 6월 문을 연 식물원이자 약 100만㎡ 규모의 초대형 정원이다. 금방이라도 요정이 튀어나올 법한 비주얼의 슈퍼트리Supertree는 16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수직정원이다. 나무 모양의 인공 구조물로 식물원의 온실에서 필요한 빗물을 모으고 태양에너지를 생성하며 환기장치 역할을 한다. 나무 안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이를 타고 올라가면 슈퍼트리 사이에 연결된 구름다리를 거닐 수 있다. 나무의 눈높이에 맞춰 정원을 내려다보며 산책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싱가포르에서는 그저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유니크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현지인처럼 싱가포르를 즐겨보고 싶다면 안 시앙 로드Ann Siang Road로 가면 된다. 현지 젊은이들의 개성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곳. 우리나라의 가로수 길과 비슷한 거리로 트렌디한 바와 펍, 아기자기한 숍, 세련된 카페, 독립 서점들이 모여있다.

과거 말레이 왕실의 문화가 남아있는 캄퐁 글램Kampong Gelam에서는 중동 문화와 어우러진 싱가포르를 만날 수 있다. 황금색 돔이 인상적인 랜드마크, 술탄모스크Sultan Mosque를 비롯해 말레이 왕국의 옛 궁전 대지에 자리 잡은 말레이 헤리티지 센터Malay Heritage Centre 등 살아 숨 쉬는 싱가포르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동네다. SNS 속 유명한 카페들이 모여 있어 젊은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하지 레인Haji Lane, 중동 스타일 카펫과 전통 의상을 구입할 수 있는 아랍 스트리트Arab Street 등 골목 곳곳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쥬얼창이공항,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 등 도심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화려한 도심을 벗어나 평온한 휴양을 즐기고 싶다면 센토사섬으로 갈 것.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작은 섬으로, 팔라완 비치Palawan Beach, 탄종 비치Tanjong Beach, 실로소 비치Siloso Beach 등 아름다운 해변이 자리한다. 한적한 모래사장에 누워 에메랄드빛 바다를 감상하거나 수영을 즐겨도 좋고, 카약, 서핑 등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기에도 제격. 이국적인 인테리어의 피자 가게와 카페, 바도 있어 여유롭게 머물 수 있다.

나이트라이프를 누려라
싱가포르의 진가는 밤이 돼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월드 50 베스트 바World's 50 Best Bars의 상위권을 차지한 곳부터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누릴 수 있는 루프탑 바, 라이브 음악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바 등 곳곳에 세계적인 바가 가득하다. 아틀라스Atlas는 해외에서도 찾아올 만큼 유명하다.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할 법한 인테리어와 매장 한가운데 자리한 기둥인 진타워Gin Tower가 이곳의 특징. 진타워에는 250종이 넘는 샴페인과 1천 종이 넘는 진이 진열되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 곳곳의 술을 둘러볼 수 있어 ‘술 도서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0년 월드 50 베스트 바에서 4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식 정통 클래식 바를 만나고 싶다면 맨해튼Manhattan을 추천한다. 현지인들이 중요한 손님이 오면 꼭 데려갈 만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명소기도 하다. 2017, 2018년 2년 연속으로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국 금주령 시대의 뉴욕 맨해튼 바를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옛 뉴욕처럼 술을 직접 에이징 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거 앤 포니Jigger & Pony는 2020년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독특한 이름이 인상적인데, 예전에 칵테일을 만들 때 사용하던 계량 도구인 지거와 포니에서 따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통을 중요하게 여겨, 정통 칵테일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혁신적인 메뉴들을 선보인다.

로컬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할 바가 있다. 2020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서 6위를 차지한 네이티브Native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유명 바텐더 비제이 무달리어Vijay Mudaliar가 운영하는 곳. 캐주얼한 인테리어와 싱가포르에서 영감을 받아 창의적으로 제작한 칵테일로 사랑받고 있다. 대표 메뉴는 이름처럼 개미가 들어간 칵테일 앤츠Antz. 개미, 럼, 코코넛 요구르트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의 조화를 선사한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티브 바가 유행이다. 보물처럼 숨겨진 듯 위치한 공간, 톡톡 튀는 인테리어, 실험적인 칵테일 등을 갖춘 바다. 클럽 스트리트 작은 골목에 자리한 오퍼레이션 대거Operation Dagger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싱가포르 대표 크리에이티브 바다. 골목 안쪽, 좁고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 벙커처럼 넓고 아늑한 공간이 짠, 하고 등장한다. 1천 개의 전구로 뒤덮인 천장과 모던한 카페처럼 꾸며진 인테리어가 시선을 끈다. 대표 메뉴는 계란 노른자를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 디에그The egg다.

여행자보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바도 있다. 옛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한 스크리닝 룸Screening Room이다. 총 5층으로 이뤄진 건물은 각 층마다 다른 테마와 인테리어로 꾸며져 한층 한층 오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3층에는 프라이빗 한 공간에서 소규모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부티크 시어터가 있어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한층 더 올라가면 클럽 스트리트의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골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루프탑 바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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