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0] 빨라진 언택트 시계
[아듀 2020] 빨라진 언택트 시계
  • 김경선
  • 승인 2020.12.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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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웃도어 이슈 8

인류의 기억 속에서 2020년은 결코 잊히질 않은 해임이 분명하다. 코로나19라는 유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우리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19와 떼려야 뗄 수 없는 2020년을 마무리하며 한 해를 달궜던 아웃도어 관련 이슈 여덟 가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2월, 대구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루 확진자가 1천 명 가까이 치솟으면서 전국은 두려움에 빠졌고, 구할 길 없는 마스크를 찾아 몇 시간씩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포가 잠식한 사회에서 오프라인 세상은 필요악으로 치부됐다. 지인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모두 집 안에만 틀어박힌 사이 지루함에 몸부림치던 사람들은 새로운 출구를 모색했다. 온라인에서 영화를 보고 전시를 감상하고 여행을 즐기는 언택트 사회로 빠르게 전환한 것. 디지털 혁명에 기반해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4차 산업혁명의 느린 시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촉발됐다.

학교는 문을 닫았다. 교실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수업을 받던 풍경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졌다. 한 주, 두 주, 등교일이 미뤄지고 결국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을 발표했다. 많은 기업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만남을 부정하는 코로나시대로의 이행을 서둘렀다. 언택트가 미덕인 시대에는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가, 대면 수업대신 ‘줌’ 프로그램을 통한 쌍방향 수업이, 오프라인 여행 대신 온라인 여행이 각광을 받았다. 문을 걸어 잠갔던 뮤지엄과 아트센터는 문화생활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연극, 뮤지컬, 공연, 전시를 앞 다퉈 선보이며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등장한지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언택트 생활의 편리함은 오프라인 마트, 백화점, 유통업계의 실적 부진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연구원이 수도권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온라인 채널의 이용증감지수가 32.7% 상향했으며, 오프라인 채널은 42.2% 급락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속속 닫고,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롭스 등 718개 오프라인 점포 중 30% 달하는 200곳을 정리하고, 이중 121개 점포를 연내에 닫겠다고 발표했다.

온라인으로의 변화가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산업이 전환하면 많은 수의 일자리가 감소한다. 사람 간 대면을 두려워하는 문화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치명적이다. 코로나19가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는 사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어났다. 물론 코로나19가 언택트 문화를 만든 것은 아니다. 이미 세상은 조용히 언택트로의 전환을 이행하고 있었고, 바이러스는 그 흐름에 가속도를 붙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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