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빚는 사람들,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색을 빚는 사람들, 여주세계생활도자관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0.04.29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색을 통한 강렬한 메시지...도자기의 예술화

경기도 광주, 이천, 여주의 도자를 소개하는 국내 최대 도자기 전시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이곳에서 한국 도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는 색을 주제로 도자와 평면 예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야수파의 대표 화가 앙리 마티스는 “색채는 우리가 자연을 모방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 작가들에게 색은 표현의 도구이자 감정을 묘사하는 언어 도구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네 명은 앙리 마티스처럼 색을 통해 관람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퍼플, 그린, 핑크, 옐로의 네 가지 색을 필두로 각 작가의 독특한 작품관을 선보이는 전시 <색을 빚다>는 오는 10월 11일까지 여주세계생활도자관에서 진행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작가는 고우정이다. 고 작가는 예술을 심리상태로 표현했다. 스스로 타인과 섞이고 분리되면서 결국 타인으로부터 숨는 과정에 일어나는 심리상태를 도자기에 담았다. 독특한 작화로 관람객에게 낯선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줘 몰입감을 높인다. 고 작가의 색상은 퍼플이다.

두 번째 작가는 이동하다. 그는 단국대 도예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는 한양여대 도예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전통 도예가다. 이 작가는 머릿속이 작업으로 채워지면 손으로 비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의 청자엔 비움과 채움의 미가 담겼다. 정교한 물레 실력과 맑은 청잣빛이 느껴지는 그의 도자기엔 전통과 현대미가 공존한다. 이 작가의 색상은 그린이다.

세 번째 작가는 송지윤이다. 송 작가는 빛으로 구현되는 RGB 색체계의 그러데이션을 이용해 모니터 속 풍경을 평면 회화로 연출한다. 반복적으로 덧칠해진 물감의 레이어가 회화 고유의 평면성을 더욱 드러내면서 실재 장소와 온라인 속 풍경의 간극을 독특하게 표현한다. 송 작가의 색상은 핑크다.

마지막 작가는 이흘기다. 그는 전통 도예의 맥을 잇는 여주 출신 청년 도예가다. 그는 도자기의 본질인 쓰임새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든다. 스님의 식기인 발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바리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일정한 간격으로 겹겹이 포개진 바리에서 이 작가의 혼과 열정이 묻어난다. 이 작가의 색상은 옐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