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중심 연천 여행
한반도의 중심 연천 여행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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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전망대
호루고루 성
연강나룻길과 옥녀봉 그리팅맨
임진강 주상절리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 맑은 물이 흐르고 DMZ의 청정 환경에서 건강한 농산물이 자라는 연천. 사소한 행동마저 조심스러워지는 그 곳엔 카메라엔 담을 수 없지만 웅장한 풍경이 펼쳐지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
태풍전망대

태풍전망대는 비끼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수리봉에 자리한다. 천하무적 태풍부대에서 건립해 태풍전망대라 불린다. 중면사무소 부근 초소에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후 다시 차를 타고 경사가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주차장에 옆엔 한국전쟁 당시 중학생 120명이 전차병으로 자원입대해 전투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소년 전차병 기념비, 실향민을 위한 망향비, 유엔군 참전 충혼비 등이 있는 작은 공원이 마련돼있다. 성모상, 법당, 종각 등도 작은 공간에 한데 모여있다.
태풍전망대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휴전선까지는 불과 800m, 북한군 초소까지는 약 1.6km 떨어져 있다. 자급자족으로 생활하던 북한군이 산에서 농사 짓는 모습이 다 보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전망대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사진촬영을 할 수 없다. 적의 동태를 살피가 좋은 곳이라는 건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능선이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풍경을 그저 감탄사만 내뱉으며 바라봐야한다. 관광해설사가 태풍전망대의 유례와 북한초소와의 에피소드 등을 실감나게 안내해준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군중로890번길 464

031-839-2061

10:00~16:00

tour.yeoncheon.go.kr

자연이 만든 요새
호루고루 성

이름도 생소한 호로고루(사적 제 467호)는 임진강 옆 현무암 천연 절벽 언덕 위에 세워진 성이다. 임진강 유역에는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강가 수직 절벽이 형성돼있다. 강가 절벽 구릉에 성을 축조하면 특별히 성을 쌓지 않아도 적을 막아 낼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가 된다. 고구려 3대 성 중 하나로, 남진하기 위한 교두보로 축조됐다. 삼국시대에도 북진과 남진을 위해 지나쳐야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여러차례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과거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지만 현재의 호루고루 성터는 이국적이고 멋진 장소다. 잔디로 덮인 넓고 완만한 구릉을 천천히 걸으면 탁 트인 하늘과 잔디밭이 가슴을 뻥 뚫어준다. 언덕 위로 오르는 계단은 마치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 보여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며 연인들의 사진 포인트로 입소문 났다. 여름엔 넓은 밭에 해바라기가 그득하고, 가을엔 코스모스가 성으로 오르는 길에서 살랑인다. 해 질 녘에 방문하면 임진강을 붉게 물들이는 멋진 일몰을 조망할 수 있다.

경기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7-1 일대

먼 곳을 향한 정중한 인사
연강나룻길과 옥녀봉 그리팅맨

두루미테마파크에서 중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7.7km의 연강나룻길은 임진강의 경치를 조망하며 자연을 느끼기 좋은 걷기 길이다. 고개를 넘을 때마다 다채롭고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며 중간중간 발견할 수 있는 전쟁의 흔적이 숙연하게 만든다. 걷기 길을 다 걷지 않더라도 연강나룻길의 중간 지점에 있는 옥녀봉에만 올라도 된다. 옥녀봉을 차지하는 자가 한반도를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라 한국전쟁 때도 밀고 밀리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옥녀봉 정상에 조각가 유영호의 작품 폭 7m, 높이 10.8m의 거대한 입상인 ‘그리팅맨Greeting man’이 북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신을 잃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15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그리팅맨은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염원하는 곳에 세워져있다. 한국과 지구 대척점인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그리팅맨 1호, 강원도 양구 펀치볼 마을에 2호, 서귀포 다빈치 미술관에 3호가 세워져있으며, 옥녀봉 그리팅맨이 4호다. 곧 베트남 후에에도 세워질 예정이다. 그리팅맨 뒤로 펼쳐지는 풍경은 웅장하고 고요하다.

경기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 옥녀봉 정상

자연의 거대한 병풍
임진강 주상절리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부터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스르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수직의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철원 북쪽에서 분출한 용암이 철원과 연천 일대에 넓은 용암대지를 형성했는데, 화산활동이 끝난 후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을 받아 기하학적인 형태의 주상절리가 형성됐다. 한탄강과 임진강 일원은 2015년 우리나라 7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으며, 2020년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주상절리의 웅장한 암석 절벽은 마치 케이크를 자르듯 거대한 칼로 바위를 잘라 놓은 듯한 모양새다. 절벽의 거친 돌 틈 사이로 여름엔 담쟁이, 가을엔 돌단풍이 자라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주상절리를 마주하는 강 건너편 동이대교 아래는 캠퍼들에게 차박 성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펼쳐지고 잔잔한 강이 흘러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이다. 몸이 절반 쯤 잠길만큼 강에 들어가 계류낚시를 하는 사람도 많고, 여름엔 카약, 카누를 즐기를 이들도 눈에 띈다.

경기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67-1번지 일원
연천군청 관광과 031-839-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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