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DMZ의 청정 농산물이 자라요
비밀스러운 DMZ의 청정 농산물이 자라요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2.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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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율무

따뜻하고 고소한 율무차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우리나라 율무의 주산지인 연천은 북에서 흘러내려온 맑은 물과 아무나 쉬이 발 디딜 수 없는 DMZ 토양을 품은 곳이다. 비밀스럽고 고요한 그곳엔 천연기념물 두루미가 날아들고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절벽과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DMZ 청정지역에서 자란 율무

연천의 대표 농산물은 콩, 율무, 단호박, 고춧가루다. 전국 율무의 70%가 연천에서, 그중 80%가 군남면에서 난다. 비탈이 많아 농사짓기가 어려운 연천에선 주로 콩을 재배했다. 하지만 콩은 연작을 할 수 없어 한 해는 콩, 다음 해에는 다른 농작물을 심는 윤작을 해야 한다. 율무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적응하는 작물이라 연천 농가들이 콩과 율무를 윤작하며 연천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연천은 토양이 좋고 일교차가 커 율무 열매가 충실하고 맛이 좋다.

율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탄수화물, 철분, 무기질,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해 허약체질을 위한 보양식품이다. 율무차, 율무죽으로 만들어 먹고, 약재,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율무는 4월 중순 이후에 심어 9월 말에서 10월 사이에 추수한다. 추수가 끝나면 철새가 연천을 찾는 계절이 돌아온다.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와 203호 재두루미가 날아와 율무 낙곡을 먹이로 삼아 겨울을 난다.
연천군은 소비자가 연천 농특산물을 믿고 살 수 있도록 ‘남토북수’라는 농특산물 통합상표 인증제를 만들었다. 남토북수 마크가 붙은 것은 북에서 흘러내려온 깨끗한 물과 남쪽의 비옥한 토지에서 자란 우수 농산물이라는 의미다. 전곡농협 하나로마트에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살 수 있는 로컬푸드 매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농가 카페 효연재에서도 일부를 구매할 수 있다.

연천 로컬푸드 농가 카페
효연재

효연재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연천군 우수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카페이자 귀농 귀촌 정보 공유를 위한 사랑방이다. 효연재의 대표 권미영씨는 천식 때문에 서울 생활을 접고 공기 좋고 물 맑은 연천으로 귀촌했다. 1년 만에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는 연천 귀농 귀촌회 회장까지 맡고 있다. 그 덕에 효연재는 농업 라이브러리, 귀농 귀촌 멘토링 위한 정보 공유 공간이 됐다.

길가 옆 언덕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와 아담한 농가주택이 올라앉아있다. 효연재의 넓은 마당에는 야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길게 펼쳐져 있고, 고요한 논을 바라보는 흔들의자가 놓인 쉼터가 마련돼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객을 맞이하는 효연재 대표가 직접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와 푸짐하게 차려낸 밥상을 만날 수 있다.

효연재는 연천군 우수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곁두리 카페로 연천군 농산물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레시피 개발을 한다. 율무밥, 율무 소스 스테이크, 단호박 수프, 마 수프 등을 개발했다. 쿠킹클래스, 막걸리 빚기 체험, 팜투 다이닝 레스토랑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연천의 농산품인 쌀, 율무, 고춧가루, 꿀, 된장, 장아찌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모두 연천 주민이 키우고 만든 것들이다. 인원에 상관없이 이틀 전에 만 예약하면 연천 농산물로 차린 밥상을 맛볼 수 있다.

효연재

경기 연천군 군남면 군남로 782-2

운영시간 : 10:30 ~ 19:30 (매주 월요일 휴무)

율무로 만든 막걸리

예부터 좋은 술은 맑은 물이 있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연천(漣 물놀이 연, 川 내 천)은 이름처럼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물과 관련이 깊다. 연강술술 양조장은 임진강과 인접하고 군자산 자락에 위치한 청정지역이다. 임진강의 옛 이름인 연강의 전통술이자 최고의 술이라는 의미에서 연강술술이라 이름 짓고 막걸리 ‘연천 아주’, 생약주 ‘연천 연주’, ‘연천율무 전통 막걸리’, ‘연천 율무 동동주’를 만든다. 예약하면 양조장에서 직접 술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연강술술에서 만드는 율무 막걸리는 개량 누룩, 아스파탐, 방부제 등 어떤 인공첨가물도 사용하지 않고 연천에서 나고 자란 것들로만 술을 빚는다. 가장 최근에 도정한 햅쌀, 율무, 전통 누룩, 물만 사용해 만드는 프리미엄 막걸리다. 쌀 비율의 16.6% 율무가 든 막걸리는 연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셈이다. 발효과정을 거치며 천천히 숙성된 누룩으로 만든 막걸리는 향이 풍부하고 맛이 깊다.

막걸리는 파전에 벌컥벌컥 마시는 게 제맛이지만, 잘 빚은 술은 천천히 육미를 음미하며 마신다. 색을 먼저 보고 향을 맡으며 청량감을 입으로 느낀 후, 신맛과 단맛을 본 뒤 마지막으로 목 넘김을 느낀다. 이 여섯 가지가 조화롭게 맞아야 좋은 막걸리라 부른다. 효연재에서 막걸리를 주문하면 와인잔에 내주니 와인을 마시듯 천천히 술을 음미하고 좋은 음식을 곁들여 먹어보자.

연강술술 연천양조

경기 연천군 미산면 청정로 1738번지

031-833-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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