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모험은 무엇일까? 전설적인 록 클라이머 이자 환경운동가이며 모험가인 이본 취나드의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란 책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진정한 모험이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여행이라면 좀 더 알아듣기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아서 돌아오더라도 그 전의 자신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그런 여행.”
남아메리카의 최남단에 위치한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을 걸쳐 있는 지역으로 안데스 산맥의 서쪽과 고원 그리고 낮은 평원이 있는 동쪽을 포함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길게 뻗어 있는 안데스 산맥은 그 길이가 거의 7000km에 달하며 가장 폭이 넓은 곳은 700km, 평균 고도 4000m, 가장 높은 곳의 해발은 6952m에 이르는 거대한 산맥이다. 남서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안데스 산맥과 만나면서 연중 많은 비가 내리는데 ‘폭풍우의 지대’라고 불릴 만큼 거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 안데스가 품고 있는 파타고니아의 물길은 거대하고 위험하지만 그만큼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나의 여정은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하여 마이포(Cajon del Maipo) 협곡을 시작으로 남쪽으로 이동하며 푸콘Pucón을 지나 파타고니아의 숨은 거대한 물길 푸탈레우푸Futaleufú(수정같이 푸른 거대한 강이란 뜻의 인디언 말)까 대략 3000km이다.
칠레에는 끊임없는 모험과 놀라운 자연환경 그리고 강과 함께 살아가는 훌륭한 원주민이 있다.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강이 있을 정도로 무한한 물길과 웅장한 폭포를 가진 광대한 나라 칠레. 안데스 산맥이 만들어 내는 얼음물과 같은 거친 물길에서 나를 시험하고 가르쳐 주며, 무엇보다도 거친 강이 삶이 터전인 강인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문화 속에 동화되는 순간은 나에게 큰 희열을 주었다. 파타고니아의 물길을 찾아 떠난 나의 여정은 푸탈레우푸에서 마쳤지만 이 여정은 파타고니아 물길을 찾아가는 모험의 끝이 아닌 시작의 원동력이 될 것임을 직감한다.
거친 자연환경에서 카약을 타다 보면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이 생기곤 하며 때론 죽을 수도 있다고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험이라는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대자연 속에서의 카약킹은 일상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비일상적인 자극은 지극히 안정되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그 특별한 느낌, 비일상적인 자극은 좋은 경험이 되어 나에게 삶의 영감을 준다.
그 영감을 통하여 완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완벽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깨닫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