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 조혜원 기자 | 정영찬
  • 승인 2019.04.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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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 탭댄스 컴퍼니

탭댄스는 눈으로 보고 심장으로 듣는 음악이다. 영화 <스윙키즈>의 주인공 로기수는 전쟁 중 포로수용소에서 탭댄스를 마주하고는 “탭댄스라는 거이 참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드만”이라며 빠져든다. 그 사람 미치게 만드는 춤에 빠져 리듬을 만들고 탭으로 대화하는 탭퍼가 모였다. 인터뷰하는 동안도 말과 말 사이 탭소리가 부연설명을 하듯 끼어든다. 탭으로 놀고, 탭으로 소통하며 탭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

87.5 탭댄스 컴퍼니와 각자의 소개 해달라.
이상훈(이하 이) 우리는 탭댄스로 뭉친 동갑내기 탭퍼입니다. 숫자 87.5의 의미는 구성하는 멤버들의 태어난 연도입니다. 87년생, 88년생이 모여서 그 중간인 87.5 탭댄스 컴퍼니(이하 87.5)를 만들었죠. 모두 탭댄스를 위해 유학을 다녀온 멤버로 상하 관계 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해서 모인 팀입니다. 다른 팀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들을 실험하고 있어요. 탭댄스가 혼자 추는 춤이 많은데 우리는 군무 위주의 안무 연출을 하고, 직접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고, 홍대 거리에서 탭댄스 버스킹도 합니다. 저는 원래 연기자였어요. 탭댄스를 특기로 하려고 배우다가 직업이 됐죠. 은진이는 미국에서 처음 만났고 성수는 한국에 돌아와서 만났어요.

허성수(이하 허) 저는 전공이 뮤지컬이에요. 탭댄스가 전공 수업에 있었는데, 한국 탭댄스 1세대인 김길태 교수님의 수업을 듣다가 탭댄스의 매력에 빠졌어요. 20살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13년째가 됐네요.

한은진(이하 한) 어려서부터 춤에 관심이 많았어요. 20살에 처음 탭댄스를 배웠는데 그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쭉 탭댄스를 추고 있죠. 우리 셋 모두 다른 팀에서 각자 활동을 하다가 독립을 해야 할 시기가 비슷해 모이게 됐어요.

‘87.5 Tapdance TV’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탭댄스라는 장르가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어떻게 하면 많이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87.5라는 이름으로 모였을 때 한참 유튜브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였죠. 사람들이 탭댄스를 검색했을 때 바로 배움으로 연결 되진 않더라도 이런 게 탭댄스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기초 동작, 공연 영상 등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87.5의 활동뿐 아니라 우리나라 탭댄스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탭댄스로 버스킹을 한다는게 신기하다
탭댄스 버스킹은 올해가 3년째인데 87.5라는 팀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어요. 버스킹에서 모인 금액을 운영자금에 보태 유튜브도 운영하고 공연 준비에도 보탭니다. 점차 노하우가 쌓여서 이제 관객도 많아지고 팁도 쏠쏠하게 모여요. 탭댄스 버스킹은 혼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87.5처럼 팀으로 하는 건 우리가 유일할겁니다.

공연처럼 버스킹을 준비해가나?
보통 즉흥으로 공연하지만 큰 틀은 준비해갑니다. 군무로 할지, 솔로로 할지 서로 사인을 주고 받아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노하우가 많이 생겼죠. 한 명이 끝날 때 쯤 다른 한 명이 이어받고, 신호를 주고받고 다 함께 군무를 하는 식입니다. 서로 호흡이 쌓인거죠.

버스킹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
외국인 댄서가 탭 공연하는데 끼어들어서 배틀하듯 춤을 주거니 받거니 했던 적도 있어요. 홍대라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이 많이 다녀서 호응이 좋아요. 어느 날은 한 커플이 그날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고맙다고 팁을 5만 원 줬던 적도 있어요. 홍대 음식점 앞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거리 공연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음료수를 보내주기도 했고요.

버스킹과 유튜브 말고 다른 활동도 많이 하나?
우선 탭댄스 스튜디오 대치점, 당산점을 운영하면서 봄, 가을엔 홍대 거리에서 탭댄스 버스킹 공연을 3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비정기적으로 재즈바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하고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87.5만의 공연을 준비중입니다.

재즈는 악기들의 대화라고 하던데 탭은 춤인가 악기인가?
그건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라이브 연주와 함께 공연하면 탭은 악기가 됩니다. 음원을 틀어놓고 춤을 출 때는 조금 더 퍼포먼스 적이죠. 탭댄스는 기본적으로 소리가 있는 춤이니까 리듬이 베이스로 깔리고 그 위에 춤이 얹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영화 <스윙키즈>와 관련이 깊다고.
제가 스윙키즈의 안무팀으로 참여했어요. 샤오핑 역할의 대역과 배우들 탭댄스 강습, 영화에 나오는 탭댄스 안무 짜는 걸 도왔죠.

<스윙키즈> 개봉 이후의 대중 반응이 어떤가?
영화 <라라랜드>가 개봉했을 때가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스윙키즈> 개봉 이후에도 인지도도 높아지고 수강생도 늘었죠. 확실히 미디어 노출의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

탭댄스가 무릎에 안 좋을 거라는 편견이 있다.
전문 댄서처럼 연습량이 너무 많은 게 아니라면 취미로 즐기기엔 오히려 바른 자세, 관절운동,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70~80대 어르신 수업을 하고 있는데 다리에 힘이 생기고 관절이 더 좋아졌다고들 하세요. 한의원에서 무릎 관절이 안 좋다고 하면 탭댄스를 추천하기도 하기도 합니다.

연령 별로 특징이 다른가?
실력이 쑥쑥 느는 꼬마 친구들을 가르치는 재미가 커요. 성인보다 두세 배로 빨리 배우고 즐거워해 뿌듯함도 크고 탭댄스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성인반은 취미 생활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고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해요.
우리가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칠팔십대 어르신들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 잘 따라 하시죠. 탭댄스는 오랜 시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춤입니다.
이 특히 대치점은 연예인 지망생이나 배우들이 종종 수업문의를 해와서 탭댄스를 하나의 특기로 내세울 수 있는 수업을 개설 준비 중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탭댄스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음악 장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춤. 동적이 움직임이 매력적인 춤.
음악이 눈으로 보이는 춤이라는 것.
특별함. 탭슈즈를 신으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구두처럼 특별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발에서 나는 소리가 경이롭게 느껴질 만큼 멋질 때도 있고요.

87.5 탭댄스 스튜디오

대치점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16-4. B1

당산점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47길 9 B1

http://tap87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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