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기어의 옥순봉 하이킹
마이기어의 옥순봉 하이킹
  • 김혜연 | 김혜연
  • 승인 2018.05.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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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물결 속으로

아기 강아지들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듯 산에도 이맘때쯤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있다. 바로 나뭇잎이 초록색이 되기 전 연둣빛 싱그러움을 뽐내는 모습이다. 그래서 청풍명월 충북 제천의 아름다운 옥순봉을 찾았다.

들머리부터 뜨거운 햇볕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찬바람에 손을 호호 불며 산행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만히 서 있기 힘든 무더위가 찾아오다니. 시간 참 빠르다. 야영지까지 오르락내리락 숲길을 한 시간쯤 걸어가야 했다.

따가운 햇볕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느 정도 잘 정비 된 임도를 걷다가 마침내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통로를 지나 숲에 도착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햇볕을 받고 걸어오다가, 향긋한 꽃냄새를 크게 들이마시고 울창한 숲으로 한발 내디딘다. 고개를 들어 잠시 그 시원함과 상쾌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어린 연둣빛 나뭇잎이 잔잔한 바람에 일렁일렁 춤을 추고, 그사이를 비집고 햇빛이 반짝거렸다. 그 모습이 마치 맑게 빛나는 강물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나뭇잎 같았다. 콧속에 쌓인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몇 걸음 옮기자 미끄럽고 질퍽한 흙길이 나왔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가며 스틱에 의지했다. 오르막이 끝나자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졌다. 바닥 상황이 좋지 않아 경사가 심한 내리막은 위험천만했다. 안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나무 계단을 잘못 밟으면 넘어지기 십상이었다. 스틱이 없었다면 진땀을 빼고 내려왔을 것이다.

요즘처럼 날씨 변동이 심할 때는 우의, 배낭 커버, 접지력이 좋고 발목을 잡아주는 등산화와 단단한 스틱을 지참 후 산행이나 백패킹을 즐기는 것이 좋겠다. 또 비에 젖은 장비를 패킹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큰 방수 팩 등을 챙기면 도움이 된다.

미끌미끌 곡예 운행을 하며 숲길을 지나자 시원하게 흐르는 강과 아름다운 산맥이 눈에 들어왔다. “이 맛에 힘들어도 걷는 거지”. 그 뒤로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이어졌다. 적당히 솟은 암릉은 짜릿한 재미를 준다.

얼마 가지 않아 야영지에 도착했다. 배낭을 내리고 땀을 식히며 그곳에 익숙해져 간다. 눈앞에는 아름다운 강과 능선이 펼쳐졌다. 이 보다 더 값진 보상이 또 있을까? 말소리, 숨소리, 발걸음 소리를 줄여본다. 사각사각 바람 소리, 맑고 고운 새들의 노랫소리, 부드럽게 우리를 스쳐 가는 바람,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지는 태양, 반짝이는 강물과 그 사이로 느리게 지나가는 나룻배, 이 모든 것을 조용히 느껴본다.

일상에서 우리를 괴롭히고 방해하는 그 어떤 것도 이곳엔 없다. 우리도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에 사는 생명에게 방해되지 않고 산행을 즐길 방법을 찾아야겠다.

밤은 아주 고요했다. 머리 위로 별들이 소리 없이 빛날 뿐이었다. 조용히 밤을 보내고 맞이한 아침. 빼꼼 밖을 내다보았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빨갛고 희망찬 일출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몰려올 법도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서둘러 머문 자리를 정리했다. 최대한 아니 머문 듯 자리를 정리하고 일상 속으로 복귀할 시간이다.

오늘은 원점회귀 코스다. 어제와 다르게 바닥이 많이 말라 있어서 돌아가는 길이 수월했다. 여전히 숲은 아름다웠다. 같은 길이지만 어제 보지 못했던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걸었다. 백패킹의 매력은 이러하다. 시간대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자연,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며 보지 못했던 소소한 아름다움을 다음날 다시 걸으며 보고 느낄 수 있다. 그 아름다움을 모조리 눈에 담으며 우리의 여정은 끝이 났다.

요즘은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곳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폐쇄되곤 한다. 한바탕 놀아보자고 그곳을 찾는 비상식적인 사람들 때문이다. 같은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그런 소식을 접할 때면 부끄럽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그동안 배우고 경험한 올바른 백패킹 문화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잘 익힐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

마이기어가 추천하는 우중 백패킹 장비

<힐레베르그> 니악
힐레베르그 텐트 특성상 풋 프린트, 이너 텐트, 플라이가 한꺼번에 설치돼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악천후에 진가를 발휘한다.
무게는 1.7kg이지만 비교적 넓은 공간을 가져 장비를 보관하기에 충분하다. 전실 공간도 있어서 비가 올 때는 전실에서 가벼운 취사도 가능하다.

<그래니트기어> Nimbus Trace Access 60
액세스 패널을 사용해 장비를 쉽게 패킹할 수 있으며, 메이플 코어 프레임 시트는 중량을 골고루 분산시킨다. 토르소 조절이 가능하며, 활동성을 높이는 등판시스템과 힙벨트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생활방수도 가능하다. 1.8kg으로 가볍다.

<룬닥스> 미라 WS 미드(여)-Mira WS Mid
등산화의 앞과 뒷부분에는 발을 보호하는 셀룰러 러버를 사용했다. 셀룰러 러버는 내부에 마이크로 버블층이 있어 매우 가볍고 100%의 방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 내부가 가죽으로 되어 있어 흰 양말을 신을 경우, 양말에 물이 들 수 있으니 조금 어두운 색의 양말을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블랙다이아몬드> Z Pole
백패킹과 산행에서 제2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스틱이다. 사용법을 익히지 않으면 일반 막대기이지만 보행에 맞춰 잘 사용하면 균형을 잡아주고 관절에 무리를 줄여주는 고마운 장비다.
수많은 브랜드의 스틱 중 블랙다이아몬드사의 디스턴스 FLZ Z 폴을 추천한다. 3단 접이식 디자인의 플릭락 잠금장치와 슬라이드락 시스템으로 결합 및 해체가 빠르고 휴대성이 뛰어나다. 또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내구성이 좋다.

마이기어

위치 서울 영등포구 선유동1로 42

영업시간 10:00~20:00 (연중무휴)

문의 02-2633-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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