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은의 런트립, 경주 보문호
안정은의 런트립, 경주 보문호
  • 글 사진 안정은
  • 승인 2018.04.13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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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달리다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봄이 왔다. 겨우내 묵힌 살들과도 안녕해야 하는 계절이다. 즐길 거리, 볼거리 풍성한 경주 보문호 둘레길 여행을 떠났다. 동서남북 옮기는 모든 발걸음을 행복하게 해줬던 특별한 런트립이다.

북쪽 꽃길만 뛰어요
환상적인 꽃비가 내리는 길을 달려보고 싶었다면 보문호 북쪽길을 추천한다.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곳이기도 한 보문호수는 안쪽으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나타난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벚꽃 터널이 이어졌다. 매연과 경적소리는 사라지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만 남았다.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달렸다. 마치 터널 저 끝에서 누군가가 당기는 것 같았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써라운드로 나를 감싸 안았다.

눈이 즐거운 동쪽길
보문관광단지는 경주시 동쪽 명활산 옛 성터 아래 만들어진 인공호수이다. 주변에는 국제적 규모의 호텔과 각종 즐길 거리가 즐비하다. 5월, 신규 오픈하는 경주월드의 드라켄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이 코스의 묘미다. 우아한 곡선과 꺾어질 듯한 레일을 눈으로 따라가며 달리면 러닝이 지루할 틈이 없다.

보문관광단지 내에는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어 이곳을 기점으로 삼기 좋다. 러닝 전후, 문화생활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다니! 조금 더 지나가면 구름처럼 몽실하게 생긴 호반 1교가 있다. 견우와 직녀가 경주로 내려왔다면 호반 1교 위에서 만났을 것이다. 특히 노을길이 참 예쁘다. 충분히 멋진 인생 사진을 기대할 수 있다.


나만 알고 싶은 비밀의 남쪽길과 북쪽 경주동궁원
보문호 둘레의 남서쪽 방향으로 비밀스런 길이 하나 나있다. 마치 마법 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신비로운 나무들이 즐비하다. 전망대와 쉼터가 고르게 있어 쉬엄쉬엄 달리기에 더 없이 좋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정말 시원했다. 땀을 흘리고 나서야 비로소 바람의 시원함을 느끼는 것처럼. 북쪽으로는 경주동궁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이었던 동궁과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곳이다. 식물원과 각종 체험 시설이 있어 잠시 구경하며 쉬어가기에 좋다. 보문호 둘레 한 바퀴는 10km. 10km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호텔라인에서 경주월드까지 왕복 5km 코스도 좋다. 경주는 벚꽃 잎이 떨어져도 여전히 아름답다. 가을철에 펼쳐진다는 근사한 단풍터널은 또 어떠한 설렘을 안겨줄까.

보문호 코스 : 보문관광단지 ~ 경주월드 ~ 경주동궁원 원점회귀 (보문호 한 바퀴 9km)
추천 마라톤 대회 : 경주벚꽃마라톤 (매년 4월 초 개최)
올해 27회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 벚꽃 마라톤. 끝없이 펼쳐진 벚꽃 터널을 자유롭게 달려볼 수 있는 장점. 경주시와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주최할 만큼 상당한 규모이며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5km 건강 달리기부터 풀코스 42.195km 까지 다양한 종목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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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18-04-13 19:30:58
벚꽃이 필 시기면 자주 경주를 가지만
런트립 코스를 달려볼 생각은 못했네요~

런트립 추천 코스라면
가족 연인 친구와 산책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