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살리는 스틱 사용법
몸을 살리는 스틱 사용법
  • 임효진 기자 | 양계탁 부장
  • 승인 2018.02.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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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 교장 인터뷰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 교장은 마더 스틱 워킹이라는 독보적인 스틱 사용법을 창안해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마더스틱아카데미 교장을 역임하며, 산림청 소속의 사단법인 숲을찾는사람들, 일산 건누리병원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1월 10일에는 레키 본사에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Technical Advisor)로 지명했다.

그도 처음부터 스틱을 사용했던 건 아니다. 젊을 때는 등산 스틱을 짚고 산에 오르는 게 나이 들어 보여서 꺼렸다. 그러다 산에 다니는 동료들이 사용하는 걸 보고 호기심에 쓰기 시작했다. 그때가 레키 스틱이 국내에 정식 수입도 되기 전인 1996년이다. 스틱은 지팡이처럼 그냥 짚으면 되는 걸까? 그는 분명히 스틱에도 사용법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도, 사람도 없었다. 혼자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개만 사용하기도 하고, 두 개를 번갈아 짚으면서도 다녀봤다. 하지만 어쩐지 신통치 않았다. 스틱의 기능과 국내 산악 지형, 사람의 몸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산에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관찰하기 시작했다. 스틱을 가진 사람은 많은데 잘 사용하는 사람보다 배낭에 꽂고 다니는 사람이 더 많아 보였다. 정확하게 사용할 줄 모르니 거추장스러웠다.
그러는 사이 등산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2천만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산이 많은 지형의 특성상 등산을 즐기는 인구도 필연적으로 많기 마련. 남녀노소 누구나 등산을 간다. 하지만 등산을 하기 전에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수영과 헤엄으로 생각해 보면 돼요. 헤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운동도 되지 않죠. 위험하고 몸을 다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수영을 배우면 몸이 튼튼해지고, 자긍심이 생기고 비로소 멀리, 오랫동안 갈 수 있어요. 스틱도 마찬가지예요. 지팡이처럼 그냥 짚고 다닐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오히려 등산하다가 몸이 망가질 수 있어요. 우리 몸과 지형에 맞는 방법으로 스틱을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봤다. 등산이 맞는 걸까? 산을 정복하는 개념인 등산은 서양에서 온 사상이다. 우리 조상들은 약초를 캐고, 땔감을 구하고, 때로는 선비들이 공부하기 위해 산을 찾았다. 조상들은 산을 ‘오르지’ 않고 산으로 ‘들어갔다.’
“등산이 아닌 들입(入) 자를 써서 입산이라고 표현하는 게 바르다고 봅니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힐링, 테라피 그 자체예요. 마치 힘들 때 어머니의 품을 찾듯이 산에 들어가서 치유하는 거죠. 하지만 고산 등반가의 업적만 부각 되다 보니 등산의 즐거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거 같아요. 등산은 자연과 교감하고 삶의 환희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활동입니다. 그리고 즐거운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이 편해야 해요. 신발을 제대로 신고, 배낭을 올바르게 메고, 스틱을 제대로 짚어야 자연을 즐길 수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몸에 부담을 많이 주는 게 잘못된 스틱 사용법입니다. 그래서 관절을 보호하면서 체력 소모도 줄이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과목으로도 강습했던 마더스틱 워킹입니다.”
그는 마치 어머니의 품에 들어가듯이, 산을 편안하고 즐겁게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가 창안한 워킹법에 마더스틱워킹이라고 이름 붙였다. 보통 스틱을 사용할 때 왼발이 나가면 오른쪽 스틱으로 땅을 짚고, 오른발이 나갈 때 왼손 스틱을 사용했다. 마더스틱워킹은 양손을 동시에 앞으로 내밀면서 무릎, 척추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한다. 평지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상체를 스틱에 기대고 누르면서 오르고(Lean & push), 계단이나 급경사오르막을 오를 땐 끌어당기면서 누르면 된다(Haul & Press). 내리막을 내려갈 때 특히 더 중요한데, 몸을 지지하면서 팔을 접어 내려오면 된다(Support & Fold).
“제 생각에 지금은 등산하는 사람의 80%가 마더스틱워킹을 하고 있다고 봐요. 앞으로 고령화가 더 진행될 테고 척추, 관절 질환은 더 많아질 거라고 봐요. 국토의 70%가 산인만큼 등산을 취미로 하는 인구도 많을 수밖에 없고요. 마더스틱워킹을 배워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원대학교 스포츠과학부 노성규 박사가 마더스틱워킹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윤치술 교장은 오는 3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기 수업을 진행할 예정. 참여를 원하면 마더스틱아카데미(www.momstick.com)에 신청하면 된다.

마더스틱 오픈클래스
일시
3월 3, 10, 17, 24, 31일
토요일 10:00~15:00
장소 몽촌토성역
강습비 5만원
신청 마더스틱아카데미(www.momst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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