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사고뭉치 두 여자의 깨방정 산행일기2
태백산, 사고뭉치 두 여자의 깨방정 산행일기2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차장
  • 승인 2018.01.26 0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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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스타일링 제안…동계 산행 필수 장비 소개

단아한 외모 속에 깨방정을 숨긴 편집 디자이너 나라 씨와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향한 태백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사고뭉치 막내들의 깨방정 태백산 산행일기,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정상, 내 마음속에 저장
드디어 정상이다. 눈이 살포시 내린 능선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두 여자. 휴대폰을 꺼내 들고 셀카를 찍는다. 수정 화장이 필수지만 지금은 태백산과 천제단 경치를 담는 게 우선이다.

태백산 장군단에서 셀카를 찍는 두 여자

천제단은 태백산 정상에 자연석을 쌓아 만든 3개의 제단을 통칭한다. <삼국사기>를 비롯 여러 문헌에서 태백산을 신산(神山)으로 섬기고 제천의식을 행했다고 기록됐다. 태백산 천제단은 정상의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300m 떨어진 장군단과 남쪽 아래 이름 없는 제단으로 구성됐다. 천왕단과 장군봉은 거대한 모습에 웅장함이 느껴지지만, 정상 남쪽 아래 위치한 무명의 제단은 소박한 인상을 풍긴다. 제단을 세운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족 국가 시대부터 이곳에서 천제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산 중 배낭에 북어포를 끼고 올라가는 한 부부를 만났는데, 때때로 특별한 날 일반인이 찾아와 제를 올리기도 한다.

장군단에서 부자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리는 에디터

정상에 올랐다는 흥은 미뤄두고 기도부터 해야지. 올해는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제발요~ 두 손을 고이 모으고 연신 허리를 숙이는 에디터 옆에서 몰카를 찍는 나라씨.
“기도할 때 몰카라뇨. 기도빨 떨어집니다. 휴대폰 집어 넣으세요.” 여전히 몰카를 찍는 나라씨는 신이 나 보인다. 에효 (나라씨가 찍어 준 사진이 카톡 프로필이 된 건 안 비밀)

태백산 베스트 포토존 3
1. 장군봉에서 천왕단으로 넘어가는 능선 길
2. 태백산 비석 앞
3. 주목 군락지(유일사~장군봉 능선 일대)

땀 흘리고 먹는 밥은 꿀맛

정상에서 라면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나라 씨

배고파요. 언제 밥 먹어요?
지금요.
두툼한 패딩을 꺼내 입고 레토르트 식품을 꺼낸다. 산행 전에 보온병에 공수한 뜨거운 물을 부어 5분간 기다리면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헐 맛있어요.
입이 짧은 나라씨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라면에 빨리 물 부어.
갑작스레 반말하는 나라씨. 배가 고프긴 고팠나 보다. 그러게 아침밥 많이 먹고 오라니까. 전날 함께 장을 보면서 했던 나라씨의 말이 떠올랐다.
“저는 산행하면 거의 안 먹으니까 준비 안 하셔도 돼요.” 밥에 라면국물까지 말아 먹는 나라씨의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비니와 넥 워머를 한 두 여자

포근한 날씨라도 산꼭대기에서 부는 바람은 매서웠다. 뺨과 코가 새빨개지고 바람에 눈물이 고인다. 비니를 쓰고 넥워머를 눈 아래까지 끌어올리니 조금 살 거 같다.
이렇게 쓰는 게 더 나아요? 이것 좀 봐주세요. 이게 더 나은가?
어떻게 써도 예쁘니까 마음대로 쓰세요.
유달리 광대가 튀어나온 에디터는 나라씨의 계란형 얼굴에 질투가 난다.

에디터의 헤드랜턴을 고쳐주는 나라 씨

4시인데 벌써 해가 떨어지네요.
아무래도 겨울 산이라 해가 금방 져요. 헤드랜턴 꺼내요.
와, 정말 밝아요.
악. 저 보지 마세요. 눈부셔요.

하산=아무 말 대잔치

태백산 정상 비석 앞에서

당골 광장으로 하산하는 길은 눈이 쌓여 미끄러웠다. 두 번 이상 엉덩방아를 찧어 울상이 된 나라 씨였지만, 그녀의 수다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 산쟁이는 정복이란 말 안 써요. 운 좋게 산이 허락해서 산에 잠시 머무는 거죠. 등산이라는 길은 끝나는 곳부터 시작되는 법이에요. 우리가 가게 되면 또 하나의 길이 되죠. 힘들면 얼마든지 그만두면 돼요. 다시 오르면 됩니다.
대단해요. 두 번째 산인데도 많은 걸 깨달았네요.
대화를 든던 산행 경력 17년 차의 선배 기자가 실소를 터트린다.
신영씨, 그거 영화 대사야. 히말라야 명대사예요.

이때부터였다. 아무 말 대잔치가 시작된 게.
3개 국어를 한 번에 쓸 수 있는 문장이 뭐 게요?
글쎄요.
핸들, 이빠이, 꺾어
그럼, 세상에서 가장 도움 안 되는 이론이 뭐 게요?
뭐예요?
제가 알기론
그만 하고 화장실이나 갑시다. 앞으로 4Km 더 가야하는데 우리 코스에는 망경사 화장실뿐이에요. 이따 위급상황 만들지 말고 화장실 들렀다 어서 내려가요.

하산길 망경사 앞에서 눈삽으로 장난 치는 두 여자

해가 완전히 넘어간 저녁 6시, 당골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은 1월 19일~2월 11일에 열리는 태백산 눈꽃축제를 준비 중이었다. 높이 쌓인 눈 언덕과 조각상이 우리를 맞이했다. 나라씨는 모든 체력을 쏟아냈는지 배낭을 벗어 던지고 드러누웠다.
나라씨, 다음에 산에 또 갈래요?
아니요. 당장은 못 가겠네요.

준비중인 태백산 눈꽃축제의 눈밭을 뒹구는 두 여자

후일담
나라씨, 우리 태백산 사진 나왔어요.
헐, 제 깨방정 어쩌죠. 근데 사진 속 신영씨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요.
그래요? 나름 웃은 건데.
저처럼 활짝 웃고 포즈도 크게 해야죠. 너무 조신하게 찍혔어.
그런가?
다리를 더 벌려서 뛰고, 팔도 더 높이 들고, 오케이?
아, 예예.


하이킹 스타일링
깨방정 그녀들의 하이킹 스타일을 알아보자.

에디터의 하이킹 스타일
나라 씨의 하이킹 스타일링

동계 하이킹 체크 리스트
겨울 산행은 일반 산행과 다르다. 방한 제품과 안정 장비를 착용해야 안전한 아웃도어 활동을 할 수 있다. 꼭 필요한 동계 장비를 소개한다.

동계 하이킹 체크 리스트

1. 다운재킷. 정상에서의 칼바람을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총중량 560g으로 가볍고, 필파워는 800으로 보온성이 높다. 색상은 빨강색과 회색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랩. 포지트론 재킷

2. 바라클라바. 눈보라가 몰아칠 때 이마, 볼, 코 등 얼굴의 부위를 막아주는 바라클라바는 필수 제품이다. 버프. 써모넷 바라클라바 버프

3. 비니와 넥 워머. 바라클라바를 착용할 만큼 춥지 않지만 바람을 막고 싶을 때 비니와 넥워머를 착용하자. 노출된 목과 머리를 감싸줘 보온력을 높인다. 버프. 헤비웨이트 메리노울 햇 버프와 버프

4. 헤드랜턴.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에 헤드랜턴은 필수다. 블랙다이아몬드의 헤드램프는 300루멘의 LED와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최대 80미터까지 비춰주는 원거리 조명은 안전한 산행을 이끈다. 블랙다이아몬드. 스팟 헤드램프 300LM

5. 장갑. 신축성과 투습력이 높은 소프트 쉘 글러브에 방풍·발수 성능을 지닌 플랩후드를 적용해 활동성과 보온성을 높인다. 미트 스타일의 퍼텍스 엔듀런스 윈드 후드는 손등에 고정돼 손을 보호하고, 맑은 날씨에는 가볍게 말아 보관할 수 있다. 블랙다이아몬드. 윈드 후드 소프트쉘 글러브

6. 아이젠. 유선형 밴드 디자인으로 탈착이 편리한 등산용 아이젠이다. 안정감이 뛰어나고 장시간 산행에도 관절 피로감이 적다. 스노우라인. 체인젠 프로

7. 백팩. 기존 에이리얼 65에 비해 540g 더 가벼워 여성이 착용하기에 좋다. 오스프리. 에이리얼 프로 65

8. 플리스 재킷. 북대서양 어부의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레트로 파일 컬렉션은 양털 모양 소재로 제작돼 보온성을 높여준다. 파타고니아. 우먼즈 레트로 파일 후디

9. 팬츠. 내구성과 신축성을 높인 트레킹 타이즈다. 무릎과 엉덩이에 강화 소재가 보강돼 트레킹 중 만나는 장애물과 마찰에 강하다. 피엘라벤. 우먼즈 아비스코 트레킹 타이즈

10. . 등산 시,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과 척추의 부담을 덜어주고 몸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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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2019-09-17 17:39:06
기사를 가장한 광고에 가까운 글이네요~ 아웃도어 산행기사 수준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