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맑아지는 편백 향기를 멀리서부터 맡았다. 큼큼대며 도착한 곳은 이나미 마을. 이나미 조각은 일본 내에서도 매우 유명하고 정교한 기술이다. 이나미 마을 역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 마을로 손꼽힌다. 18세기 무렵, 큰 화재로 소실된 이나미와 즈이센지 절의 재건을 위해 교토에서 조각가 미야다이쿠가 이곳으로 와 200명의 주민에게 목공을 가르치며 절을 다시 지었다.
이나미 마을 전경 |
미야다이쿠에게 전수받았던 200여 명의 목공자들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계승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나미 조각은 대략적인 형태에서 마무리 단계까지 200개 이상의 칼을 사용하는 전통 기법이다. 작품을 무엇보다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200명의 목수가 있는 이나미마을 |
전통적인 들창과 가리개, 장식품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옛 기술이 고스란히 담긴 문패와 간판, 인테리어 조명 등 다양한 상품을 이 마을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을 곳곳에는 지붕 위나 기둥 사이 등 총 13마리의 고양이 조각이 있는데, 이것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곳곳에 숨은 고양이 나무조각 |
고즈넉한 돌길을 걸으며 공방을 엿보고, 고양이를 찾고, 나무로 된 다양하고 기발한 상품을 구경하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히 공방에선 편백으로 만든 사케 잔을 만드는 우드 카빙이 진행 중이다.
이나미의 즈이센지 절 |
1시간 가량 걸리는 우드 카빙은 본인이 원하는 모양의 술잔을 만들 수 있는 체험이다. 코팅 없이 쓰는 편백 잔은 진정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잔 두께에 따라 술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 잔에 두께를 조금씩 다르게 하는 것도 재미다.
술잔을 만들 수 있는 우드 카빙 클래스 |
우드 카빙한 사케잔을 들고 오래된 양조장으로 가면 잔술을 마실 수 있다. 우드카빙 요금에 포함된 옵션이다. 주인장이 인심 좋게 내어주는 술 한잔에 초겨울 추위가 뜨끈하게 녹는다.
우드카빙 클래스엔 무료 사케 시음도 포함이다. |
3500엔에 기모노를 빌릴 수 있고 2200엔으론 공방 체험을 할 수 있다. 공방은 3일 전까지 전화나 웹사이트로 예약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난토지역 여행자 홈페이지 참조. http://www.tabi-nanto.jp/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