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태풍이 가고 날이 갰다. 처음으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둘러 미뤄둔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은 고카야마의 합장양식인 갓쇼즈쿠리를 볼 차례다. 일본 폭설 지방에 분포된 건축양식인 갓쇼즈쿠리. 시라카와고와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 분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그 중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를 찾았다.
그 중 고카야마 지역의 갓쇼즈쿠리를 찾았다. |
고즈넉한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저마다 삼각형 모양을 한 두꺼운 지붕을 덧댄 건물이 나타난다.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현재도 생활하고 있는 마을은 민박도 가능하다. 약 100~200년 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집들 사이에서도 400년의 시간을 간직한 집도 있다.
8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현재도 생활하고 있는 마을 |
80도의 급한 경사로 정삼각형에 가까운 지붕은 눈이 미끄러져 떨어지기 쉽게 만든 구조.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졸참나무를 사용해 합장 모양으로 짜 맞추어 만든다. 못을 절대 박지 않고 새끼줄과 ‘네소’라고 불리는 조롱나무를 사용한다. 지붕의 억새는 약 20년 주기로 새것으로 바꾼다.
일본 폭설 지방에 분포된 건축양식인 갓쇼즈쿠리 |
에도 시대 후기부터 이곳은 척박한 자연환경 탓에 빈민층이 모여 살던 곳. 오랜 시간 외부와 단절된 까닭에 발전이 늦어졌고, 그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갓쇼즈쿠리 양식은 눈이 오는 험한 자연에 견디는 강고한 구조로 생활 장소와 생업의 장소를 하나로 합친 합리적인 건축이다.
갓쇼즈쿠리 분포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됐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
지붕의 꼭대기는 모두 동서 방향이다. 지붕에 빛이 잘 들게 하기 위한 것이고, 마을은 남북으로 길쭉한 골짜기에 있다. 남북으로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맞는 면적을 작게 하기 위함도 있다.
코카야마의 합장양식인 갓쇼즈쿠리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후 관광객들이 모이며 민가 내, 논밭, 논두렁길 등 생활 범위까지 침입하는 일이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인근에서 정해진 시간마다 셔틀버스가 운행하며 민박, 식사, 차, 기념품점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유산 아이노쿠라 합장양식 취락 보존재단 참조. http://www.g-ainoku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