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내다보면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싶다가도, 가까이서 살피면 저마다 다른 장르의 장편 드라마를 찍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누군가의 생활을 엿보며 때로는 동경을, 때로는 희열을 느낀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또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사는 사람들. 해시태그를 따라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봤다. 여름 휴가철을 맞이한 이번호 주제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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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dud
나는 이런 사람
대한민국 20대의 80%쯤에 해당하는 지극히도 평범한, 그럼에도 450일간 35개국 97개 도시를 여행한 청년. 세계 일주라는 달콤하고 길었던 꿈에서 얼마 전에 깨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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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게 된 이유
흘러가는 대로 열심히는 살았지만, 사회생활은 마음처럼 녹록지 않았어요. 삶은 나아질 기미가 없고, 미래의 내가 좀처럼 그려지지 않던 매일매일.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늦은 퇴근을 하던 어느 날, 별안간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곤 바로 사직서를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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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스와질란드는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진 곳이에요. 작은 나라 안에 국립공원이 세 곳이나 있고, 그 중 하나는 초식동물만 서식해 걸어서 사파리를 즐길 수 있죠. 얼룩말, 순록, 꽃사슴에 둘러싸여 먹는 저녁의 낭만도 있고요. 여름 휴가지로는 저렴한 물가에 볼거리, 즐길 거리까지 풍부한 이집트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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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만난 그 순간
평생 질 것 같은 일은 시도도 안 하고 살았어요. 그런 제게 세계 일주는 너무 커다란 도전이었죠. 길 위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이 끊임없이 저를 지치게 만들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건 늘 꿈꿔왔던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말이 안 통해 거리를 헤매고, 50센트짜리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곰팡내가 나는 침대에 어색하게 누워있던 순간들이 사실은 제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화양연화였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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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에요. 지금 앉은 의자가 편안하다고 엉덩이를 떼지 않으면, 문 너머에 감춰진 수많은 풍경들은 평생 볼 수 없어요. 행복을 찾아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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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eong_
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집착 여행자’. 어딘가 마음에 들거나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집요하게 찾아내서 가보고 말아요. 이런 성격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도 많이 찾아냈죠. 여행은 2주에 한 번 정도 떠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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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기엔 특별하지 않은 것 같아도 알수록, 또 찾아볼수록 멋진 여행지가 있다는 점이 국내 여행의 양파 같은 매력이에요. 정겹고 포근한 공기와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국내 여행지가 제격이죠. 빠진 곳 없이 전국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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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여기로
여름 휴가는 역시 낮과 밤이 아름다운 부산이죠. 맛있는 음식도 구경거리도 많고, 바다와 산이 함께 있어 더욱 풍성한 휴가를 보낼 수 있어요. 붐비지 않는 색다른 여행지를 꿈꾼다면 보라색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강화도의 고인돌 광장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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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꿀팁
차 트렁크에는 언제나 삼각대를. 언제 어디서 인생 샷을 남기게 될지 알 수 없거든요. 그리고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세요. 내가 사는 익숙한 지역이라고 별거 없을 것 같지만 나도 모르는 훌륭한 곳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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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순간의 1분 1초가 소중한 건 아무 걱정 없이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좋은 추억과 새로운 경험이 남기 때문이에요. 간직할만한 사진도 한 장씩 남고요. 일상에서 찾아오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머릿속에서 지워주는 무언가.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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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a_eun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방랑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세상과 함께 하고 있는 천방지축 부부, 그중 아내를 맡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1년간의 세계 일주를 즐기는 중이죠. 어제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스카이다이빙을 뛰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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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 가자!
혼인 서약 중 ‘세계 일주’를 약속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 결혼하고 2년 동안은 각자 일에 바빠 쉽게 떠날 수 없었죠. 그러다 남편이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토로했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 그만두고 세계 일주나 갈까?” 물었는데 남편이 “가자!” 그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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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대와
네팔에서 트레킹을 할 때였어요. 고산증약 부작용인지 온몸이 너무 아파서 다 포기하고 한국에 가고 싶을 정도였죠. 숙소에 누워서 울고 있는데 남편이 안아주면서 위로하더라고요. 행복해지자고 하는 여행인데 힘들면 얼마든지 돌아가도 된다면서. 아직도 그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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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에
사실 여행의 목표는 따로 없었어요. 그저 남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죠. 무작정 일을 그만두고 떠난 게 잘한 건가 하는 생각도 가끔은 들어요.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그보다 많은 것을 느껴요. 절대 후회는 하지 않아요. 이렇게 쌓은 빛나는 추억으로 평생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용호야
쉽지 않았을 텐데 나를 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결심해줘서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나는 20대의 마지막을 누구보다 특별하고 즐겁게 보내고 있어. 평생 감사하며 살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