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의 본고장 산타크루즈
서핑의 본고장 산타크루즈
  •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7.07.0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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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서핑 천국을 즐겨라

검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미서부 몬트레이 만은 사계절 기후가 온화하여 한겨울에도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정열로 뜨겁다. 그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110km 가량 남쪽으로 내려오면 몬트레이 만 북쪽에 아름다운 해안도시 산타크루즈가 있다. 서핑의 역사가 시작된 산타크루즈는 1760년 스페인 탐험가 게스퍼 포토라가 처음 땅을 밟은 후 ‘신성한 십자가’라는 의미로 산타크루즈라고 이름 붙였다.

서부 여행하면 모두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 LA 같은 대도시를 연상한다. 그러나 역사와 개성을 간직한 작은 해안도시가 한 둘이 아닌데 그 중에서도 산타크루즈는 서핑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1885년 산타크루즈 해안에서 처음으로 서핑이 시작됐고 백 년 전에는 세계 최초의 서핑박물관이 해안가 등대 1층에 세워져 서핑의 메카가 됐다. 박물관에서는 서핑의 창시자인 하와이 출신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카하나모쿠가 만든 최초 서핑클럽 역사도 볼 수가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높은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에서 서프보드를 타고 몸의 균형을 잡아가며 해안가로 돌진하는 서핑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박진감이 흘러넘친다. 서프보드 위에서 파도를 가르며 공중 회전돌기도 하고 점프 기술까지 보여 주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아슬아슬하다.

서핑에는 토너먼트 시합이 있는데 채점에도 여러 가지 기술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파도를 완전히 타는 것, 둘째는 파도에서 안정적으로 활주해야한다. 셋째는 좋은 파도를 타는 능력이다. 이 외에 속도, 율동감도 있어야 하며 관람객들에게 박진감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50여 년 전, 당시 비치보이스라는 미국의 로큰롤 아이돌 그룹이 불러 일약 세계적으로 히트 친 노래 ‘Surfing USA’. 가사는 몰라도 누구나 경쾌한 리듬에 맞춰 발을 구르고 어깨를 들썩들썩하게 만든다. 노래 리듬도 오르락내리락 파도처럼 몰려오는데 이 노래 가사 중에 산타크루즈 해안도시가 나온다. ‘Santa Cruz and Tressels everybody's gone surfin, surfin USA.(산타크르즈와 트레셀스에서도 모두가 파도타기 나갔지요)’ 가사 내용 그대로 오늘도 거대한 파도는 마치 투우사를 향해 달려오는 성난 소들처럼 쉬지 않고 몰려온다. 마치 바다의 투우사 같은 용맹스런 서퍼들은 색색의 보드를 타고 성난 파도를 가르며 파도에 몸을 싶고 단숨에 제압한다. 이들은 파도를 잘 타고 가다가 갑자기 하늘로 점프하며 돌기도 하고 지그재그로 마음껏 움직이기도 한다. 검푸른 바다는 유연한 서퍼들에게 제압당한 듯, 급물살에 길을 내주며 하얀 포말을 하늘로 흩날린다.

거칠고 무서운 파도에 쉬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과 강인한 담력을 키우는 산타크루즈의 젊은 서퍼들은 오늘도 파도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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