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엔 윤식당, 서울엔 발리인망원
발리엔 윤식당, 서울엔 발리인망원
  • 김경선 차장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6.2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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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핫플레이스 ‘발리인망원’

‘삐그덕’ 새하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발리의 향기가 물씬 난다. 신혼여행으로 떠난 발리를 서울 망원동에서 다시 만난 기분이다. 아담한 가게 내부에는 이국적인 발리의 색채가 가득하다. 발리 현지에서 직접 공수했다는 식기류부터 각종 소품까지, <발리인망원>은 가게 이름처럼 망원 속에 발리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발리인망원.

리조트에서 먹었던 미고랭, 나시고랭을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망리단길에 발리 음식점이 있다는 정보를 습득, 편집부 기자들과 찾아갔다. 젊은 사장님과 훤칠한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매장은 생기가 가득했다. 짧은 점심시간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발리에 여행 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손님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서수경 대표.

<발리인망원>은 2016년 9월 서핑 마니아인 서수경 대표가 문을 열었다. 서핑에 빠져 일까지 그만둔 후 삶의 터전을 서울에서 양양으로 옮길 만큼 열정을 불태웠고, 파도를 찾아 1년에 2~3달씩 발리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적 압박을 느낀 서수경 대표는 ‘서핑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 끝에 발리 음식점을 오픈했다. “발리에서 생활할 때 현지인들과 어울려 살면서 음식을 배웠어요. 로컬 마켓을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식재료 공부도 했죠.”

발리인망원의 시그니쳐 메뉴 나시고랭.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드는 른당 사피.

망원동에 자리 잡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발리인망원>은 망리단길의 명소가 됐다. “운이 좋았어요. 지난해 서핑 붐이 일었고, 가게를 오픈할 무렵 망원동이 뜨기 시작했어요. 얼마 전에는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흥행하면서 발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흐름을 잘 탄 것 같아요.”

발리의 맛을 내기 위한 식재료들.

처음에는 혼자서 가게를 꾸리려고 마음먹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매운 거 좋아하세요?” 물어도 보고 손님의 취향을 반영하고 싶었다. 그런데 웬 걸. 식당은 문을 열기 무섭게 손님이 몰려들었다. 작은 가게지만 사장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을 손님들은 금세 눈치 챘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발리의 느낌을 한껏 살려냈다.

<발리인망원>의 인기 비결이 감각적인 공간만은 아니다. 정성스럽게 내는 음식의 맛도 좋다. 사장님 추천 메뉴는 른당 사피와 나시고랭. “CNN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50가지’ 중 1, 2위를 차지한 게 른당과 나시고랭이에요.” 른당은 소고기를 코코넛 밀크에 4~5시간 조려내는 음식으로 정성과 시간이 필수다. <발리인망원>에서 저녁시간에 6인분만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다. 고기를 한 입 베어 물자 코코넛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그동안 먹었던 소고기와는 차원이 다른 맛.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볶음밥의 일종인 나시고랭은 밥과 닭고기, 야채 등을 향신료 소스에 후다닥 볶아 내는 캐주얼한 요리로 동남아 특유의 정취가 가득한 맛이다. 발리 리조트에서 먹던 그 맛. 은근한 불향까지 더해졌다.

직접 발리에서 공수한 독특한 소품들.
발리인망원의 모든 나무 식기는 발리 현지에서 공수했다.

작지만 개성 강한 <발리인망원>은 한번쯤 발리를 여행한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인도네시아 음식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별미를 제공한다. 눈과 입이 동시에 만족하는 망리단길의 핫플레이스다.

서수경 대표의 취향이 드러나는 공간.
소박한 발리인망원의 대문.

발리인망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67
운영시간: 매일 12:00~22:00(브레이크타임 15:00~17:00)
휴무: 일요일
가격: 미고랭 9천원, 나시고랭 9천원, 른당 사피 1만5천원, 빠당 아얌 커리 1만1천원, 삼발 우당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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