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 은둔의 나라
그림자 속 은둔의 나라
  • 글 사진 우근철 기자
  • 승인 2017.06.08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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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1
주황색 물결의 탁밧 행렬로
아침을 여는
라오스 루앙프라방.

탁밧은 출가 수행자로써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율로,

공양 받은 음식을 그날 하루의
끼니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먹을 만큼만
남겨두고 다시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준다.

나눔을 받고,
나눔을 돌려주는 삶.

위로; 나누는 마음


#2
어설프게 고민 하지 마.
그러다 엄지손가락 날아가.

16살 때 내가 배운 교훈이야.

-야자음료를 파는 장사꾼 한 말씀


#3
여행을 떠나기 전 어머니께서
평생 네가 안고 가길 바란다며
기도문 몇 줄을 써주셨습니다.

"저로 하여금 사람을 이해하려는
따뜻함을 잃지 않게 하시며,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흔들림 없이 밝은 목소리를 지니게 하소서."

어머니의 바램이
깊게 배어 있는 삐뚤삐뚤 기도문.

하루 세 번 마음 씻기


#4
그날의 태양은
아주 뜨겁게 지고 있었어.

사람들은 문지방에
내려앉은 그늘을 찾아
옹기종기 모여 서있고,

대단한 장관 인냥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뜨거운 30분을 기다렸지.

서서히 태양은
주저앉았고 이곳저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거야.

구름에 가려 산 너머로
기우는 녀석을 놓칠 새라.

일순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고요해졌어.

신기할 정도로.

매일 뜨고 지는
그 태양이 뭐라고.

앞으로의 다짐.
혹은
내 인생의 새로 고침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말이야.

유난히도 뜨겁게 지는
태양에 잠시
기대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날, 그 태양이
꼭 필요한 사람들처럼


#5
기억은 자리하는데
생각은 나지 않는 그곳.

시간은 분주했는데
마음은 공허했던 그때.

많은 이야기를 뱉었던
많은 것들은 말하지 못했던.

설렘을 안고 시작했고
아쉬움이 가득 채워진.

우리가 꼭 당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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