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찾은 9가지 크래프트 비어 비교 리뷰
마트에서 찾은 9가지 크래프트 비어 비교 리뷰
  • 임효진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5.18 13: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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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크래프트 브루어리, 장앤크래프트, 세븐브로이 대표 제품 9종

요즘은 맥주라고 다 같은 맥주가 아니다. 어느 외신 기자의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는 게 한국 맥주’라는 말에 발끈이라도 한 듯 특색 있는 수제 맥주가 너나할 것 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 펍에서나 맛보았던 높은 문턱은 낮아져 마트에서도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수제 맥주는 잘 모르지만 술은 좋아하는 기자들이 국내에서 생산하고 병으로 판매하는 수제 맥주를 마셔봤다.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 장앤크래프트, 세븐브로이 제품이다. 전문성보다는 전적으로 #추억_소환하는_맛 #개취로 판단했다.

수제 맥주 입문 팁, 시작은 라거부터
무릇 맥주라면 목이 타들어 갈 것 같은 탄산이 식도를 적셔주는 맛으로 먹는 건데 수제 맥주라는 걸 처음 먹어보면 탄산은 적고 코 속으로 들어오는 꽃향기나 초콜릿 향에 적잖이 당황한다. 이건 마치 ‘김빠진 맥콜’같기도 하고 씁쓰름한 게 주스도 아니고 맥주도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어느새 ‘역시 내 입맛에는 국산 캔 맥주가 맞아’로 결론이 나 버린다.

아이홉 맥주 공방 서원형 대표는 수제 맥주에 입문할 때 ‘라거’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에일 맥주에 이질감을 느끼는 첫 번째 이유가 홉 때문인데, 라거에는 에일만큼 홉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 수제 맥주를 시작하기에 적당하다. 쓴 맛과 강한 향이 있는 홉을 좋아하기 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 마치 동남아 음식에 우리나라 깨처럼 많이 들어가는 고수가 처음에는 거북하다가 나중에는 고수 맛을 좋아하게 되는 것처럼. 또한 라거는 에일보다 맑고 가벼우면서 청량감이 있어 시중에 나오는 맥주와 비슷해 기대하는 맛을 어느 정도 충족하면서 수제 맥주를 알아갈 수 있다.

왼쪽부터 블랙스완, 코스믹댄서, 허그미

ARK
KOREA CRAFT BREWERY

허그 미
감각적인 디자인과 이름이 돋보였던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제품. 그 중 첫 번째는 오렌지, 코리앤더, 생강 향이 강하게 났던 ‘허그 미’다. 이지혜 기자는 허그 미를 맛보고 유럽 여행 중 벨기에 브뤼셀 광장에서 감자튀김과 함께 먹던 드래프트 비어를 떠올렸다. 청량감만 강조하는 국산 맥주들 틈에서 맥주 자체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향이 더 강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양계탁 기자는 진한 과일 향과 홉의 쌉쌀한 맛이 매력적이라며, 필리핀에서 마신 산미구엘 레드홀스를 떠올렸다. 소맥을 즐기는 애주가들이 좋아할 것 같은 맛이라고 한다.

코스믹 댄서
열대 과일 향이 강한 코스믹 댄서는 이름처럼 마시는 내내 춤을 추고 싶어지는 맛이다. 색은 연한 노랑색이지만 진한 과일향이 나는 게 반전의 매력이다. 또한 부드러운 거품이 일품으로 쓴 맛으로 시작해서 부드럽게 끝나는 맛이 벨기에 맥주 듀벨과 비슷하다. 강한 향이 부담스러운 오대진 기자는 코스믹 댄서를 맛보고 ‘맛있다’를 연발했다. 해변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며, 열대과일 향과 다소 쌉싸래한 끝 맛의 조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블랙스완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마지막 주자, 블랙스완. 로스팅한 몰트의 고소한 여운이 오래가는 흑맥주인 블랙스완은 신비한 이름과 섹시한 디자인이 기대감을 한껏 높여준다. 아메리카노에서 느낄 수 있는 구수하고 쌉싸름한 맛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김경선 기자는 흑설탕 같은 달달한 향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며, 맛은 기네스와 비슷한데 탄산이 훨씬 강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또한 흑맥주 특유의 강한 맛을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거 보다는 맛이 부드러웠다고 한다.

왼쪽부터 인디아 페일 에일, 강서 에일 맥주, 달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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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brau

인디아 페일 에일
칭타오 맥주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탄생한 세븐브로이 강서, 달서 맥주. 그리고 황제의 맥주라 불리는 인디아 페일 에일까지 수제 맥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화제의 맥주 맛은 어땠을까.
우선 강한 홉 향과 쓴 맛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인디아 페일 에일에 대한 기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김 기자는 페일 에일보다 묵직한 인디아 페일 에일은 쌉싸래한 홉 향과 진한 맥아의 맛이 매력적이었다며, 가장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 올렸다. 오 기자 역시 쓴 맛이 강하지만 향이 세지 않아 계속 마시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맛 본 페일 에일 중에는 인디아 페일 에일이 가장 입맛에 맞았다고 한다. 술 좀 마신다는 기자들은 인디아 페일 에일을 애정했다.

강서 에일 맥주
서울 강서구를 뜻하는 강서 맥주를 맛본 기자들은 하와이안 맥주가 생각날 만큼 엄청 상큼하고 열대 과일향이 입안에 기분 좋게 번져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달서 맥주와 비교해 더 달달했고 상쾌한 청량감에 향긋한 과일 향이 올라와서 좋았다며 블루문 맥주가 생각났다고 한다. 양 기자는 개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임 기자는 상쾌하고 향긋한 맛이 매력적이라며, 다시 먹고 싶은 맛이라고 말했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 호감을 가졌던 맥주였다.

달서 맥주
대구 달서구를 대표하는 맥주가 되겠다는 달서 맥주는 디자인이 매우 감각적이다. 맥주병 라벨에는 달서구에 있는 지역 최대 테마파크 이월드 내 83 타워의 노을 지는 모습을 담았다. 뒷면에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출신 장효조·이만수·양준혁·이승엽 등 대구 시민들이 좋아하는 야구선수의 등번호(10·22·32)를 해시태그 형태로 그려 넣었다. 오 기자 역시 의도를 간파한 듯 병 라벨이 예쁘고 한국인의 감성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맛은 오렌지 향이 강했는데, 향긋한 향을 좋아하는 여성들 혹은 술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양 기자는 은은한 열매의 향이 마시는 내내 여운을 준다며,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꽤 근사한 맥주라고 호평했다.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왼쪽부터 레드에일 아이리쉬, 라우크비어 밤베르크, 헤페바이젠

JnC
장앤크래프트

라우크비어 밤베르크
마이크로 브루어리 대표 주자인 장앤크래프트 제품은 라우크비어 밤베르크, 레드에일 아이리쉬, 헤페바이젠이다. 가장 독특했던 라우크비어 밤베르크부터 얘기해보자. 독일 밤베르크 지방의 특산 맥주인 강한 훈제 향을 본 딴 맥주로 맥주에서 나무 훈제 향을 처음 맡아본 기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기자는 훈제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맥주는 생전 처음 맛보았다며, 독특하고 너무 낯설어서 친해지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유학을 다녀온 사촌 동생은 정말 맛있다며 칭찬 일색이었다고.

임 기자도 처음에는 훈제 향이 낯설었지만 몇 모금 더 마셔보니 매우 매력적이라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밤베르크 맥주는 독일 맥주보다 훈제 향을 적게 넣고 맛을 부드럽게 순화했다고 들었는데, 독일 밤베르크 정통 맥주 맛을 맛보고 싶어졌다고 한다. 평소 국산 맥주의 탄산을 즐기는 기자의 친구는 ‘김빠진 맥콜’같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맥주였다.

헤페바이젠
라우크비어 밤베르크가 개성 강한 맥주였다면 헤페바이젠은 누구한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둥글둥글한 성격을 지닌 맥주다.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귀족들이 즐겨마시던 밀 맥주로 밀 맥아 함량이 높아 쓴 맛이 적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수제 맥주를 도전할 때 처음 맛보면 좋을 맥주다.

양 기자는 전형적인 독일 맥주 맛이라며, 향이 과하지 않고 맛이 풍성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또한 밀 맥주 특유의 묵직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거품이 잘 발효된 건강한 유산균을 마시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옥토버페스트의 바이스 비어와 견줄 만하다는 평. 김 기자는 헤페바이젠을 맛보며 추억을 떠올렸다. 유럽 여행 중 독일에서 맛 본 맥주 맛을 잊을 수 없다며, 바이젠을 좋아하는데 헤페 바이젠 역시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청량감과 적당한 바디감이 동시에 느껴져 가장 맛있었던 맥주 중 하나라고 한다.

레드 에일 아이리쉬
일반적인 에일 맥주보다 진한 호박색을 띤 아일랜드식 에일 맥주인 레드 에일 아이리쉬는 색이 짙고 강한 에일과 색이 옅은 에일을 혼합해 만들었다. 페일과 크리스탈 몰트, 아로마 홉을 첨가해 홉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깊은 향을 느낄 수 있다. 오렌지나 시트러스 향이 부담스럽다면 견과류 혹은 구운 빵을 떠올리게 하는 레드 에일 아이리쉬를 도전해 보자. 오 기자는 진한 홉 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첫 인상이 차도녀처럼 차가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임 기자는 쓴 맛보다는 깔끔하다며, 아이리쉬 정서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몰라도 되지만 알면 좋은 맥주 용어

ABV
알코올 함유량, 알코올 도수

IBU
맥주의 쓴 맛을 측정하는 단위. IBU는 맥주에 사용하는 홉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IBU 숫자가 높을수록 맥주의 쓴 맛이 강하다고 보면 된다. 쓴 맛이 약한 라거 맥주의 IBU는 5~10, 쓴 맛이 강한 IPA(인디안 페일 에일)은 IBU가 50~100에 이른다.

SRM
맥주의 색을 나타내는 약자. 숫자가 높을수록 색이 짙다.

코스터
맥주잔을 올려놓는 맥주 받침.

레이스
국내에서 엔젤링이라 불리는 맥주잔에 남는 거품 띠.

드래프트 비어
케그(알루미늄 맥주 통)또는 캐스크 통(오크 맥주 통)에 담겨 판매되는 맥주를 말한다. 본래 는 살균이나 여과를 거치지 않은 맥주, 즉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를 말하지만 국내에서는 생맥주를 드래프트 비어라고 한다.

바디
입 전체에서 느껴지는 맥주의 무게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물을 가볍다고 표현하고 쉐이크같은 형태를 무겁다고 한다. 라거 계열이 가볍고 에일 계열이 묵직한 편이다.

피니시
맥주 맛 중에서 매우 중요한 게 끝 맛. 이 끝 맛을 피니시라고 한다.

올몰트비어
쌀이나 옥수수 전분을 첨가하지 않고 오직 보리 몰트로만 만들어진 맥주. 보리 몰트는 옥수수 전분에 비해 3배가량 가격이 비싸다. 대형맥주회사는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 옥수수 전분과 쌀을 첨가해서 맥주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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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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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 2017-05-25 14:27:12
세븐브로이랑 장앤크래프트 내용이 뒤바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