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꾸릴 생존 배낭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오늘 꾸릴 생존 배낭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 이슬기 기자 | 양계탁 기자 | 아이템 제공·자문 우승엽 생존전문가
  • 승인 2017.04.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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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쟁 #재난 #비상탈출

또 지진이 났다.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전쟁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재난은 언제라도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지만, 지난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우리는 더이상 국가와 사회가 개인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7년 소비키워드로 떠오른 단어 역시 각자도생(各自圖生,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인 만큼, 불쑥 찾아올 비상사태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 시작은 생존 배낭을 준비하는 것부터. 일이 발생한 후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늦다.​

생존 배낭이란?
비상시 생존을 위한 필수품으로 꾸린 배낭. 구조가 도달할 시간, 재난이 지나쳐 갈 시간 등을 고려해 72시간가량 버티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자연재해가 잦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일상화된 개념이다. 내용물은 크게 식량과 물, 체온보존용품, 비상용품으로 구성한다. 3분 안에 챙겨 나올 수 있도록 현관이나 방 한쪽에 상비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학교, 승용차 등에도 구비하기를 권장한다. 준비한 식품의 유통기한과 장비의 상태는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낭 안에는 이런 아이템
1. 배낭. 어느 정도 내구성을 갖춘 30~50L급 배낭 정도가 적당하다. 멘 상태에서 뛰거나 장애물을 통과해야 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무겁게 꾸리는 것은 금물이다. 배낭은 가족 구성원 수대로 준비한다.
2. 여행용 캐리어. 배낭보다 체력 보존에 유리하지만, 치안이 불안하거나 험한 길을 지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조로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잘 쓰지 않는 캐리어에 비교적 무겁고 부피가 큰, 사용빈도가 낮은 생존용품을 넣어두자.
3. 물. 신체 중 수분은 체중의 60%. 이 가운데 15%를 잃으면 사망 확률이 높아지고, 5%만 잃어도 탈수증이 시작된다. 1인당 하루 1L 정도의 식수를 미리 챙겨두어야 한다. 시판되는 생수를 천 등으로 감싸 빛을 차단하면 2~3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
4. 휴대용 정수기·발포형 정수 알약. 오염된 물은 설사, 수인성 전염병 등을 불러일으킨다. 살균 효과가 있는 정수 알약으로 빗물이나 고인 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다. 라이프 스트로우 등 휴대용 미니 정수기는 정수 알약보다 효과적으로 수인성 질병원을 걸러준다.
5. 락스·스포이트. 비상시 락스의 살균성분으로 오염된 물을 정수할 수 있다. 물 1L당 락스 네 방울을 넣고 30분 정도 기다리면 되는데, 정확한 첨가 비율과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산부와 갑상샘 질환 환자, 청소년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빨간약’으로 통하는 10% 포비돈 요오드 용액은 물 1L에 여덟 방울을 떨어뜨려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6. 라이터. 음식을 조리하거나 물을 끓일 때, 체온 유지 등에 불은 반드시 필요하다. 라이터는 물이 묻으면 사용이 어려우므로 잘 밀봉해두거나 젖어도 쓸 수 있는 압전식 가스라이터를 준비한다.
7. 파이어스틸. 봉과 긁개를 마찰시켜 불꽃을 일으키는 도구. 침수돼도 사용 가능하지만 땔감이 젖었다면 불을 피울 도리가 없으니 고체연료를 함께 동봉하는 것이 편리하다.
8. 비상식량.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건빵은 적은 양으로 허기짐을 채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초콜릿이나 양갱은 열량이 높고 간단하게 당분을 보충하기 좋다. 빠르게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포도당 사탕은 약국에서 구입 가능하다.

9. 비상보온담요. 스페이스 블랭킷이라고도 한다. 은박으로 돼 보온효과가 좋고, 빛을 반사해 구조 신호를 보내기에도 좋다. 작고 가볍지만 내구성은 낮은 편. 쓰지 않는 일반 담요를 챙겨도 충분하다.
10. 바람막이 재킷 등 의류. 비바람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해준다. 겉옷보다는 속옷과 양말을 많이 챙기자. 가벼운 비닐 소재의 비옷은 우천시 외에도 활용하기 좋다.

11. 모자·장갑. 체온의 상당 부분이 머리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추위에 대비해 비니 등 모자를 준비한다. 장갑은 보온 효과를 주는 동시에 부상의 위험으로부터 손을 보호한다.
12. 라디오. 재난 대비 방송과 구호 정보를 듣고 대처하는데 필요하다. 재난 주관 방송은 KBS 제1라디오로 수도권 기준 주파수 AM 711 KHz, FM 97.3 MHz.
13. 휴대전화. 비상시 통화량이 폭주하거나 기지국이 훼손돼 사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도 데이터 네트워크는 연결됐다. GPS와 오프라인 지도 등을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고, 카메라를 이용해 상황을 기록할 수 있다.
14. 멀티툴·나이프. 칼날과 와이어커터, 소형 가위, 드라이버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 가능한 아이템. 다만 도구가 작고 약한 편이므로 가능하면 견고한 나이프를 하나 더 준비하자.

15. 손전등·야광 스틱. 야간에 이동하거나 정전 시 유용하다. LED 제품이 수명이 긴 편이다. 야광 스틱은 가스 등 위험요소가 많거나 젖은 상태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다.
16. 끈·밧줄. 간이 텐트를 세우거나 어두운 곳에서 여러 명이 이동할 때, 물놀이 사고 등에 유용하다. 낙하산 줄을 꼬아서 만든 파라코드 팔찌도 요긴하다.
17. 나침반. 도심에서 재난이 일어나면 방향 감각을 잃는다. 이정표가 없는 곳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나침반을 이용하자.

18. 구급상자. 밴드 에이드·붕대(깨끗한 천이나 수건으로 대체할 수 있다)·거즈·의료 가위·소독용 알코올·소독약·항생제·진통제·손 세정제 등 약품을 챙기고, 질병이 있다면 복용하는 약을 여분으로 마련해둔다. 여성용품도 빼놓지 말 것.
19. 섬광신호탄. 붉은 섬광을 일으켜 어두운 곳에서 구조 신호를 보내는 도구.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
20. 비상연락망. 가족의 연락처나 행동 요령, 가까운 대피소, 관할 경찰서·소방서 전화번호 등을 적어두자. 중요한 서류는 방수 팩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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