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도 줏대도 없이 유행 따라, 위기 자초
철학도 줏대도 없이 유행 따라, 위기 자초
  • 임효진 기자
  • 승인 2017.02.1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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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현황과 과제 5 - part.3 아웃도어 위기 원인

유래 없는 급속한 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국내 아웃도어 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아웃도어 산업이 얼마 안 가 줄줄이 위기를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브랜드 난립에 따른 무리한 경쟁과 자성 없이 제품 판매에만 치중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3년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화보.

도심과 일상에서 크게 필요하지 않은 고기능성 소재와 기능으로 점철된 아웃도어 제품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을 파생시켰다. 패딩 재킷 하나에 50~6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소비자들의 원성에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반값 세일과 여름에 우모복을 파는 역시즌 세일을 단행했다. 그 결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하락했고 아웃도어 산업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까지 생겨났다.

또한 꾸준히 문제 제기 돼 왔던 건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이 없는 모두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라는 것. 외국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들이 한국 시장을 둘러보고는 하나같이 하는 말이 시장 규모는 큰데 브랜드 별로 특징이 없고, 상표만 떼면 다 같은 옷처럼 보인다는 말이었다.

제각기 정통 아웃도어를 표방했지만 디자인은 특징이나 철학이 없이 유행 따라 우르르 몰려가는 속성이 나타났다. 절개선이 들어간 디자인이 히트를 치자 너도나도 절개선이 들어간 제품을 판매했고, 고어텍스가 유행하자 대부분 고어텍스를 제품에 도입했으며 캐나다구스 디자인을 차용한 라이프스타일 패딩 재킷이 유행하자 너도 나도 같은 스타일을 디자인을 내놨다.

2013 상품설명회를 하는 K2 정영훈 대표.

또한 등산을 주로 가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일상 생활과 거리가 먼 기능성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다보니 어느새 등산복은 아재 옷이라는 공식이 생겼다. 젊은 사람들은 등산복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아웃도어에서 고개를 돌린 젊은 세대를 잡아 끈 게 나홀로 독주를 하고 있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이다. 2013년 론칭한 디스커버리는 얼어붙은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매년 전년대비 평균 3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면서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마켓을 리드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영업이익은 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2% 성장, 순이익도 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1% 상승하며 기염을 토했다.

디스커버리 광고 촬영 컷.

나아가 디스커버리를 전개하는 에프앤에프는 3년 내 4000억을 목표로 디스커버리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부터 라인을 확장, 하반기에는 키즈 라인까지 런칭할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상반기에는 트래블 용품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발표했다.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도 오픈한다. 상반기 중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몰에 130평 규모의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고양 스타필드,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입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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