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전성시대, 국민 의류가 되기까지
아웃도어 전성시대, 국민 의류가 되기까지
  • 임효진 기자
  • 승인 2017.02.10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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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현황과 과제 4 - part.2 아웃도어 흥망성쇄 1

2006년부터 매년 20% 이상 급격하게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3조 5천억원을 기록하며 의류 분야 매출을 선도한다. 이후에도 성장세는 계속됐고 급기야 2012년에는 5조 7500억원으로 덩치를 불리며 국내 패션 시장의 트렌드로 우뚝 섰다. 당시 노스페이스는 매출 6450억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고, 코오롱스포츠는 6100억원으로 노스페이스를 맹추격했다. 이어 K2는 5500억원, 블랙야크는 5100억원을 기록했으며 네파가 4000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2014년 K2 화보 촬영.

네파는 ‘고어텍스를 써야 성공한다’는 불문율이 팽배했던 아웃도어 시장에서 고어텍스 대신 가성비 우수한 방수 소재를 사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여기에 아이돌 그룹 2PM을 앞세워 중저가 가격으로 10~20대를 공략한 네파의 전략은 유효했다. 2013년 추정 매출액 5000억원으로 업계 매출 순위 5위까지 올라간다.

2013년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6조 4천억원을 기록했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네파가 시장을 이끌었고 컬럼비아, 밀레, 라푸마, 아이더, 레드페이스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아웃도어 시장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초기 시장을 선점했던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합세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새로운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론칭했고,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아웃도어 업체들도 세컨드 브랜드를 선보이며 사세 확장을 시도했다. K2는 아이더, 네파는 이젠벅, 밀레는 엠리밋, 블랙야크는 마운티아, 마모트를 차례로 선보였고 외국 브랜드도 이에 질세라 한국 직진출을 선언하며 아시안핏 제작에 돌입했다.

2014년 네파 화보.

잘나가던 아웃도어 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 건 2014년. 1위를 달리던 노스페이스는 전년 대비 영업 이익이 6% 감소하고 매출은 1% 성장에 그쳐 매출 규모 532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에는 28.5% 감소한 3802억원까지 하락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이때부터 영업이익이 20% 급감하며 하향세로 접어든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선두를 다투던 코오롱스포츠는 이승기, 송중기 등을 앞세워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전략을 펼쳤지만 전통적인 지지층인 중장년층이 떠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성 비하 문구가 논란이 된 오지탐사대 포스터와 세월호 참사를 마케팅에 이용한 것까지 더해져 매출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코오롱스포츠는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당한다.

반면 2014년부터 블랙야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시장 불황으로 매출은 하락했지만 타 브랜드에 비해 하락세가 크지 않아 2015년에는 노스페이스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블랙야크는 매출 5723억원, 영업이익은 809억원을 기록했다.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무역은 영업이익이 541억원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2015년 블랙야크 화보.

잘 나가던 네파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네파의 2014년 매출은 4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상승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929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달콤한 성장에 젖어 덩치 불리기에 급급했던 아웃도어 시장은 내부에서 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여봐란듯이 매년 1조원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급기야 8조원 대 매출을 찍을 거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하지만 아웃도어 천하 시대는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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